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가의 시나리오 外

165호 (2014년 11월 Issue 2)

 

길동이는 오늘 저녁 9시 여자친구를 만나 프러포즈를 할 계획이다. 여자친구는 성질이 불같아서 약속시간에 1분이라도 늦으면 크게 화를 낼 것이다. 그런데 이날 오전 길동이에게 사장님 호출이 떨어졌다. 저녁에 일이 생길 것 같으니 대기하라는 지시다.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7시에 출발할 수 있다. 약속장소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길이 잘 뚫린다면 30분 안에 갈 수 있지만 막히면 2시간 넘게 걸릴 수도 있다. 차를 놔두고 갈 수는 없다. 프러포즈 후 여자친구를 태우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길동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기업의 많은 활동은 불확실한 일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예측하는 것과 관련된다. 올해 시장 수요가 어떤 추세를 그리며 움직일지, 소비자 기호는 어떻게 달라질지, 거시경제변수들은 어떻게 출렁일지를 점치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불확실성 앞에서 당신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저자는 불확실성을 정복할 수도, 무시할 수도, 회피할 수도 없다며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시나리오로 만들어 그에 맞게 대응전략을 짜는시나리오 플래닝기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 단계, 문제를 정의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길동이는사장님의 업무 지시를 충실히 따른 다음, 차를 가지고 약속장소에 정시에 도착하고 싶다’. 이것이 이번 시나리오 플래닝의 핵심 이슈다.

 

두 번째 단계, 의사결정을 위한 판단 기준을 설정한다. 변수부터 정의한다. 이 사례에서 가장 직접적이며 영향력이 큰 변수는회사에서 약속장소까지 이어지는 도로의 교통 상황이다. 이를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의사결정요소라고 한다. A B라면 C가 좋고, A D라면 E가 좋다고 할 때 A가 바로 의사결정요소다. 여기서 A는 통제가 어려운 외부적 요소여야 한다.

 

세 번째 단계, 의사결정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찾는다. ‘변화동인이다. 교통상황에 영향을 주는 변수에는 시위의 발생 가능성, 유가, 교통사고 등이 있다. 통상 기업의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150개에서 최대 300개 정도의 변화동인을 도출한다. 불확실성의 핵심이 어디에 잠복해 있는지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가급적 구체적이고 다양한 변화동인들을 찾는다.

 

네 번째 단계, 시나리오를 도출한다. 시나리오는 변화동인 개수에 따라 달라진다. 대체로 변화동인은 2의 제곱수로 증가하기 때문에 150개의 변화동인을 찾아냈다면 2150개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진다. 이 모든 시나리오를 전부 검토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중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을 선택한다. 이를 위해 불확실성과 영향도를 매트릭스로 기준화해 변화동인의 중요성을 평가하면 좋다. 길동이는 불확실성과 영향도가 낮은 유가를 제외하고 시위 발생과 교통사고를 선택했다.

 

다섯 번째 단계, 시나리오를 쓴다. 핵심 변화동인과 나머지 변화동인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상상해 작성하는 단계다.

 

여섯 번째 단계, 최적의 전략을 선택한다.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상상한 시나리오 모두에 공통적으로 적합한 전략이 무엇인지 찾는다.

 

결국 길동이가 선택한 전략은 무엇일까? 시위도 발생하고 교통사고도 나서 도로가 꽉 막힌 상황이 길동이가 상상한 최악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길동이는대리운전기사에게 약속장소까지 차를 가져오라고 하고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전략을 짰다. 대중교통을 통해 여자친구보다 미리 도착해서 여유롭게 저녁식사를 할 동안 대리운전기사가 차를 무사히 가져다줄 것이다.

 

저자는 단계별로 자세하게 시나리오 플래닝을 설명한다. 도처에 만연한 불확실성 때문에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면 참고할 만하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미국 경영대학 학생들은 물론 MBA 졸업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직장 1위로 꼽는다는 곳이 바로 구글이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조사해도 구글은 상위권에 랭크될 것이 분명하다. 직장인이 꼽은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 브랜드 가치 세계 1위도 역시 구글이다. 엄청난 타이틀을 수도 없이 많이 갖고 있는 구글은 대체 어떻게 일할까. 어떤 사람을 뽑아, 어떤 문화에서 ,어떤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일을 추진할까.

 

세계 어느 나라보다 숨 가쁘게 달려온 탓에 세대 간 갈등과 차이가 갈수록 두드러지는 추세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디지털 기기를 제 몸처럼 익숙하게 활용하는 오늘날의 10대를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이미 주요 소비자이자 점차 그 세력을 불려갈 10대를모모세대로 정의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했다. 신체적 뇌 외에 스마트폰이라는 두 번째 뇌를 갖고 있다거나 오감을 넘어서는 원격 감각의 세계를 갖고 있다는 식의 분석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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