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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엽편 소설: 우리가 만날 세계

내 손 안의 바다

이경 | 353호 (2022년 9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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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가… 맞나?”

여기는 서울의 오래된 주택가 한복판이다. 좌우를 둘러보면 붉은 벽돌로 지은 빌라가 드문드문한 사이 페인트칠이 벗겨진 연노란색 담을 두른 구식 단독주택이 또 드문드문 앉아 있는 그런 주택가. 재개발 소문이 이십 년째 떠돌고 있지만 실상 한 번도 재개발 계획이 수립된 적은 없는 동네. 장맛비가 주룩주룩 퍼붓는 골목에 엷은 안개처럼 물방울이 흩날렸다.

산주의 앞에는 가파른 경사를 이용해 이층으로 올린 집이 있었다. 동네의 다른 집들과 다른 점이라면 칠한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새하얀 벽 정도? 전체적으로 1990년대 초에 시간이 멈춘 어느 대학가라면 딱 떨어질 듯한 동네에 어울리지 않게, 하얀 벽에는 고풍스러운 램프가 달려 있었다. 램프 유리 갓 아래로 따스한 노란 빛이 비 내리는 골목에 파도처럼 번져 나오고 있지 않았다면 산주는 이 가게를 그대로 지나쳤을 것이다.

‘분명 여긴데….’

산주는 스마트폰에 띄운 지도와 눈앞의 나무 문을 번갈아 보다 손잡이를 돌렸다.

“우와….”

산주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왔다. 잘 길든 다갈색 문을 열자 그 안은 온통 화려한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마치 스테인드글라스로만 지은 집에 발을 들인 느낌이었다. 집안은 벽도, 천장도 모두 체스판처럼 촘촘한 정사각형 색과 빛으로 이뤄져 있었다.

“어서 오세요.”

난생처음 본 광경에 산주가 홀려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옆에서 부르는 소리가 났다. 허리 높이에 뚫린 벽 창 안에서 주인이 미소 짓고 있었다.

“여, 여기가 ‘내 손 안의 바다’ 맞나요?”

당황한 산주가 말을 더듬어도 주인은 인내심 가득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네, 맞습니다. 처음이신가요?”

“아, 네, 네. 친구한테 얘기를 듣고 왔어요.”

“아, 친구분한테서요.”

‘내 손 안의 바다’의 주인은 아래위로 검은 셔츠와 베이지색 면바지, 하얀 컨버스 스니커즈를 깔끔하게 차려입은 40대 초반의 남자였다.

“친구분은 어떤 바다를 담아 가셨죠?”

“그… 제가 이름을 듣긴 했는데 좀 어려워서요. 뭔가 파, 파스타 같은 이름이었는데요? 연두색 구름 같고… 창가에 두니까 얇은 지느러미를 가진 송사리 같은 게 그 구름 안을 돌아다니더라고요. 새끼손톱 반만 한 송사리 같은… 게요….”

자신을 잃은 산주의 목소리가 점차 흐려졌다. 그러나 주인은 그쯤이면 충분하다는 듯 빙그레 웃었다.

“아르비지아니따의 바다로군요.”

“아, 맞아요! 아르, 그거요!”

“이리 오세요.”

주인은 산주를 인도해 안쪽의 그늘진 방으로 들어갔다. 주인을 따라가며 자세히 보니 체스판의 정사각형 같은 빛들은 모두 유리 블록처럼 차곡차곡 쌓인 정사각형 어항이었다. 아니, 엄밀히 말해 어항은 아닐지도. 각 유리 블록 안에 든 것은 색색깔의 열대어나 수초가 아니라 다채로운 색과 명도로 빛을 투과시키는 물이었기 때문이다.

“이 안에 든 건 전부 바다랍니다.”

가까이서 보니 그 안에 든 것은 전부 액체도 아니었다. 산주가 잘 아는 바다처럼 출렁이는 물로 보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산주의 친구가 보여준 것처럼 액체라기보다는 형태를 띠고 뭉쳐 있는 기체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고, 또 점도가 너무 높아 양갱처럼 굳어 있는 듯 보이는 것도 있었다. 색깔과 빛도 다양했다. 완전히 투명하여 빈 것처럼 보이는 것부터 진홍색과 검은색이 마블링처럼 섞여 천천히 도는 것, 눈부신 흰색을 띠고 흔들리는 것, 샛노랗고 자욱한 것…. 이 모든 것이 다 바다라고 주인은 설명해주었다.

