2조 달러. 2019년 8월 애플은 원화로 환산하면 약 2317조 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가진 최초의 기업이 됐다. 그 뒤를 이어 아마존은 1조70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구글은 1조 달러의 기업 가치를 기록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이 플랫폼 기업들은 전통 기업들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이제는 어떤 위협에도 거뜬한 최고 기업으로 거듭났다.
애플은 자사 스마트폰, 이와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마존은 각종 상품을 고객에게 최적의 가격과 배송 서비스로 전달한다. 구글은 검색 엔진과 광고 네트워크 등으로 전 세계에 거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최근 자사 검색 엔진과 커뮤니티를 토대로 거침없이 e커머스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톡, 카카오뱅크 등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 서비스로 확장해 나가는 카카오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유저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다시 한번 정의하고, 선두 기업들을 선정해 이들의 성공 요인과 가치 창출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해서 무조건 개방성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광고 수익이 주를 이루는 플랫폼의 경우 사람들을 많이 유인하고 그 안에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력적인 콘텐츠나 지식을 통해 플랫폼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늘려야 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예다.
반면 아마존처럼 제한적인 개방을 선택하는 기업도 있다. 제품 품질과 배송 서비스를 특화해 고객의 신뢰를 얻고 반복적인 거래를 유도해 확장해 나갔다. 이때 아마존은 자사 내 확보된 고객 데이터, 거래 데이터를 핵심 자산으로 삼는다.
네이버는 어떨까. 네이버 역시 구글과 같은 개방적 플랫폼인 검색 엔진으로 시작해 최근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e커머스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검색 엔진과 N페이라는 간편한 결제 수단을 결합해 기존 오픈마켓에서 제공하지 않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유저들에게 선사한다. 이외에도 플랫폼 기업들의 활약은 무궁무진하다. 유튜브는 콘텐츠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지평을 열었다.
저자는 이러한 기업들의 플랫폼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기업들이 무조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서비스 형태와 목적, 방향에 맞는 플랫폼 형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잘 알려진 플랫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덜컥 도입할 것이 아니라 이를 해부하고, 분석해보고, 적절히 적용해야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에서 멜론, 인터파크까지, 한국에서 탄생한 굵직한 플랫폼 기업을 경험한 ‘플랫폼 전문가’인 저자의 조언에 귀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