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세대를 위한 ‘잡 크래프팅’

열정 느끼려면 ‘성장 마인드셋’이 필수

272호 (2019년 5월 Issue 1)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느끼고 있는가? 만약 열정을 느끼지 못하고 회의적이라면 지금 하는 일 대신에 더 흥미 있고 잘하는 일을 새롭게 찾아야 할까? 업무 몰입과 생산성 법칙으로 잘 알려진 『딥 워크』의 저자 칼 뉴포트는 최근 저서 『열정의 배신』에서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열정 있는 일을 새롭게 찾는 것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열정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1 흥미와 열정으로 가득한 새로운 일도 실제로 해보면 처음 기대와는 달리 실망과 혼란을 느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일을 찾는 것보다 오히려 현재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일을 더욱 유능하게 잘하고, 그로부터 자율성과 영향력을 느끼는 것이 열정과 몰입을 경험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잡 크래프팅(Job Crafting) 개념과 행동 전략을 제시한 예일대 조직심리학과 에이미 브제스니프스키(Amy Wrzesniewski) 교수는 일에서 충만감을 느끼는 정도와 직무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주된 변수 중 하나가 ‘근무연수’라고 밝힌다. 2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수행한 기간이 오래될수록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로 자신이 현재 하는 일이 조직과 고객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측면을 돌아보고, 자신의 성장과 연계시킬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일을 수행하는 기간이 길다고 누구나 열정과 몰입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일에 의미를 느끼고 열정적으로 업무 몰입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매너리즘에 빠져 무기력하게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다. 조직생산성과 직무만족도 향상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업무 몰입 향상이 필수적인데, 여기에 도움이 되는 접근 방법이 바로 잡 크래프팅이다. 잡 크래프팅은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현재의 과업을 자신의 강점, 흥미, 가치에 맞게 재설계하고, 현재 하는 일에서 의미를 느끼고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프로세스다.

잡 크래프팅이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자신의 직무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마음가짐과 자신의 일에 대한 영향력을 인식하는 것이다.

첫째, 주도적인 변화의 마음가짐은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캐롤 드웩(Carol Dweck) 교수가 말하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과 개념이 같다. 미래는 고정불변의 것으로 자신이 노력해도 변화되는 것은 없다고 보는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이 아니라 현재 처한 상황은 자신이 노력하기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성장 마인드셋이다. 3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학업에서나 조직에서 만족도와 성과가 높다고 많은 연구 결과가 증명한다.

드웩의 개념을 직무를 보는 관점에 적용해 보면 직무는 외부 환경에서 주어진 것이므로 자신은 변화시킬 수 없다고 보는 것이 고정 마인드셋이다. 반대로 자신이 주도적으로 직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마음가짐이 성장 마인드셋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조직과 팀, 상사가 정해주는 것으로 보는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구성원은 잡 크래프팅을 발휘하기 힘들다. 잡 크래프팅은 말 그대로 직무를 주도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내 일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즉 성장 마인드셋을 갖는 것이 잡 크래프팅을 성공시키기 위한 첫 번째 필수 조건이다. 4


둘째, 일에 대한 영향력 인식은 ‘이케아 효과’와 프로세스가 동일하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마이클 노턴(Michael Norton) 교수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이 직접 조립한 이케아 가구가 일반 구매 가구보다 더 큰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현상을 ‘이케아 효과’라고 명명했다. 이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일의 결과를 보고 느끼는 뿌듯함에 있다. 비록 결과를 만들기 위한 과정은 힘이 들지만 결과물을 봤을 때 일의 영향력을 인식하고 일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 자신의 일에 대한 영향력 인식이 잡 크래프팅에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구성원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의 의미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을까? 일이 개인에게 중요한 정도와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 관점을 구조화하면 [그림 1]과 같다.




[그림 1]의 4사분면의 일은 팀과 조직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면서 자신에게만 중요한 ‘나만의 일’이다. 이런 일은 대개 취미활동으로는 몰라도 조직의 구성원으로 일하는 경우에는 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 조직의 입장에서는 유익한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 구성원이므로, 자신의 일이 여기에 속한다면 조직 관점에서 자신의 일을 개념화해야 한다.

반면에 자신에게는 중요하지 않지만 팀이나 조직에는 영향력이 크게 미치는 일도 있다. 2사분면에 속한 일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일들도 구성원 개인의 관점에서는 의미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자기 의심을 하며,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이 무의미하고 무기력한 일상을 사는 구성원이 되기 쉽다.

