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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콜라보레이션 外

최한나 | 123호 (2013년 2월 Issue 2)

 

오픈 콜라보레이션

이준기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13000

 

29세 나이로 투자자문회사에서 일하던 청년이 있었다. 어느 날 이 청년은 투자 의사결정을 위해 산업 리포트를 읽다가 당시 새롭게 부상한 인터넷이라는 것이 향후 2000%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고 생각에 빠졌다. ‘큰 사업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젊고 패기 넘치던 청년은 곧 사표를 내고 사업 구상에 나섰다. 청년은 어떤 상품이 적합할지 궁리했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팔면 배송이 필요하다. 배송 중 파손될 확률이 낮은 상품이 유리하다. 웹상 정보만으로도 상품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격이 너무 비싸면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그는 책을 팔기로 결정했다.

 

1995년 아마존닷컴이 문을 열었다. 7월부터 책을 팔기 시작했는데 연말로 가면서 한 달에 1억 원어치씩 팔려나갔다. 2000년까지 매년 매출이 1000% 가까이 증가했다. 2010년 매출액은 342억 달러, 순이익은 11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책을 파는 비즈니스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아마존닷컴은 단지 그것을 인터넷으로 옮겨왔을 뿐이다. 아마존닷컴이 설립될 당시 미국의 가장 큰 서점은 1917년부터 책을 팔아 온 반스앤노블이었다. 이 거대 서점은 아마존닷컴의 등장을 대수롭지 않게 보다가 온라인 시장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1997년 인터넷 서점 시장에 진출했다. 이제 아마존닷컴은 끝났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당시 반스앤노블의 매출은 25000억 원으로 1500억 원 정도인 아마존닷컴보다 16배가량 많았다. 승부는 자명해 보였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아마존닷컴의 시가총액은 반스앤노블보다 100배 이상 크다. 아마존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서점으로 자타공인 인정받고 있다.

 

이 사례는 단순히 인터넷을 사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는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없다. 파는 방식을 달리한 것은 혁신의 발판을 마련한 것에 불과했다.

 

기술과 진보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1차 혁명은 기술을 받아들여 사용하는 단계다. 기존 방식이나 모델은 크게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기술만 적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대중에 보급되기 시작하면 기술의 응용에 대해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와 실험이 행해지고 신기술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모델이 변하기 시작한다. 성공한 모델이 나오면 그 모델이 빠르게 전파되고 어느 순간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기술의 2차 혁명이 진행된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보급된 것은 불과 100년도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그 기술을 가장 잘 사용하는 원리를 깨닫는 중이다. 즉 인터넷의 단순 적용(1차 혁명)에서 모델의 변화(2차 혁명)로 넘어가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인터넷의 기본적인 특성을 파악하고 신속하게 비즈니스 모델에 반영하는 일이다. 인터넷은 본질적으로 폐쇄보다는 개방을, 통제보다는 참여와 공유를 촉진한다. 이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개방형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개방형 혁신은 조직 내부에 국한돼 있던 연구개발 활동을 확장해 외부의 아이디어와 연구개발 자원을 함께 활용하는 혁신 방식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자원과 시간을 절약하고 혁신 성과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때 인터넷을 활용하면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개방형 혁신을 가속시킬 수 있다.

 

아마존닷컴은 설립 이후 끊임없이 외부와 교류하며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개방형 혁신을 거듭했다. 비디오와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클라우딩 같은 최신 서비스 도입에도 거침이 없었다. 킨들파이어라는 태블릿 PC 버전 출시에도 다른 어느 곳보다 빨랐다.

 

저자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의 여덟 가지 모델을 소개하고 이런 모델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지를 차례로 제안한다. 이어기업들은 마케팅, 생산, 상품 디자인, 연구개발, 고객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 어떻게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2차 혁명 모델로 진화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굿워크 전략

필립 코틀러 외 지음

와이즈베리/ 16000

 

‘착한 기업은 기업의 생존과 번영의 필수조건이 됐다. 공정거래와 공정노동, 친환경적 경영, 사회 환원과 사회참여 등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소비자와 공존할 수 없다.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고 실행에 옮긴 기업은 이미지 개선은 물론 소비자들의 착한 소비에 힘입어 이윤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시대 최고의 마케팅 구루 필립 코틀러는 공익과 기업 이익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루는 일이 미래 기업의 생존전략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AT&T IBM, 스타벅스 등 굵직한 기업 사례를 차례로 소개한다.

 

 

나를 꿈꾸게 하는 회사

스탄 슬랩 지음

비즈니스맵/ 14000

 

관리자가 진심으로 조직에 헌신하겠다는 마음을 품으면 재정적, 정신적, 신체적 노력이 전부 합해진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에너지가 나온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직원이나 팀에서도 헌신하는 마음이 생기게 만든다. 전설적인 회사의 성과는 모두 헌신적인 관리자가 이끌어낸 것이다. 문제는 어떤 조직에서 관리자쯤 되고 보면 일과 가정의 불균형이나 건강상 문제, 매너리즘과 아이디어 고갈 등으로 헌신은커녕 일에 대한 열정 자체가 사그라지기 쉽다는 것이다. 개인을 꿈꾸게 할 수 있는 회사란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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