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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 外

장재웅 | 197호 (2016년 3월 lssue 2)

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

군터 뒤크 지음/ 비즈 페이퍼 / 2만 원

 

 

최근 집단지성에 대한 찬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집단지성이 예측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현대사회에서 조직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집단이 항상 개인 지성의 총합을 뛰어넘는 천재성을 발휘하며 개인보다 현명한 선택과 결정을 할까.

 

책은 세계가 집단지성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집단 어리석음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독일 빌레펠트대 수학과 교수를 하다가 IBM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던 경력의 저자는 우리가 빠져 있는 딜레마를 우화(寓話) 형식으로 들려준다.

 

은행들은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입출금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하게 함으로써 막대한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 하지만 고객과 은행 직원 간 대면 기회가 줄어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얻었다. 예전엔 직원이 고객의 통장을 직접 받아 업무를 처리하며 상담도 하고 다른 상품을 권유할 수 있었지만 고객 대면이 최소화되면서 최근에는 은행들이 전화 판매를 통해 각종 금융상품을 판매하려 시도한다. 그러나 이런 전화는 고객들에게는 귀찮은 스팸전화일 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은행들은 고객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쪽으로 비용을 절감해왔고, 만인이 불편과 고통을 나눠가진 셈이다.

 

달성 불가능한 목표와 만연한 성과주의, 그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똑똑했던 개인이 도전 의식과 주체성을 잃고 근시안적이고 기회주의적인 개인으로 변질되는 현상을집단 어리석음이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또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통 목표의 부재, 오로지 수치로만 제시되는 과도한 성과 압박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 눈앞의 일부터 해치우고 보자는 직원들의 근시안적인 태도, 무조건 인력 활용도를 높이고 봐야 한다는 경영자들의 강박, 통제와 감시, 평가 시스템, 엇갈리는 커뮤니케이션 등이 집단이 어리석어지는 이유라고 조언한다.

 

책은 무조건 인력 활용도를 높이고 봐야 한다는 경영자들의 강박을 사례를 들어 반박한다. 한 동네 슈퍼마켓 사장이 계산원을 고용했다. 사장은 이 계산원이 손님이 없어 한가하게 노는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초시계를 들고 계산원이 실제 바쁜 시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 한가하게 빈둥대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해봤다. 그 결과 근무 시간 중 85%에 해당하는 시간에만 실제 업무, 즉 계산을 수행했으며 15%는 그저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데 썼다. 사장은 뭔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인력 활용도를 극대화하겠다는 발상으로 매장 진열 품목을 늘렸다. 실제 더 많은 손님이 찾았고 계산원 인력 활용도는 90%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계산대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손님이 너무 많아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다시는 이 가게를 오지 않겠다는 손님까지 생겼다. 결국 85% 이상인 인력 활용도는 혼란과 불편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떻게 잃어버린 집단지성을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그는 분명하면서도 구체적인 비전이 담긴 목표, 티핑 포인트를 해결책으로 제안한다. 수치로 표현된 목표가 아닌 빌 게이츠의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운영체제를 만들어 사람들이 컴퓨터를 완전한 멀티미디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의 “10년 뒤 우리는 달에 착륙할 겁니다”, 독일 교통부 장관이었던 게오르크 레버의독일 국민 누구도 아우토반 진입로에서 20㎞ 이상 떨어져 살게 하지 않겠습니다등의 제안이 티핑 포인트의 예다.

 

저자는 또자원봉사단체형 경영법을 이상적 경영법으로 제시한다. 집단에 소속된 개인이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주체적으로 일하며 구체적이고 분명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전진해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원봉사단체형 경영법의 핵심이다.

 

진정으로 집단지성의 회복을 원하는 경영자라면 저자의 조언대로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집단 어리석음을 줄여나가야 한다. 소모적인 달리기를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 잘못 걸어온 길을 직시하고 조금씩 방향을 틀어야 할 때다.

 

장재웅기자 jwoong04@donga.com

 

공감하는 인간

데브 팻나이크 지음/ 이상/ 15000 

‘할리 데이비슨은 바이크족들의 꿈이다. 미국에 있는 이 회사 본사의 정문 주차장은 오토바이만 주차할 수 있다. 만약 자동차를 탔다면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무실은 오토바이 문화를 보여주는성지처럼 꾸며져 있다. 마치 오토바이 박물관 같은 느낌이다. 과시용이 아니다. 전 직원이 오토바이족과 공감하고 그들의 입장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함이다.

 

책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키워드로 기술 혁신이 아닌 고객과 연결돼 하나가 되는공감능력을 제시한다. 책은 다양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 공감 능력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원동력임을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핫시트

댄 샤피로 지음/ 한스미디어/ 18000

 

 

핫시트. ‘모두가 주목하는 자리혹은사형수가 앉는 전기의자를 뜻한다. 저자는 제목을 통해 창업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를 암시하고 있다. 저자인 댄 샤피로는 실제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있다. 저자는 2005년 처음으로온텔라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이후스파크바이’ ‘로봇터틀을 차례로 창업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는 3D프린터 기업인글로우포지를 창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저자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경험한 드문 창업가다. 책에는 댄 샤피로가 다양한 창업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가 정리돼 있다. 그는 책을 통해빨리 망하면 망할수록 더 일찍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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