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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성공들 外

최한나 | 162호 (2014년 10월 Issue 1)

 “인생을 잘못 살았어.”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의 창업주이자 시애틀을 통째로 사고도 남을 만큼 돈을 번 샘 월튼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월마트를 만들고 키우느라 그의 하루는 늘 번잡했다. 그는 자식들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손자들의 이름은 절반도 외우지 못했다. 그리고 죽음에 가까이 이르러서야 후회했다. 비슷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은 야후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던 시절, 마감을 맞추기 위해 몇 달 동안 사무실에서 지냈다. 사무실에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디어는 고갈됐고 그는 지쳐갔다.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에는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 6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한번 나빠진 건강은 한 달을 쉰 후에도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은 2009년 등장했다. 야후에서 일했던 브라이언 액튼과 얀 코움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 불과 5년도 지나기 전에 5억 명의 사용자가 왓츠앱에 몰렸고 왓츠앱은 190억 달러( 20조 원)라는 거금에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왓츠앱을 만들기 전 페이스북 면접을 봤다가 떨어졌던 브라이언 액튼은 자신의 트위터에페이스북이 날 떨어뜨렸다. 삶의 다음 모험을 기대한다고 올린 적이 있다. 바야흐로 반짝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상황을 순식간에 역전시킬 수 있는 시대다.

 

우리가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며 인생은 원래 고달픈 거라고, 남들도 다 나처럼 산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동안, 누군가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하루에 3시간 일하고 9시간의 여유를 만끽한다. 억울하지 않은가! 저자는 말한다, “성공한 사람이 행복할 확률보다 행복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할당하고도 업계 최고가 된 사람 25명을 조사했다. 그들이 삶 속에서 실천하는 크고 작은 56가지 전략들을 모은 결과물이 이 책이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가장 먼저 터져 나오는 불만은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일 것이다. 미치 스로우어는 작가이자 기업가면서 철인 3종 경기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다. 그는 ‘8-8-8’ 원칙을 고수하며 삶의 균형을 맞춘다. 하루를 8시간으로 3등분해서 8시간은 해야 하는 일에, 8시간은 하고 싶은 일에 쓴 후 나머지 8시간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식이다.

 

베스트셀러 <똑바로 일하라>의 저자이자 혁신적인 웹 소프트웨어 업체 ‘37시그널스 CEO인 제이슨 프라이드는 일주일에 40시간 이상은 절대 일하지 않는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일에 파묻히지 않고 그가 그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리듬에 맞춰 일하기를 실천하기 때문이다. 뭐라도 해낼 수 있을 것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날에는 평소보다 일을 더 많이 하고,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도저히 능률이 오르지 않는 날에는 과감하게 책상 앞을 떠난다. 억지로 쥐어짜면 짤수록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네 번이나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던노마의 공동 대표 클라우스 마이어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회의를 책상에 둘러앉아 진행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활발하게 사고할 수 있도록 걷거나 뛰면서 회의를 한다. 노트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녹음을 해가면서 말이다.

 

오해는 금물이다. 이전의 기록을 깬다거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또는 최고의 성과를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는 것을 당장 그만두라는 얘기가 아니다. 지쳐 쓰러져 몸에 이상이 생길 때까지 몰아붙이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자의반 타의반 하루 종일 일터에만 매여 사는 직장인들이 고민해볼 만한 이슈다.

 

 

서울 평양 메가시티

저자는 삼성전자에 근무하면서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 경제를 연구했다. 남북이 서울부터 인천, 개성, 해주, 평양까지를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어 통합적인 발전전략을 세워야 하며, 전통적 의미의 국경은 중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저자의 연구는 일본의 경영 구루 오마에 겐이치가 쓴 <국가의 종말> DBR과 모니터그룹이 공동 기획했던메가시티시리즈에 일부 기초했다. 이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부터 홍콩과 선전이 함께 발전해왔던 것처럼 남북한의 환경 차이는 서로에게 득이 될 수 있고, 특히 북한의 인프라 공백은 오히려 자유로운 방향 설정을 가능케 하는 장점이라는 주장은 하버드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혁신 기업의 딜레마>에서 말했던 바를 연상시킨다.

 

지금 당장 경영학 공부하라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재무제표에는 선수들의 몸값이 무형자산으로 기록돼 있다. 2005년의 경우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는 약 36억 원으로 표시됐지만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는 0원이다.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루니는 이적료를 주고 다른 클럽에서 데려온 선수지만 스콜스와 긱스는 맨체스터 유소년팀에서 자체적으로 키워낸 선수들이다. 기업 회계 기준에 따르다 보니 외부에서 구매한 선수만 자산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베인앤컴퍼니의 컨설턴트인 저자는 이처럼 젊은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사례들을 통해 재무, 회계, 전략, 마케팅 등 현대 기업이 돌아가는 원리를 조곤조곤 설명해준다. 그는 켈로그 MBA 재학 시절 DBR 통신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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