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후보 환경정책 고문 프레드 크룹의 신작

숨은 블루오션, 클린테크에 있다

13호 (2008년 7월 Issue 2)

오늘날 인류는 화석연료 시대의 마지막 정점에 서 있다. 데드라인만 다를 뿐 대부분의 권위 있는 연구 기관들은 조만간 화석연료의 시대가 종언을 고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구 산업 국가들이 기존에 소비하는 에너지 총량과 새로이 부상하는 국가들이 소비하고 있는 (또는 앞으로 소비할) 에너지 총량을 분석하면, 인류는 새로운 에너지 시대로 가능한 한 빨리 진입해야 한다.

기존 화석연료 시대는 두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심각한 환경 파괴 문제이고, 또 하나는 비용 문제다.
 
미국에서 매년 차량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무려 13
억 톤 이상이다. 기름을 태우고 남은 찌꺼기가 이 정도라면 매년 자동차가 사용하는 연료의 총량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여기에는 비용 문제도 수반된다. 미국에서 도시 전역으로 기름을 공급하는 데 드는 비용만 해도 약 8억 2000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유통 효율성을 담보하지 않는다면 모든 국가가 단순히 국제 유가 상승뿐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으로 인해 재정 파탄을 맞이할 수도 있다.
 
여기에 전 세계 곳곳에서 화석연료가 태워질 때 발생하는 오염 물질 배출을 환경 비용으로 계산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 정도다. 이 문제는 국가를 넘어 지구촌 전체의 문제가 된지 오래됐고, 국제적으로도 오염 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이미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화석연료 고갈, 고갈로 인한 희귀성 비용(연료비 상승), 환경 비용을 감안하면 ‘심각한 위협’이 인류에게 닥친 셈이다. 이 위협은 완만하게 상승하여 정점을 찍고 급속히 국가·사회·개인을 벼락처럼 내려칠 것이다.
 
이 위협에서 벗어나는 출구는 두 가지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 첫째는 화석연료 사용을 지구가 버틸만한 수준으로 규제하는 것, 둘째는 대체 연료 개발이다.
 
규제를 시장 원리에 맡겨라
국제적 규모의 규제는 이미 발동됐다. 탄소배출상한거래제 도입이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까지 어느 국가도 환경오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던 탓에 규제의 강제력이 약하다는 데 있다. 심하면 국가간 분쟁 요인으로 확대될 수 있는 문제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이열치열에 있다. 환경오염이 대두된 것은 대량생산·대량소비 사회인 자본주의 체제에 있다. 이 자본주의 체제를 이용하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다. 간단하다.
 
탄소배출상한거래제에 시장 원리를 도입하는 것이다. 오염 물질을 줄이고 지구 온난화 가스를 덜 배출하는 기업에 큰 경쟁력, 그렇지 못한 기업에는 강력한 세금을 각각 안기는 정책을 펴는 것이다. 여기에 세수입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현재 오염 배출 기업에 배출량을 할당하거나 경매를 통해 판매한다면 할당된 몫보다 더 많은 오염을 배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특별 배출권을 얻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해야 할 것이며, 배출가스를 줄이는 기업은 자유 시장에서 자신의 배출권을 판매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이 거래제를 도입했다.
 
자본주의는 이익을 두고 경쟁하는 체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이산화탄소 방출을 없애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이익이라는 당근은 (과거에 이런 방식이 언제나 성과를 거뒀듯) 엄청난 기지와 혁신을 쏟아져 나오게 할 것이다.
 
