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은 약 4조 원 규모의 에너지 드링크 시장을 개척했으며 전 세계 160개국에서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한다. 레드불이 처음 출시됐을 때 그 독특한 맛에 소비자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렸다. 레드불은 이것을 기회로 보고 ‘안티 브랜드’ 전략을 택했다. 다수에게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기보다는 일부 마니아층을 양산하기로 한 것이다. 레드불은 15∼25세의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삼아 에너제틱하면서도 반항적인 이미지로 포지셔닝하는 데 주력한다. 앞서 소개한 레드불 스트라토스가 대표적이다. 시간이 흐르며 레드불만의 고유한 장점이 희석된다. 코카콜라와 펩시 같은 공룡 업체들이 에너지 드링크 시장에 진출했고 가격을 낮춘 카피캣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레드불이 안티 브랜드 전략을 고수해도 괜찮을까?
#2. ‘티파니 블루’라는 색상을 만들어낼 정도로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보석 브랜드 티파니는 1972년 미츠코시백화점과 손을 잡고 일본에 진출했다. 1990년 초반까지 일본 시장 매출은 매년 3500만 달러(약 380억 원)씩 증가했다. 1993년 티파니는 자회사 ‘티파니 재팬’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실상은 숫자와 달랐다. 티파니는 자회사 설립을 통해 일본에 진출했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를 떠안고 있었다. 고정 환율 기준으로는 매출이 계속 늘었지만 엔-달러 간 환산을 통한 매출은 변동이 컸다.
특히 티파니 재팬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일본의 사회적 변화였다. 티파니가 처음 일본에 진출했을 때 일본 사회의 주력 소비계층은 1947∼1949년에 태어난 첫 번째 베이비부머 세대였다. 이들은 사회적 지위와 소득 수준이 높았고 일본 경제 성장을 이룩한 주역으로 젊은 시절을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강했다. 보석 구매에 적극적이었다는 의미다. 이들의 자식 세대인 두 번째 베이비부머들은 달랐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유함을 누렸고 고가품에 상대적으로 무감각했다. 일본 소비자들은 더 이상 티파니의 블루 박스에 지갑을 열지 않았다.
위기에 처한 티파니는 제품 라인 확장으로 대응했다. 고객층을 다양화하기 위해 10만 원도 안 되는 저가 신제품들을 대거 소개했다. 이런 전략은 역풍을 불렀다. 일본 여성들은 티파니를 더 이상 고급 브랜드로 인식하지 않았다. 저렴한 은제품의 하나로 봤다. 티파니 재팬은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
케이스는 힘이 세다. 다른 이가 처한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좁게는 나 자신, 나아가 우리 조직과 공동체에 대입해본다. 다섯 명의 저자들이 다국적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를 묶었다. 각 사례마다 질문을 던지고 읽는 이로 하여금 답을 하도록 유도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실, 수업하는 선생님 옆에 한 남자가 앉아서 아이들을 쳐다보고 있다. 누군가 달려와 남자에게 귓속말을 한다. 이야기를 들은 남자는 몹시 놀라며 얼굴색이 어두워졌지만 이내 다시 수업에 열중했다. 그날은 2011년 9월11일, 앉아 있던 남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었다. 귓속말은 비행기가 뉴욕의 쌍둥이빌딩과 충돌했다는 보고였다. ‘판단력과 결단력의 부족’이라는 비난에 그는 “내가 교실을 뛰쳐나갔다면 아이들이 겁에 질리고 온 나라가 공포에 휩싸였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많은 리더들의 ‘순간’을 모았다.
“누구 의견 있는 사람?” 회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질문이다. 많은 경우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침묵이 흐른다. 누군가는 곁눈질을 하고 누군가는 서류를 뒤적인다. 침묵이 길어지며 신음소리가 나는 듯하다가 회의가 끝난다. 저자는 ‘줄에서 이탈해 본 적 없는 복종의 습관’을 원인으로 지적하며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아티스트의 삶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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