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부터 사람들은 하드 드라이브에 MP3 오디오 파일들을 채우기 시작했다. 고품질의 음악이 컴퓨터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작은 파일로 변환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음악 파일을 컴퓨터로만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런 페인포인트에서 저자는 ‘음악 재생용 기기’의 잠재력을 발견했다. 디지털 오디오 주크박스를 구상한 그는 회사를 창업해 벤처캐피털을 상대로 80회의 투자 설명회를 가졌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회사 설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그는 휴대용 기기 제작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고 있던 애플의 전화를 받는다. 당시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되돌아오긴 했지만 매킨토시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이 2% 밑으로 떨어지는 등 지지부진한 컴퓨터 판매로 악화일로를 걷던 중이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이 2500억 달러였던 반면 애플의 시가총액은 40억 달러밖에 안 됐다. 애플로부터 전화를 받고 2주 후 저자는 애플에서 아이팟 연구를 이끄는 컨설턴트가 된다. 아직 팀도 구성되지 않았고 시제품도, 디자인도 없었지만 저자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아이팟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후 애플은 망해가는 컴퓨터 제조회사에서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 거듭난다.
저자는 뛰어난 아이디어란 비타민이 아닌 ‘진통제’라고 말한다. 비타민은 건강에 좋긴 하지만 필수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한 달 동안 복용하지 않아도 그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진통제는 다르다. 한 번만 복용하는 걸 잊어도 바로 통증이 나타난다. 제품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반드시 이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정의하고 마치 진통제처럼 없으면 안 되는 페인포인트를 해소해주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