대체 연료 기술을 개발하라
이미 앞선 기업들은 이 일에 착수해 가시적 성과를 올리고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출신의 두 학생이 만든 아미리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Amyris Biotechnologies)가 그 중 하나다. 이 기업은 당을 발효시킨 이스트 물질대사를 가솔린처럼 에너지로 밀집시켜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생물자원과 살아있는 미생물을 사용해서 적절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들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소스를 이용한 신 에너지 기술이 전개되고 있다. 태양에서 생산되는 전력으로 태양광을 곧바로 전기로 변환하는 고효율 광전지 개발도 그중 하나다. 태양전지의 장점은 태양이 빛나고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켜야 할 정도로 더운,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바로 그때 전력을 가장 많이 생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력 공급 중단 같은 비상사태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생물자원과 살아있는 미생물을 사용해서 적절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방식은 상당한 진척을 이룬 상태다. 바이오 연료를 다방면으로 활용해서 상업적으로 뛰어난 성공을 거둔 예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풍부한 사탕수수를 사용해서 가솔린 수입을 40%나 줄였다. 이 결과 브라질은 2006년 석유 수입액만큼의 에탄올을 수출해서 에너지 자립국가가 됐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옥수수를 이용한 에탈올 생산’은 여러 가지 점에서 문제가 많다. 옥수수를 원료로 한 에탄올을 25갤런 탱크에 채우려면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곡식을 필요로 하고, 더군다나 옥수수 생산 주기 전체로 평가할 때 옥수수 에탄올은 지구온난화 가스 방출을 줄이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앞서 말한 아미리스 테크놀로지스사와 같은 기업들은 강한 열과 화학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려고 연구하는 것이다.
 
바이오 연료의 대량 생산을 위해 음식물 원료 대신 셀룰로오스를 함유한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당은 연료로 전환이 가장 쉬운 바이오 자원이며 1BTU (British thermal unit·영국 열량 단위)를 투입하면 8BTU 이상을 얻는다. 옥수수는 훨씬 비효율적이다. BTU당 1.13BTU밖에 얻지 못한다. 하지만 셀룰로오스는 또 다르다. 1BTU를 투입하면 36BTU까지 얻을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셀룰로오스는 처리 과정이 너무 어렵고. 보통 셀룰로오스를 연료로 변환하는데 필요한 효소가 1갤런에 50센트 이상이라는 점이다. 이는 현재 셀룰로오스를 에탄올로 변환할 수 있는 공장을 상업적 규모로 건립하고자 계획하는 기업이 직면한 기술적 문제다. 하지만 많은 기업은 이 분야에 매우 적극적이며, 성공 가능성도 높다. 이 난제를 해결하면 목초, 줄기, 껍질, 옥수수속, 나무줄기, 가지와 잎 같은 폐기물을 액체연료로 바꿀 수 있다.
 
클린테크는 미래 권력과 부 좌우
이 밖에도 파도, 조류 및 기타 해양자원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해양 에너지 프로젝트’, 많은 양의 전력 생산을 위해 지열 에너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지구 파생 에너지 프로젝트’, 전력 생산에 석탄의 활용 효율성을 높이는 ‘석탄 프로젝트’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의 연구(핵융합, 태양열 에너지의 액체 연료화, 지구 위 높은 고도를 순환하는 제트 기류) 와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연구가 함께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왜 이런 연구에 돈과 인력이 모이는 걸까. 2008년 포브스지 선정 세계 100대 기업 중 에너지 관련 기업이 25%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답이다. 에너지를 제공하는 기업은 시대를 막론하고 부와 권력을 유지해 왔다. 화석연료를 더 발굴하고 찾는 일은 현재를 기준으로 중요할 뿐이다. 하지만 이 작업은 한계가 분명하고 어느 순간에는 소멸되어 사라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대체 에너지 개발을 차세대 성장 동력의 차원을 넘어 미래의 권력과 부로 규정짓고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미 버진 그룹의 회장 리처드 브랜슨은 2007년 2월 최소 10년 동안 대기 중에 있는 10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방법을 알아내는 사람에게 2500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혁신에 대한 이런 ‘엑스 프라이즈(X-Prize)’ 방식은 민간 우주 여행부터 바다에서 위도와 경도를 측정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내는데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자극하는데 있어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번 역시 좀 더 진보적인 혁신을 위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20년 내에 이런 새로운 에너지 개발로 인해 비즈니스계의 판도는 크게 변할 것이다. 먼저 선점하는 국가나 기업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던 거대 블루오션 시장의 지배자가 될 것이다. 클린테크에 미래가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책을 쓴 저자 프레드 크룹은 EDF(Environmental Defense Fund) 회장으로 환경 보전에 시장 개입을 이끈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예일대와 미시간대 법대를 졸업한 크룹은 “지난 10년 간 가장 성공적인 환경 이야기”로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평가한 1990년 클린 에어 법안(Clean Air Act) 강화에 큰 역할을 했다. 미국 대통령 환경 분야 자문역이며 듀폰, 페덱스, GE, 맥도날드, 월마트 등과 파트너 활동을 통해 이들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