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에 따라 좋아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스포츠 관람을 혐오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를 보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낀다. 스포츠는 한 편의 영화와 같다. 혹은 우리의 삶과도 비슷하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스포츠 경기 한 편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숙하게 파고들면 얘기가 달라진다. 단지 웃거나 울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가져와 기막힌 반전 포인트로 삼을 수도 있다. 특히 스포츠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 경영 현장에 그대로 옮겨 적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알짜배기 교훈들이 적지 않다.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을 보자.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끌어 9경기 연승 신화를 써낸 명실상부한 ‘국민 감독’이다. 리더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3할 타자가 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뒤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을 때 어떤 감독은 이 타자를 버리고 안타 칠 확률이 높은 선수로 교체하지만 다른 감독은 이제는 확률상 안타 칠 때가 됐다며 묵묵히 기다린다. 김 감독은 후자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감독이다. 당초 야구대표팀의 베이징올림픽 목표는 동메달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를 믿고 기다리는 진득한 리더십으로 목표를 넘어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베테랑 투수 대신 당시 막 약관을 넘긴 류현진과 김광현을 강팀 상대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내보냈고 왼손투수가 나올 때 왼손 대타를 내 안타를 만드는 상식 파괴적 전술도 펼쳤다. 그는 선수들이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이는 4번 타자에게만 의존하면 안 된다는 신념에 기초한 방침이기도 했다. 팀의 4번 타자나 1선발은 팀 전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감독의 신뢰도 강하고 선수의 실력도 뛰어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4번 타자에게만 의존하면 안 된다. 해당 선수가 장기간 슬럼프에 빠지거나 자신감이 위축되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즉 팀을 이끄는 수장은 항상 뒤를 대비해야 한다. 경영 현장에도 기막히게 들어맞는 시사점이다.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기업은 그가 사라졌을 때 송두리째 무너지고 만다.
미국의 전설적인 농구 감독, 존 우든은 어떤가. 그는 1960∼1970년대 UCLA를 미국 대학 최강팀으로 이끌며 미국인의 사랑과 존경을 독차지했던 인물이다. 사람들이 그를 최고의 지도자로 꼽는 이유는 그가 남긴 기록적인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의 승리보다 과정을 중요시한 최초의 스포츠 지도자다. 그는 “나는 최선을 다했고 그것이 바로 성공이다. 성공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때 얻을 수 있는 자기만족과 마음의 평화”라고 말하며 성공 자체보다는 성공까지 달려가는 과정을 중시했다. 또한 뛰어난 개인보다는 함께 모여 시너지를 내는 팀워크를 중시했다. 카림 압둘 자바가 UCLA 소속 선수였을 때 우든 감독은 한번도 그를 특별하게 대우한 적이 없다. 우든은 경기에서 승리한 후 기자회견에서 주로 후보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반면 카림 압둘 자바처럼 뛰어난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이 보지 않는 곳으로 따로 불러 칭찬을 많이 했다. 이는 후보 선수들이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게 하고 뛰어난 선수가 무시당하는 느낌을 갖지 않게 하는 그만의 전략이었다. 이런 행동들이 모여 그의 팀을 막강하게 했다. 뛰어난 선수는 자신만의 기량을 펼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고, 비록 후보지만 감독이 보고 있다는 자존감을 가진 2군 선수들은 나름대로의 노력으로 팀에 기여했다. 이는 성과가 엇갈리는 팀원들로 구성된 팀을 이끄는 리더들이 배울 수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와 경영은 닮은 점이 많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장들은 뛰어난 지도자이자 혁신적인 경영인이기도 하다. 특히 팀으로 운영되는 팀 스포츠는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종목에 비해 리더십이 중요하다. 국내외 이름 있는 지도자들의 크고 작은 일화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밤낮 없이 고민하는 이 시대 리더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한마디의 말이 어느 때보다 크게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그런 말은 인생 전체를 바꿔놓을 만큼 강한 힘을 지닌다. 선택의 순간에 놓였을 때,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심각한 위기에 부딪쳤을 때, 매너리즘에 빠져 매일이 똑같이 느껴질 때야말로 번뜩이는 한마디가 필요한 순간이다. 세상을 앞서간 리더들의 힘 있는 한마디들을 묶었다.
기업을 둘러싼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한 지 벌써 꽤 됐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제조와 판매의 길을 열고 그 자신의 생태계를 전 세계로 확장한 사례는 이미 고전이다. 사는 자와 파는 자, 작은 것과 큰 것, 만질 수 있는 것과 만질 수 없는 것 사이에 흔적 없이 사라지고 있는 경계들을 꼼꼼히 짚은 책이다. 이런 시대의 기업과 개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팁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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