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모차르트의 성공은 ‘재능’ 보다 ‘노력’의 결과

권춘오 | 28호 (2009년 3월 Issue 1)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를 질투한 궁중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 그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상처를 받고 열등감과 패배감에 시달렸다. 자신과 달리 어린 시절부터 부모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훌륭한 교육을 받고 성장한 모차르트라는 벽을 살리에리는 끝내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신에게 절규했다. “왜 제게는 재능 대신 천재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주셨나이까!”
 
살리에리가 느낀 열패감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자신보다 더 노력을 기울인 것 같지 않은 데도 더 뛰어난 결과를 쉽게 이뤄내는 사람을 지켜볼 때의 열패감은 사람의 본능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뛰어난 사람은 분명히 있다. 안타깝게도 살리에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현실을 오로지 ‘타고난 재능’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정말 그럴까?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차이는 단지 재능에 있었을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차르트 초기 작품은 대부분 ‘모방’
볼프강 모차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자수성가한 유명 작곡가이자 연주자였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데 전문가였다. 볼프강이 태어났을 때 레오폴트는 모든 일을 그만두고 아들을 작곡가로 훈련시키는 일에만 몰두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모차르트가 8살 때 작곡을 시작했다는 사실은 놀라울 것이 없다.
 
또한 볼프강 모차르트의 초기 작품 대다수는 모차르트를 지도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등 당시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을 공공연하게 모방한 것이다. 즉 모차르트는 다른 사람들처럼 다른 작곡가들이 이전에 만든 작품을 카피하고 배열을 바꾸고 따라하면서 음악을 배웠다. 모차르트가 21세라는 나이에 피아노 협주곡 9번을 발표할 때 그는 이미 18년 동안 입주 전문 과외교사의 지도 아래 매우 엄격한 음악교육을 받아온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모차르트의 성공은 ‘신이 내린 재능’보다 ‘지독한 노력’을 통해 이룩된 것이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이러한 사례를 들어 ‘의도적 학습(deliberate practice)’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탁월한 퍼포머(performer·성과자)는 재능이나 기억력, 누적된 경험이 아니라 의도적 학습을 통해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비즈니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25살이 될 때까지도 기업을 경영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으며, GE가 소유한 화학약품 개발 업무 제의를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학계 진출을 고려하고 있었다. 비록 자신의 초기 인생 경험을 통해 비즈니스와 경영에 대한 독특하거나 선천적인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는 결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 되었다.
 
의도적 연습’의 5가지 요소
과학자들이 말하는 의도적 연습은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라는 모호한 개념이라기보다 매우 집중적이며 특정한 유형의 개발 활동이다. 의도적 연습에는 5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
 
첫째는 ‘성과 향상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되었다는 점이다. 의도적 연습은 성과를 개발하고 향상하는 방법에 있어 각 분야에 산재한 지식을 활용해 결과를 창출하도록 디자인됐다. 어느 분야에서든 훌륭한 퍼포머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특정 양상을 기피하지 않으며, 그런 요소를 향상하는 데 집중한다. 예를 들어 타이거 우즈는 골프공을 벙커에 떨어뜨린 다음 그 상태에서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샷을 만들어내는 법을 연습했다. 그가 그런 연습을 하고 나면 또 다른 샷을 연습할 것이다. 의도적 연습은 바로 이런 것이다. 구조적이고 특수한 개인적인 개발 활동이다.
 
둘째는 ‘무수히 반복’된다는 점이다. 의도적 연습은 무언가를 많이 연습하여 경쟁 상황의 압박감 속에서도 연습한 것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이다. 최고의 퍼포머들은 놀라울 정도로 연습 활동을 반복한다. 야구 역사의 전설적인 타자인 테드 윌리엄스는 손에서 피가 날 때까지 연습을 중단하지 않았다. 19501970년대에 활동한 프로골퍼 모 노먼은 16세부터 은퇴하던 32세까지 1주일에 5일씩 매일 800개의 골프공을 쳤다.
 
셋째, ‘끊임없는 피드백’이다. 의도적 연습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스승이나 코치 또는 멘터를 끊임없이 필요로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비즈니스에서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정확한 피드백을 얻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러나 이를 성취하려면 의도적 연습은 의견과 결과를 구분하는 체계적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넷째, ‘엄청난 정신적 노력’이다. 의도적 연습에는 초점과 집중이 포함된다. 테니스 연습은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네트 위로 테니스공을 넘기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어떤 실행 요소가 만족스럽지 못한지 정확히 파악한 다음 이들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철저하게 노력하는 게 문제다. 대개 이런 연습은 매우 집중적이어서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없다. 대다수 최고 수준의 퍼포머들은 하루에 4, 5시간, 세션당 6090분이 의도적 연습의 상한선임을 알고 있다. 이런 상한선은 체스 챔피언, 세계적인 음악가, 운동선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다섯째는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잘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일을 할 때는 즐겁다. 그러나 의도적 연습은 그와 반대다.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다음 그 분야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시도가 실패했다면 잘못한 부분을 다른 사람들이 잘할 때까지 꼼꼼하게 지적하는 일도 포함된다. 의도적인 연습이 정신적으로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5가지 요소로 얻어지는 이점은 명확하다. 체계적인 의도적 연습은 분명 최고의 퍼포머들이 ‘더 많이 인식하게’ ‘더 많이 알게’ ‘더 많이 기억하게’ 도움을 준다. 이러한 능력은 탁월한 성과를 올리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것들이다. 게다가 의도적인 연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고하는 방식까지 바꾼다. 반복적인 신체 운동이 근육의 크기와 구성을 변화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신경 통로가 형성된다. 최고 퍼포머들의 신체와 두뇌는 반복되는 의도적 연습으로 인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발달한다. 그 결과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같은 시간에 더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룰 수 있게 된다.
 
최고의 퍼포머들은 스스로를 탁월해지도록 습관화하고, 의도적 연습이 제공한 조정 작용을 통해 그 일을 위해 필요로 하는 모든 자원을 생산해 낸다. 물론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그 과정은 지독하게 지루하고 감당하기 힘들지만 대가를 치른 소수는 결국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욱 탁월해진다. 이것이야말로 의도적인 연습이 가져다주는 궁극적 이점이다.
 
모차르트를 질투한 살리에리가 이러한 의도적 연습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파악했다면 열패감 속에서 생을 마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도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아버지를 통해 골프를 접했다. 무수한 반복과 훈련, 집중, 약점 보완,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한 ‘의도적 연습’이 오늘날의 타이거 우즈를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지고 태어났는가’가 아니라 ‘탁월해지기 위해 필요한 대가를 기꺼이 치를 것인가’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제오프 콜빈은 포천지(誌) 수석 에디터이자 포천 글로벌 포럼 사회자로 활동하고 있다. 리더십과 경영, 세계화, 주가 창출,
환경의 절대적 영향력 등의 분야에서 널리 존경받고 있는 논평가이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