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신뢰를 결정할까? 서던캘리포니아대 마셜경영대학원 조직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어렸을 때 미국으로 건너가 평생을 이민자로 살았다. 그는 인종, 지역, 부모 직업, 심지어 취향까지도 서로를 신뢰하는 척도가 되며 하나의 집단으로 뭉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집단은 불신하며 배척하는 것도 목격했다. 이런 경험으로 그는 신뢰라는 주제에 천착해 20년간을 연구했다.
그에 따르면 입사 지원자의 30~78%는 입사 지원서 작성 혹은 면접 시 거짓말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입사 지원자와 입사자가 거짓말을 함에도 면접관들은 아무 의심 없이 이들 중 가장 믿음직스럽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채용했다. 누군가가 얼마나 믿을 만한 사람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면 제대로 된 정보가 모이기 전까진 그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신뢰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연구에 참여한 면접관들은 지원자에 대한 첫인상과 지원자가 위조했을지 모르는 정보를 바탕으로 잘 모르는 지원자에게 기꺼이 높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는 신뢰가 아예 없는 상태에서 서서히 쌓여간다고 생각하는 통념과 달리 사람들은 관계 초기에도 상대방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를 가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