“외계 행성의 바다지요. 지구의 바다와 비교해보면 참 다르죠? 그래도 전부 바다랍니다.”

“이 바다들을 어떻게 다 여기 가지고 계신 거죠?”

아르비지아니따의 바다가 담긴 유리 블록 앞에 서서 산주가 또 감탄했다. 안쪽의 작은 방도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을 제외한 사면의 벽과 천장이 모두 유리 블록으로 채워져 있었다. 빛과 색으로 수놓아진 조각보 안을 걷는 기분이었다.

“하하, 다 방법이 있죠. 먹고살려면 다 방법이 있답니다.”

유리 블록 안에 담긴 아르비지아니따의 바다는 친구의 창가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뭉게뭉게 끝없이 피어오르는 구름처럼 보였다.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면 보이는 끝없는 구름의 바다를 축소시켜 정사각형으로 잘라 놓으면 이런 모양이지 않을까?

“어… 그런데 여긴 송사리는 안 보이네요.”

송사리 같은 건 따로 사야 하는 걸까? 산주는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질문했다. 산주의 옆에서 같이 허리를 굽혀 아르비지아니따의 바다를 들여다보던 주인이 고개를 저었다.

“아시겠지만 외계 행성의 생명을 지구로 반입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 있어서요. 생태계 다양성 보존, 아시죠? 잘못해서 황소개구리 같은 게 들어오면 큰일 나겠죠. 여기 있는 건 전부 그 안의 생명은 고스란히 고향에 두고 온 바다의 조각들이랍니다. 애초부터 생명이 없는 바다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친구가 보여준 바다에서 송사리 같은 게 헤엄치는 걸 봤는데요?”

그러자 주인은 산주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 후 방 밖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손에 들고 온 것은 뭐랄까… 책상 램프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다각도로 구부러지는 금속 대 끝에 검게 칠한 갓이 씌워져 있고 그 안에는 알전구가 달린 모양이 꼭 구식 책상 램프와 닮아 있었다.

“자, 보세요.”

주인이 램프 갓을 기울여 아르비지아니따의 바다를 향하게 하고 딸깍, 스위치를 누르자 마법처럼 송사리들이 생겨났다. 산주는 놀라는 것도 잊고 유리 블록에 거의 얼굴을 갖다 대다시피 하여 연두색 구름 사이로 떼를 지어 누비는 송사리들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 새끼손톱 반만 한 그 생물들은 송사리 같은 물고기라기보다는 유선형의 다른 무언가였다. 지느러미나 아가미도 없고 꼬리도, 머리도 없지만 어쩐지 길게 빠진 쪽보다는 둥근 쪽이 ‘앞’일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무언가’들은 산주의 눈앞에서 요리조리 잽싸게 방향을 바꾸며 헤엄을 쳤다.

“처음 발견됐을 때 학자들은 이게 생명인지 아닌지를 두고 격렬히 토론했다고 해요. 아르비지아니따의 대기는 생물이 견딜 수 없을 만큼 강한 산성을 띠고 있거든요. 염산을 그대로 엎질러 만든 공기라고 할까요? 그런 대기가 녹아 만들어진 바다라 우리가 아는 물과는 성질이 천지 차이죠. 이 바다를 처음 발견한 우주탐사선에선 무려 30년 동안 분석을 진행하지 못했어요. 거의 대부분의 연구 장비를 부식시켜 버렸거든요. 특수 보존 용기에 겨우 담아 왔을 정도죠. 여기 있는 바다는 초미니 사이즈라 이것들도 몇 개체만 재현했는데요, 실제 아르비지아니따의 바다에는 이것들이 거의 포말처럼 무수히 담겨 있답니다. 그래서 처음엔 다들 물거품인 줄 알았다고 해요.”

램프의 갓이 각도를 바꾸는 대로 송사리들은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램프에서 나오는 빛이 닿으면 마치 햇빛 속에서만 보이는 먼지처럼 반짝반짝 떼 지어 몰려다니다 빛이 닿지 않는 곳에 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얘들이 어엿한 생물이었던 거예요. 정말 놀랍죠? 아르비지아니따의 산성 바다에 부식되지 않는 단단한 껍질을 지니고 사는 거였어요. 그래서 모여 있으면 반짝이는 포말처럼 보였던 거죠. 해류를 따라 흘러 다니거나 파도가 치면 튀어 오르는 포말처럼요.”

“그럼 껍질 안은 어떻게 돼 있을까요? 투구게 같은 걸까요?”

