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아스 딜레마 外

122호 (2013년 2월 Issue 1)

 

아이아스 딜레마

폴 우드러프 지음/ 윈더박스/ 15000

신화시대, 헬레스폰투스 해협 인근 소아시아에 있는 도시 트로이에서 벌어진 일이다. 배를 끌고 쳐들어온 그리스군이 헬레스폰투스 해협을 따라 진을 쳤다. 트로이 성 앞에 진을 친 지 벌써 9년이 됐지만 트로이를 함락하려는 그리스군의 의지는 꺾일 줄 모른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아킬레우스가 죽었지만 그리스군에는 최고의 지략가인 오디세우스와 자신보다 더 큰 방패도 자유자재로 다루는 장사 아이아스가 있다. 그리스군은 사기 진작을 위해 아킬레우스가 입던 갑옷을 가장 우수한 군인에게 상으로 주기로 했다. 이 갑옷은 헤파이스토스신이 올림포스 작업실에서 직접 만든,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다. 후보는 둘, 오디세우스와 아이아스다. 각자 자기가 갑옷의 주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상은 하나뿐이다. 결정을 내려야 한다. 승자를 뽑기 위해 그리스 지휘관들이 배심원을 소집했다. 배심원은 군인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했다.

 

힘과 용기로 따지자면 아이아스가 단연 최고다. 가장 크고 가장 강하고 가장 용감하고 가장 충성스럽다. 전쟁터에서 자신이 필요한 자리가 어딘지 알고 그 자리를 굳게 지킨다. 전우들의 목숨도 많이 구했다. 군대는 아이아스를 방패삼아 진격한다. 오디세우스는 언변에 능한 최고의 지휘관이다. 권모술수에 능하다. 트로이의 요새에 들어갔다가 무사히 빠져나온 전력이 있을 정도다. 각종 속임수와 기묘한 전략으로 트로이의 단단한 성벽을 부술 자다.

 

두 후보가 배심원 앞에 나와 각자 의견을 피력한다. 자신이야말로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차지할 자격이 있는 자라고 주장한다. 당연히 오디세우스가 훨씬 말을 잘한다. 배심원들이 머리를 맞댄다. 천혜의 요새에 둘러싸인 트로이는 그리스군의 어떤 공격도 막아낼 수 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법이 필요한데, 그것을 제시할 자는 오디세우스뿐이다. 배심원은 만장일치로 오디세우스에게 갑옷을 주기로 결정한다. 결과를 받아든 아이아스는 화가 치민다. 자기가 받아야 마땅한 상을 빼앗겼다는 생각이 든다. 배신감에 몸을 떤다. 미쳐 날뛴다. 결과가 바뀌지 않자 그는 아가멤논 왕과 오디세우스를 죽이려 들었고 결국 목숨을 잃고 만다.

 

오디세우스의 일대기를 다룬 <오디세이아>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물론트로이의 목마. 술수에 능한 그는 트로이의 목마를 만들어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트로이 정복의 일등공신이 된다. 그런데 저자는 그보다 덜 알려진, 그러나 불멸의 딜레마로 분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아이아스와 오디세우스의 대립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정의와 동정심, 형평성이 날카롭게 대치하는 지점으로 독자들을 몰아간다.

 

배심원 앞에서의 연설을 통해 강자를 가리겠다는 아가멤논 왕의 아이디어는 수학 천재와 씨름선수가 웅변대회에 나가 순위를 다투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형평성을 확립하려던 절차는 공동체를 분열시킨다. 또한, 승자도 패자도 정의롭지 못했다. 공동체에서 한 사람에게 보상을 할 때는 다른 구성원들도 모두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더 나아가 형평성의 이름으로 무참히 휘둘러지는 사회의 각종 잣대들을 도마에 올린다. 특히 직장에서의 보상체계가 형평성을 확보한다는 미명으로 정의를 해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형평성은 함정이다. 일단 형평성을 확립하겠다고 약속하면 형평성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 형평성은 보상대상이 비슷할 때만 빛을 발한다. 예를 들어 두 직원이 똑같이 생산적이면 두 사람에게 똑같이 보상해주면 된다. 문제는 두 사람이 정확히 똑같은 실적을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좀 더 나은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비례적 평등이다. 내가 받는 보상과 당신이 받는 보상의 비율이 내가 낸 생산성과 당신이 낸 생산성의 비율과 같으면 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비례 방식으로도 평등을 이루기 어렵다. 사람들은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조건으로 고용 계약을 맺기 때문에 불평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직은 다양한 방법으로 합의를 시도한다. 이는 또 다른 복잡함과 불만을 야기한다. , 이제 어떻게 이 모순을 해결할 것인가.

 

저자는 끊임없이 문제를 던지며 논의를 이끌어간다. 신화로 시작된 이야기는 직장 내 보상체계와 형평성 이슈로 이어진다. 공평한 분배와 우수 조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영자들이 읽어볼 만하다.

 

 

 

마키아벨리

김상근 지음/ 18000/ 21세기북스

많은 사람들이 마키아벨리를 권모술수의 대가로, 그의 역작인 <군주론>을 독재자를 위한 지침서로 평가한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사실 본인 스스로가 철저한 약자였다. 그는 강자들이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 아니라 지배자들에게 억울하게 당하는 약자들 편에 서서 조언했다. 저자는 수백 년간 강자들에게 왜곡돼 온 마키아벨리의 진면목과 인생철학을 복원해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마키아벨리의 역사적·인문학적 면모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닷컴 경제학

류영호 지음/ 19800/ 에이콘

‘아마존’, 남미에 있는 세계 최대의 강 이름이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아마존을 강 이름으로 인지하지 않는다.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해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한 아마존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빠르게 변하는 기업 환경에서 독특한 정체성을 확보하며 그 영향력을 계속 키워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아마존의 성공 사례가 후발주자들의 필수 스터디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아마존의 탄생부터 위기와 도전, 다양한 경쟁 전략과 성과가 조목조목 정리됐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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