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관한 아주 위험한 착각
마르코 폰 뮌히하우젠 지음/ 라이프맵/ 1만3000원
“일은 가능한 쉽게 만들고, 나머지 인생과 일은 분리시키며, 즐거움과 성취감은 직장 밖에서 찾는 것이 현재의 트렌드인 것처럼 보인다. 근무시간은 경험이 아니라 고통이 되고 휴가나 주말, 그리고 퇴근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노동의 고통’에 대한 포상을 찾는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치 차이퉁>에 실린 기고글의 일부다. 월요일만 되면 두통으로 고생하고, 1시간이라도 더 일하게 되면 인상부터 찌푸려지며, 근무 외 시간에서야 즐거움과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직장인들이 자주 보여주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일을 하지 않으면 훨씬 행복해질까? 쉽게 예상할 수 있듯 당연히 아니다. 일단 경제력이 떨어진다. 사회복지가 그 갭을 메우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존의 생활수준을 지켜주지 못한다. 더 중요한 것은 긴장과 성취감의 상실이다. 특히 비자발적으로 근로생활을 마감한 퇴직자들은 일상 리듬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루 중, 어쩌면 일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는 그렇기 때문에 보다 즐겁고 의미 있는 곳이어야 한다. 자신의 일과 기업목적 간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알지 못하고 그저 거대한 조직의 일부로 편입돼 필수적이지만 교체가능한 바퀴 정도로만 생각된다면 매일 아침 출근길은 그야말로 지옥일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대의 인체공학 및 컴퓨터공학자인 글로리아 마크는 ‘매번 일이 중단된다면 실제 노동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은 11분이다. 이 시간이 지나면 일이 중단된다. 중단된 후 다시 원래의 업무로 돌아가는 데 드는 시간은 25분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래의 업무로 돌아가기 전에 평균적으로 두 개의 다른 업무를 뒤적이기 때문이다. 25분이 지나고서도 사람들은 업무에 곧바로 집중하지 못한다. 업무에 돌아온 이후 본격적으로 집중력을 발휘하기까지는 8분이 더 걸린다. 즉 다시 제대로 일을 시작하려면 총 33분이 필요한 셈이다. 평균치이기는 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실제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를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일을 한다면 시간은 물론 금전적 가치도 많이 잃을 수밖에 없다. 미국 경제는 이렇게 낭비되는 시간 때문에 연간 5880억 달러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을 그만 두고 오스트레일리아에 이민 가서 소나 키우며 살기를 꿈꾼다. 골치 아픈 실적 경쟁에서 손을 뗄 수 있고, 동료들과 신경전도 벌이지 않으며, 사장 눈치 보며 늦게까지 자리를 지킬 필요도 없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일터는 없다. 소를 키우는 일도 결국 지루해질 것이다. 스트레스가 없을 리 없다. 사료 값이 오르거나 소고기 가격이 떨어져 뒷목 잡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현실적으로 실제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절대 다수의 사람들에게 이 방법은 최선이 아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일터를, 그리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일터가 즐거우려면 몰입과 목표가 맞닿아야 한다. 일을 하는 즐거움은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과도한 요구와 우리를 지루하게 만드는 과소한 요구 사이에 있는, 상대적으로 좁은 틈에서 생긴다. 즉 일에 대한 기쁨은 능력이 도전에 상응할 때 비로소 생긴다. 개인적인 능력의 한계에 도전할 때, 과도하게 벅차지 않으면서 도전하게 될 때, 우리는 일에 완전히 헌신한다. 뇌에서 도파민이 분출되고 무한대의 창의력이 샘솟는다. 그리고 개인적 만족은 기업 성과로 이어진다.
경영자들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과도하지도, 과소하지도 않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은 일터에 나와 앉아 있으나 정작 집중하는 시간은 하루에 1시간도 안 되는 직원들로 회사가 산으로 굴러갈지도 모른다.
승자의 편견
데이비드 코드 머레이 지음/ 생각연구소/ 1만5000원
비즈니스 플랜은 예측이, 예측은 미래를 보는 능력이 바탕이다. 하지만 인간의 예측 능력에는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다. 어떤 사건의 결과를 결정하는 독립변수가 세 개만 있어도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00가지가 넘는다. 독립변수가 100가지라면 나올 수 있는 순열은 수십억 개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변수가 결정적인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깝다.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예측 가능성이 0에 수렴한다면 핵심은 적응이다. 저자는 탁월하게 적응하는 기업만이 승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빅데이터가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
송민정 지음/ 한스미디어/ 1만7000원
모든 한국인이 18만 년 동안 쉬지 않고 1분마다 한 번씩 트위터에 3개의 글을 올리는 것과 맞먹는 분량의 정보. 201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생성된 디지털 정보량이다. 빅데이터가 새롭고 신선한 개념으로 여겨졌던 시대는 갔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제는 실무에 접목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할 때다. 빅데이터의 탄생 배경에서 사용되는 기술과 응용 방법, 경제적 효과와 미래 사회의 변화 양상까지, 빅데이터의 A부터 Z까지 상세하게 소개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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