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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개 민족 13억명이 商人을 꿈꾸고 있다

서진영 | 75호 (2011년 2월 Issue 2)

<지금 중국은 한국보다 모든 것이 형편없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절대 중국을 얕보지 마세요. 2000년 동안의 기록을 살펴보면, 우리가 중국보다 잘 살았던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중국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단지 지금, 우리가 중국보다 조금 잘 살고 있습니다. 이 점을 명심하시고, 중국에서 좋은 것들을 많이 배우시기 바랍니다.>
 
이 말은 송영진 박사가 1990년 중국에 가기 위해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지금의 국가정보원)에서 교육을 받을 때 한 담당교관이 해준 말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 이야기가 나왔던 시기가 그리 오래 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불과 20년 전 일이다.
 
그런데 이제는 결코 길지 않은 그 시간 동안 당시의 ‘한국보다 모든 것이 형편없는 나라’였던 중국이 놀랄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2009년의 소비를 살펴보면 중국은 단연 세계적으로 탁월한 규모다. 1위안을 170원으로 환산해 계산했을 때, 중국은 영화 관람에 62억 위안을 썼고, 복권 판매액은 756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256억 위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휴대전화 생산 대수가 12억 대인데, 그 중 6억 대를 중국에서 생산했다. 상하이와 선전에 있는 중국 증권시장은 시가 총액이 3조 5700억 달러로 세계 2위였고, 홍콩까지 포함해서 주가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520억 달러로 세계 1위다. 자동차 판매 대수 역시 1365만 대로 세계 1등이다. 1000만 위안 이상 사유재산을 갖고 있는 부호가 82만5000명이며, 이 중 5100명은 1억 위안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한 대에 2000만 달러가 넘는 개인용 비행기가 열다섯 대나 팔렸다고 한다.그리고 2009년,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무려 2조4000억 달러였다.
 
오늘 소개할 책인 <중국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 박근형은 중국 사천대학교(四川大學) 사학과에서 중국근현대사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 인문학 전문가다. 그는 우리가 중국과 중국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되고 그들의 집단 무의식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중국이라는 나라는 눈에 보이는 것과 그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들이 이율배반적인 경우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이면에 감추어져 있는 것들이 실제로 중국인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고 그것들이 모여 우리에게 보여지는 중국을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무언가를 알아야만 한다. 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열쇠가 바로 다름 아닌 ‘인문학적 프레임’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우리와 지속적으로 부딪치게 될 중국인들은 도대체 어떤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인가? 저자 박근형은 인문학적 프레임을 통해 5가지 중국의 특징을 파악해내고 있다.
 
첫째, 중국인들은 좁은 공간에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다. 상하이의 전통 연립주택 거리에는 2평도 안 되는 좁은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 너무 좁기 때문에 개인 화장실도 없어 공중화장실을 써야 한다.
 
얼핏 생각하면 이 사실들이 아이러니일 수 있다. 왜냐하면 중국의 땅이 너무나도 광활해서 굳이 좁은 공간에서 부대낄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영토는 대한민국 영토의 96배다. 문제는 인구가 우리보다 20배가량인 13억 명이 넘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중국의 서쪽 지역은 사람이 살기 힘든 환경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중국 땅의 60%정도 면적에서 13억 명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더욱 주목할 것은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다. 상하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나는 상하이 사람이야”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그들은 비록 현실은 가난뱅이지만 자신을 부자동네에 사는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첫 번째 특징이다.
 
둘째, 중국인들의 특징은 바로 돈과 관련된 것이다. 중국인들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상인(商人)’이다. 중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는 매우 현실 지향적이었기 때문에 신에게 의지하거나 피상적인 어떤 대상을 중시하기보다는 믿을 수 있고 눈에 보이는 재물을 추구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제3자뿐만 아니라 수많은 중국인 자신들도 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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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진영

    서진영sirh@centerworld.com

    - (현)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
    -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운영 - OBS 경인TV ‘서진영 박사의 CEO와 책’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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