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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론 디자인경영 경영디자인 外

최한나 | 112호 (2012년 9월 Issue 1)




디자인이론 디자인경영 경영디자인

조동성 지음/ 서울경제경영/ 18000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기업에 필요한 능력은 독창적인 기술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싸게 생산할 수 있는제품생산력이 전부였다. 그러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군수물자를 생산하던 공장들이 일제히 일반 소비물자로 품목을 바꾸면서 공급이 수요를 월등하게 앞서기 시작했다.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던 물건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쌓여갔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바뀐 것이다. 기업은 고객을 왕으로 모셔야 한다는고객중심경영이 마케팅의 핵심으로 등장한 것이 이때부터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 파동은 기업에 또 다른 환경을 몰고 왔다. 제품생산력과 시장지배력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기업 경영자들은 공장과 시장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영 대상을 찾아내 경영 프로세스에 완전히 달리 접근하는 방식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내부고객중심경영문화경영’ ‘혁신경영’ ‘창조경영등이 잇따라 등장했다.

 

가장 최신 흐름은소프트경영이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핵심요소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면서 부드러운 감성을 중시하는 소프트경영이 주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한가운데 놓인 것이 바로디자인이다.

 

디자인을 기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 성과를 거둔 사례는 더 이상 희귀하지 않다. 피아노를 비롯한 악기, 생활용품, 스포츠용품 등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 야마하는 오래 전부터 해외를 포함한 외부 디자이너들과 연대해 수많은 히트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기업은 디자인 분야 직원들의 스케줄을 빡빡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이름 나 있다. 디자이너는 1주일마다 디자인 리포트를 제출해야 한다. 입사 1년째인 막내에게도 상품 개발이나 프로젝트를 통째로 맡길 만큼 재량권을 넓게 주기도 하지만 악기, 생활, 스포츠 등 세 분야 디자이너들을 3년마다 로테이션하도록 해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막을 만큼 엄하기도 하다.

 

가정용, 사무용 전자제품을 만드는 일본 회사 샤프는 일본 최초로 디자이너 출신 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에서는긴급 프로젝트 제도가 유명한데 긴급 프로젝트 구성원으로 선발되면 임원들만 달 수 있는 금색 명찰을 붙일 수 있다. 이는 임원과 동일한 권한을 갖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프로젝트 리더는 필요한 인재와 물자를 동원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

 

반도체 제작업체로 출발한 미국 기업 인텔은 최종 소비자의 브랜드 로열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 성과를 거둔 케이스다. 초기만 해도 인텔은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브랜드에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1991년 인텔의 브랜드였던 286, 386, 486 등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브랜드 구축에 나섰다. 이후 탄생한 것이인텔 인사이드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컴퓨터를 구입할 때 인텔의 브랜드명과 로고를 보면서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하는 사고의 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실제 이 캠페인은 인텔의 마이크로 프로세스가 컴퓨터 안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오직 인텔을 확인하라는 메시지만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고 인텔의 브랜드는 더 막강해졌다.

 

이 모든 사례들의 기반에디자인이 자리한다. 저자는 책 제목대로 먼저 디자인 이론을 설명하고 디자인 경영을 이어간다. 그리고 경영 디자인으로 넘어와 오늘날 기업들이 디자인을 경영의 핵심에 놓아야 하는 이유를 강조한다. 특히 사기업의 수익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경영의 지속가능성이 경영 디자인과 닮아 있다며 경영 디자인 이론을 적용해 지속가능 기업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소개한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댄 애리얼리 지음

청림출판/ 16000

 

여덟 살배기 지미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지미는 선생님이 부모님께 보낸 편지를 아버지에게 전달한다. 내용을 읽은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낸다. 지미가 짝꿍의 연필을 훔쳤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호되게 혼내다가 아버지는 이렇게 묻는다. “그런데 지미, 연필이 필요하면 얘기를 하지 그랬어? 아빠한테 말하면 되잖아. 그러면 아빠가 회사에서 몇 다스는 가져다줄텐데 말이야.” 우리는 같은 반 친구의 연필 한 자루를 훔치는 일이 나쁜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회사 사무실에 있는 연필 한 다스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집에 가져간다. 저자는 부정행위가 인간의 일부분을 구성하고 있다며 각종 나쁜 짓의 종류와 그 원인을 설명한다.

 

 

 


콰이어트

수전 케인 지음

RHK/ 14000

 

산업혁명 이후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도시로 인구가 밀려들었다. 1790년 미국인 가운데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은 3%에 불과했으나 1920년이 되자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도시 거주민이 됐다. 이웃이 아닌 낯선 이들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전혀 모르던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일은 점점 더 중요해졌다.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처음 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려야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외향성이 내향성보다 우월하다는 일종의 고정관념을 낳았다. 하지만 저자는 두려움과 수줍음이 많았지만 위대한 지도자가 된 간디와 다른 사람들이 흥분할 때 조심스럽게 자기 생각을 말할 줄 알던 워런 버핏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내향성의 가치를 치켜세운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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