“글쎄요, 아직 모른답니다. 은하계를 건너는 워프 항법이 개발됐어도 우린 아직 이 조그만 생물의 껍질을 뚫을 기술을 발견하지 못했죠. 그 안을 들여다볼 기술도요. 얘들은 여전히 미지의 신비 그 자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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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행…이네요?”

역시 자신이 없어 흐려진 산주의 목소리였지만 주인은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죠.”

“그런데 얘네들을 지구에 반입하는 건 불법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아… 불법이죠.”

주인은 고개를 다시 끄덕였다. 그렇네요, 불법이죠…. 그리고 그렇게 한 번 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마치 옆에 선 손님에게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타이르는 듯한 어조였다. 불시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갑자기 주인이 입을 다물자 산주는 덜컥 불안해졌다. 설마… 설마…? 나 지금, 범법자가 되는 건가?

“하하하, 장난이에요.”

그렇게 산주가 소금 기둥이 되기 일보 직전, 주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죄송해요, 손님이 하도 잘 들어주셔서 그만 참지 못했네요.”

“아, 뭐예요! 깜짝 놀랐잖아요!”

가슴을 쓸어내린 산주가 투덜대는 사이, 주인은 웃음을 머금은 채 램프를 껐다.

“죄송해요. 대신 손님께 어울릴 것 같은 바다가 생각났으니, 이쪽으로 와보시겠어요?”

주인은 산주를 다시 아까 들어왔던 앞쪽의 조금 널찍한 방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다갈색 나무 문 바로 옆 벽면을 채운 수많은 유리 블록 중 하나를 가리켜 보였다. 거기엔 산주가 잘 아는 바다가 담겨 있었다. 그러니까 산주가 입사 후 처음 받은 휴가에 큰마음을 먹고 세부로 다이빙 여행을 떠났을 때 보았던 사파이어처럼 파란 바다. 바로 그 지구의 아열대 지방에 넘실대는 것과 똑같은 바다가 맑은 유리블록 안에서 찰랑였다.

“이 바다는 여기서 칠십만 광년이 떨어진 은하계의 사라산이라는 행성의 바다인데요. 보시다시피 지구의 바다와 비슷하죠? 사라산은 정말 드물게도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가진 암석형 행성이에요. 항성과의 거리나 공전 속도도 지구와 상당히 비슷하고요. 자전은 조금 더 느리고, 거느린 위성은 세 개지요. 대기와 토양의 화학 조성을 따져보자면 지구보다는 화성에 더 가까운 행성이고요. 아시아 대륙의 68배에 달하는 크기의 바다는 지표면 아래에 호수처럼 고여 있죠. 그토록 거대한 바다가 사라산의 붉은 대지 위에서 넘실댄다면 말도 못할 만큼 아름답겠죠? 태양빛을 반사해서 파란 지구의 바다와 달리 사라산의 바다는 아무런 빛이 없어도 이렇게 원래부터 새파란 색이에요.”

“와….”

산주는 주인의 설명을 들으며 새파란 파도가 치는 바다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신기하게도 이 유리 블록만을 따로 도는 달이 있는 것처럼 사라산의 바다는 철썩철썩 파도를 치며 넘실댔다.

“세상 어디에 가더라도 사라산의 바다는 모행성의 바다가 가진 리듬을 그대로 따라 움직인답니다. 손님 앞에서 치는 파도는 바로 지금 사라산의 바다에 치고 있는 파도와 똑같아요. 칠십만 광년 떨어진 행성의 땅 아래 있는 바다도 이 컨테이너 안의 바다와 완전히 똑같은 리듬으로 파도가 친다는 말이에요. 정말 신기하죠?”

“세상에, 그게 어떻게 그렇죠?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건가요?”

“글쎄요, 그건 모르죠. 우린 다만 사라산의 바다를 아무리 잘게 쪼개더라도 모두 같은 리듬을 유지한다는 것만 알 뿐, 그게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선 힌트도 얻지 못했답니다.”

“와….”

“너무 멋지죠?”

산주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이 바다로 할래요.”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참고로….”