‘의미 있는 일’은 구성원 개인에게 중요하면서 동시에 팀과 조직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일로, 4사분면에 속하는 일을 말한다. 현재의 과업을 의미 있는 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첫째, 자신의 일에 대한 영향력을 인식하는 것으로, 2사분면에 속한 일을 1사분면으로 옮겨야 한다. 둘째, 성장 마인드셋을 바탕으로 일의 의미를 확장해야 한다. 4사분면에 속한 나만의 일을 1사분면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일에서 어떻게 잡 크래프팅을 실현해 일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을까? 잡 크래프팅 행동 전략 3가지인 과업 만들기(task crafting), 관계 만들기(relational crafting), 인지적 변화 만들기(cognitive crafting) 중에서 첫 번째 단계인 ‘인지적 변화 만들기’ 방법을 살펴보자.



일의 영향력을 인식하기

먼저 자신이 수행하는 일의 목록을 작성한다. 작성한 일의 목록을 위의 [그림 1]의 일의 의미 매트릭스 구조에 따라 분류한다. 1사분면의 ‘의미 있는 일’ 칸에 들어간 일의 목록 수가 상대적으로 많다면 당신은 의미 있는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며 업무몰입도와 직무만족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2사분면의 ‘남 좋은 일’에 위치한 일의 목록의 수가 많다면 현재 일의 의미를 경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는 내가 하는 일이 동료, 팀, 관련된 팀, 조직,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인식해 자신의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Adam Grant) 교수는 대학에서 기부금 모금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로 장학금을 기부해달라고 부탁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일을 자신에겐 의미 없는 ‘남 좋은 일’이라 여기는 대표적인 사례다. 실험은 기부금 모금 담당자들이 그들이 모은 대학 장학금으로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된 학생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다. 학생을 통해 자신이 수행한 일의 영향력을 인식한 직원은 자신이 수행하는 일의 의미를 깨닫고 더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 5


이처럼 자기 일의 결과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과 만나면 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제품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직원이라면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고객과, 금융투자회사의 직원이라면 투자를 받고 사업하는 벤처기업의 젊은 사업가와 직접 만날 때 자신의 일이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할 수 있으며 일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일의 의미 확장시키기

4사분면의 ‘나만의 일’에 일의 목록의 수가 많다면 팀이나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다고 인식해 일의 의미를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에는 성장 마인드셋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의 의미를 동료, 팀, 조직 관점에서 넓고 크게 확장해 재정의하는 작업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고객 불만을 처리하는 고객센터의 담당자라면 자신의 일을 단순한 ‘고객 불만 처리자’가 아니라 ‘고객 문제 해결을 통한 충성고객 확보 총책임자’로 의미를 확장해 재정의하는 것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정의가 바뀌면 수행 활동도 달라지게 된다. 이전에는 고객들이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불만사항에 대해서만 수동적으로 대응했다면 의미 확장 후에는 고객들이 인지하지 못한 잠재 고충까지 적극적으로 찾아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일이 팀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자연스럽게 커지고 일의 의미를 더욱 깊게 경험할 수 있다.

잡 크래프팅은 구성원으로 하여금 일의 의미를 느껴 업무에 몰입하게 하고, 조직은 업무 생산성 향상을 통해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게 이끈다는 의미에서 효과적인 조직문화 개발뿐 아니라 조직 성장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점을 가진 잡 크래프팅이 조직에 문화로서 또는 전략으로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구성원들을 소중한 인적자원으로 대하며 그들의 성장과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는 조직의 마음가짐이다. 잡 크래프팅을 통해 만들어내는 구성원들의 작은 변화(small change)가 큰 성과(big impact)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과 가치를 지닌 조직이 불확실한 시대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백수진 SM&J PARTNERS 수석 연구위원 sjbaik@smnjpartners.com
필자는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앙대 인적자원개발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LG패션, 멀티캠퍼스에서 수석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중앙대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교육컨설팅사인 SM&J PARTNERS에서 수석 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잡 크래프팅을 통한 업무 몰입’ '문제해결 프로세스’ ‘퍼포먼스 컨설팅에 기반한 HRD 전략’이 주된 연구, 강의 분야다. 관련 논문을 저술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mnjpartner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5호 AI on the Rise 2019년 1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