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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투자가에 대한 오해와 실제

워런 버핏도 완벽하지 않다!

권춘오 | 14호 (2008년 8월 Issue 1)
우리 시대 최고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투자’와 ‘수익’의 세계에 잠깐이라도 발을 디뎌본 사람이라면 그가 이룩한 전설적인 성과를 부러워하고 그 성과를 이룩한 방법을 배우고 싶을 것이다.
 
마지막 1원까지도 아깝지 않은 식사였다!” 지난해 7억 원이던 버핏과의 점심 식사 경매가 올해에는 22억 원에 낙찰됐다. 낙찰 주인공인 미국 투자펀드회사 운영자 가이 스피어는 점심 식사에서 버핏이 말해준 것은 단순히 투자 원칙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버핏은 이 자리에서 “인생은 자기 내면의 잣대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가 ‘최악의 인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남들에게는 선한 사람으로 비치고 싶은가, 세상이 나를 나쁘게 보더라도 자신에게 떳떳하게 살아가기를 원하는가”라고 스피어에게 조언했다.
 
하지만 이렇게 비즈니스와 인생에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버핏도 실제로는 완벽한 투자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대중은 버핏과 그의 투자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
 
1998년 버크셔 해서웨이는 재보험회사 제너럴 리(General Re)를 220억 달러에 매입했다. 그러나 이 투자는 순조롭지 못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공격했을 때 제너럴 리가 감당해야 할 손실액은 약 19억 달러에 이르렀다. 제너럴 리는 2006년이 돼서야 다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한편 버핏은 2004년에 가구 소매업체인 피어1임포츠(Pier 1 Imports)를 1억5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불행하게도 피어1임포트는 매출 감소로 인한 기업 가치가 하락했고, 회사 손실액은 398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때 버핏은 버크셔의 주식을 팔기 시작했으며, 결국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
 
이 두 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버핏이 항상 투자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버핏에게는 인수 공식이 있다’는 오해도 이 사례를 보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버핏은 회사의 레몬(취약점)을 레모네이드로 바꾼 훌륭한 실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현실주의자로서 구매한 회사가 하락세라면 기꺼이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고, 대응이 늦어 손해를 보기도 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상황을 호전시켜 큰 이익을 남기기도 했다.
 
버핏이 주식을 사면 절대 팔지 않는다는 인식도 사실이 아니다. 곤란에 처한 기업을 도와 성장시킬 때도 있고, 실수를 재빨리 깨닫고 발을 뺄 때도 있다. 버핏의 투자 실전에는 모든 상황에 딱 들어맞는 불변의 법칙이란 없다. 다음은 버핏에 대한 대중의 또 다른 오해들이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버핏은 투자 포트폴리오 분산을 맹신한다? 사실이 아니다. 버크셔가 실제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함에 따라 그저 규모에 맞게 자연스럽게 분산 투자를 해야 했을 뿐이다. 워런은 분산 투자 포트폴리오가 언제나 효과를 발휘하는 마법과 같은 ‘보호 장치’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버핏은 저가의 가치주만 다양하게 매수한다? 어느 정도는 맞지만 정답은 아니다. 그는 분명 가치 투자자다. 하지만 훌륭한 기업주를 좋은 가격에 매수하려 했고, 마찬가지로 가치주인 성장주를 기꺼이 매수한 것뿐이다. 투자에 대한 버핏의 방식은 매우 상식적이다. 버핏은 성장주든 가치주든 상관하지 않고 저가주 매입을 좋아한다. 무엇이 저가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결정하는 그의 방식은 몇 배씩 뛰는 시세가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 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현금할인모형(DCF·Discounted Cash Flow)을 사용하는 것이다. 시장가치보다 월등하게 높은 실질적 가치를 지닌 주식이라면 버핏은 매수자가 된다. 장기 투자에 있어 그의 성공의 핵심은 우량주를 좋은 가격에 매입하는 것이다.
 
버핏은 항상 뛰어난 주식 선별자다? 그렇지 않다. 버핏도 실수를 하고, 주기적으로 잘못 선택한 주식을 매도한다. 누구나 여기에서 예외가 없다.
버핏이 스톡옵션과 고액 연봉 슈퍼스타 최고경영자(CEO)를 싫어한다는 인식은 어떨까.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오해이다. 버핏이 과도한 CEO 급료에 대해 쓴 소리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구성되고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한 그런 옵션은 적절한 보상 도구라고 여긴다. 일부 기업들이 스톡옵션 부여 일자를 속이고 심각한 백데이팅(backdating, 스톡옵션의 부여 일자나 행사 일자를 유리한 날짜로 바꿔 차익을 올리는 편법 행위) 행위에 개입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버핏은 이런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스톡옵션을 비용계정에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의원들에게 옵션이 보상의 한 형태이며, 그 보상은 비용이고, 따라서 수익을 계산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임을 알려 주기 위해 행동한다. 버핏은 이 문제에 대해 솔직했고, 이로 인해 그가 개인적으로 스톡옵션에 반대한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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