주인이 사라산의 바다에 가까이 댄 램프의 불을 켰을 때, 이번에야말로 산주는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

“이 바다의 생명은 정말 신기하게도 2197년 우리 인류가 발사한 최초의 외우주 탐사선의 외양을 쏙 빼닮았어요. 정말 신기하죠? 얘네들은 적어도 20억 년은 산 생명으로 밝혀졌는데요, 20억 년 전부터 이런 외양이었다고 해요. 그 오랜 세월 동안요. 여기, 여길 좀 보세요. 여기 불쑥 튀어나온 이 부분, 핵동력가속기랑 정말 똑같이 생겼죠? 얘네가 왜 이런 모양을 하고 있는 건지 물론 우리는 전혀 모르죠. 그야말로 미지에 미지의 신비랍니다.”

산주는 넋을 잃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렇다. 산주의 눈앞에 있는 것은 미지의 신비였다.



산주는 덜컹이는 시내버스에 앉아 무거운 가방을 조심스레 무릎에 올렸다. 사라산의 바다는 비중이 높은 편이라 보기보다 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했다. 확실히 집에 오는 내내 가방끈이 떨어질 것처럼 어깨로 파고들어 산주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유리 블록처럼 투명한 컨테이너는 외우주 탐사용 기계와 동급의 안전도라고 했지만 그래도 산주는 조심했다. 부주의한 컨테이너 파손으로 외계 행성의 바다가 지구 대기에 누출됐다간 여러모로 곤란해질 수도 있다고 주인이 웃으며 덧붙였기 때문이다.

남산의 후미진 기슭에 위치한 투룸에 도착했을 무렵엔 산주의 온몸이 땀과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하지만 낮에도 장맛비가 내려 어둑한 창에 사라산의 바다를 조심히 내려놓자 뿌듯함이 차올랐다. 어깨가 아픈 보람이 있었다.

내친김에 검은 갓의 램프도 가방에서 꺼내 새파란 바다에 빛이 떨어지게끔 각도를 조정했다. 그리고 빛이 고루 퍼지는 위치에 맞춰 딸깍, 스위치를 올리자 새파란 바닷속에 범고래 무리 같은 형상이 떠올랐다. 아무리 봐도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한 생명체가 이렇게 인간이 고안해낸 기계와 똑같은 모양을 할 수 있지? 지금 산주가 보고 있는 것은 홀로그램이지만, 이것과 똑같은 모양의 생명체들이 칠십만 광년 너머 외계 행성의 지표 아래 바닷속에서 자유로이 유영하고 있을 것을 상상하면 경외심이 든다. 이 광대한 우주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동일한 리듬으로 움직인다는 새파란 보석 빛의 바다와 그 안에서 20억 년이나 이어온 생명의 이토록 인공과 닮은 모양이 빚어내는 형언할 수 없는… 경외감.

사라산의 바다를 바라보면서 산주는 방금 든 제 생각에 스스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지금 내게 결핍된 감정이 경외감이었나 봐. 친구는 ‘내 손 안의 바다’에 가면 지금 자신에게 가장 부족한 감정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고 했다. 주인이 그 감정의 불씨를 되살려줄 수 있는 바다를 추천해준다고 말이다. 어떻게 지금 그 사람한테 가장 희박한 감정이 뭔지 알아볼 수 있냐, 또 어떻게 그 사람의 그 감정을 딱 살려줄 수 있는 바다를 찾아줄 수 있냐고 친구가 질문했을 때, 그 주인은 먹고살려면 다 방법이 있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던가.

산주는 사라산의 파도를 따라 외우주 탐사선 특유의 핵동력가속기를 닮은 꼬리가 위풍당당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잘 보이도록 홀로그램 램프의 갓을 주의 깊게 돌렸다. 그리고 그 앞에 턱을 괴고 고개를 기울였다. 산주가 주인에게 대가로 가져간 바닷물 한 봉지는 어떻게 됐을까? 간조 때 산주가 무릎까지 걷고 들어가 조심조심 떠낸, 갯벌의 진흙이 잔뜩 섞인 서해의 그 바닷물도 어쩌면 다른 누군가의 ‘내 손 안의 바다’가 돼, 산주는 상상하기 힘든 어느 창 앞에 놓여 있을까? 그렇다면 그 바다는 누구의 어떤 감정을 되살려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잠긴 산주의 손 안에 담겨 사라산의 초미니 바다는 느긋하게 출렁거렸다. 칠십만 광년 떨어진 모행성의 바다와 같은 리듬으로, 인류가 구축한 외우주 탐사선과 한 틀에서 찍어낸 것처럼 닮은 물고기를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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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 소설가 plumkyung22@gmail.com
필자는 서울대 국문과에서 현대소설을 공부하고 신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소설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로 2022 문윤성SF문학상 중단편가작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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