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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外

배미정 | 303호 (2020년 8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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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20대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온라인 의류 플랫폼 무신사가 내놓은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9년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액은 63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0% 가까이 차지했다. 2020년 상반기 판매액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0% 증가해 사실상 무신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오픈 마켓으로 3500여 개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무신사가 굳이 PB 브랜드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픈 마켓으로는 충성고객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픈 마켓의 고객은 언제든지 더 편리하고 혜택을 주는 다른 마켓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품의 품질과 가격을 관리할 수 있는 PB 브랜드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미국의 아마존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쿠팡, 컬리 같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너도나도 PB 상품군을 늘리고 있는 이유다. 저자는 이처럼 플랫폼이 더 이상 유통에 머물지 않고 생산 영역에까지 진출하는 일명 P-플랫폼(Producing-Platform)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P-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뿐 아니라 오픈 마켓 판매자, 유명 브랜드의 제조사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렇다면 기존 유통업체와 제조사가 P-플랫폼에 맞설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는 2019년 미국에 머무르면서 P-플랫폼이 나날이 거대해지는 가운데서도 건재한 강소 브랜드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공통된 전략을 찾았다. 예컨대, 미국의 오프라인 슈퍼마켓 트레이더 조가 아마존, 코스트코, 월마트 같은 유통업체를 제치고 미국의 유통업체 선호도 조사에서 2년 연속 1위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트레이더 조는 유명 브랜드 상품을 팔지 않고, 상품 수도 많지 않다. 심지어 온라인 판매도 하지 않는다. 할인도, 배송도 없다. 이런 매장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저자는 문화적으로 독특한 타깃, 고객 취향에 맞는 독자적인 상품, 쉬운 선택지, 차별화된 운영 방식, 드러나지 않는 상업적 의도 등에서 찾는다. 이를 통해 ‘트레이더 조’라는 브랜드에 열광하는 팬덤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트레이더 조뿐 아니라 파타고니아, 룰루레몬, REI협동조합, 이케아, 인앤아웃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독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브랜드들에서 같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저자가 직접 매장을 방문해 매력을 체험하고,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사례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P-플랫폼의 시대에 스스로 P-플랫폼이 될 수 없다면, 그에 저항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거대한 온라인 플랫폼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결국 자신만의 팬을 가진 브랜드는 생존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브랜드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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