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한때 발레는 일부 애호가들의 전유물이었다. 일반 대중은 발레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고 발레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1997년 ‘해설이 있는 발레’가 시작됐다. 매달 정기적으로 발레 공연이 열리고 해설이 곁들여졌으며 무엇보다 관람료가 무료였다. 태어나서 한번도 발레를 본 적이 없는 관객까지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쉽고 재미있는 설명을 들으며 인체가 얼마나 아름답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경험했다. 문턱을 낮추자 공연장은 물론 로비에까지 관객들이 몰려들었다. ‘이게 무슨 슈퍼마켓이냐’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클래식 발레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대중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이 밀어붙였다. ‘무용수는 공연 현장에서 배우고 현장의 맛을 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현장을 떠난 무용수는 창조적 연기력을 익힐 수 없고, 무용수에게 현장이란 다름 아닌 정기적인 공연이었다.
#2.여수에서 태어나고 자라 바다만 찍어대던 그는 1984년 어느 날 낙산사 앞에서 사진을 찍다가 소나무를 보고 ‘아, 저게 한국이구나!’ 하는 순간적인 깨달음을 얻었다. 소나무라는 일생일대의 창작 소재를 만난 그는 소나무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 맹렬히 달려들었다. 전국의 소나무 숲이란 숲은 다 돌아다녔다. 첫해에만 10만㎞를 답사할 정도였다. 서적, 신문, 잡지 등 소나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전부 모으기도 했다. 발로 뛰는 답사, 글로 보는 공부, 엄청난 작업량은 한국적 아름다움에 대한 깊이 있는 깨달음으로 이어졌다. ‘빛으로 그린 수묵화’로 평가되는 그만의 고유한 사진 언어도 서서히 모습을 갖췄다. “손을 쉬면 안 된다. 머리와 손은 같이 가야 한다. 항상 카메라를 들고 무엇이라도 작업을 하고 있어야 다음 단계로 진전할 수 있다.” 사진작가 배병우의 말이다.
#3. 첼로를 시작한 계기는 단순했다. 아버지가 음대 교수였다. 음악 소리가 집에서 끊이지 않았다. 다섯 살부터 첼로를 손에 잡았고 열한 살에 이미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했다. 열네 살에 유학을 떠나 뉴욕에 정착했을 때도 콩쿠르란 콩쿠르는 죄다 휩쓸었다. 적수가 없어 보였다. 우연히 참석한 영국 맨체스터 첼로 페스티벌에서 인생이 달라졌다. 야노스 슈타커, 요요마 등 전설적 거장들의 연주를 들으며 엄청난 감동과 충격, 좌절감에 휩싸였다. 전설적 거장들이 내는 강렬하면서도 깊이 있는 소리를 들으며 태어나 처음으로 냉정하게 자신의 첼로 소리를 평가했다. 그 후 2년 동안 잠을 아껴가며 연습에만 매달렸다. 기숙사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연습하는 그를 친구들은 정신병자라고 불렀다. 어느 날 연주에 몰두하는데 갑자기 자신의 첼로에서 오래 전 거장들의 연주에서 들었던 바로 그 소리가 났다. 놀라고 흥분하면서도 혹시 그 소리 내는 법을 잊어버릴까봐 밤새 첼로를 손에서 떼지 않고 연습했다. 첼리스트 송영훈의 일화다.
창조성은 더 이상 예술가만의 이슈가 아니다. 다른 어느 곳보다도 논리와 숫자가 치열한 기업 현장에서도 창조성은 필수 불가결의 요소가 된 지 오래다. 창조성은 어디에서 올까? 타고난 재능 외에 창조성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요인이나 조건을 찾아낼 수 있다면 창조적 업적을 좀 더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른다. 저자들은 창조성의 원천을 네 가지 범주로 구분했다. ▲바깥으로 눈을 돌려 모든 방향과 소통하는 ‘전방위 통신’ ▲자신의 내면과 정신을 깊이 성찰하는 ‘내면 탐색’ ▲끊임없는 도전과 실험으로 창조성을 얻으려는 ‘창조적 파괴’ ▲열정과 진정성으로 몰입하는 ‘완전한 도취’가 그것이다. 전 국립발레단장 최태지, 사진작가 배병우, 첼리스트 송영훈, 설치미술가 서도호 등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우리나라 예술가들이 각자 삶의 궤도를 반추하며 어떻게 창조성을 발현시켜 왔는지 포착하게 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찔레는 일찌감치 작고 예쁜 꽃을 피우고 계속 작은 열매를 맺는다. 반면 장미는 어느 한철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운다. 인생에도 일찍 빛을 보고 평탄하게 가는 찔레 같은 삶이 있고 오랜 인내 끝에 큰 결실을 맺는 장미 같은 삶이 있다. 둘 중 어떤 인생을 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과정이 달라진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여주인공 미주를 앞세워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렀던 전편에 이어 중견 직장인으로 새로운 문제들에 끙끙대고 고민하는 미주의 직장생활 제2막이 나왔다.
경영 현장은 전쟁에 자주 비유된다. 생사를 두고 겨루는 치열한 전략 다툼과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논리,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순식간에 뒤집히는 판도 등 경영과 전쟁은 많은 면에서 기가 막히게 닮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에파미논다스와 알렉산드로스, 한니발과 스키피오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역대 명장들이 모두 모였다. 특히 공통적으로 절대 열세인 병력으로 대군을 격파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세계 전쟁사에 기록될 만한 업적을 남긴 여덟 장군의 전술과 리더십, 자기경영 방법이 망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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