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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요즘 유행하는 ‘뇌섹남’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이다. 관찰력이 뛰어나고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이 머릿속에 축적돼 있어야 한다. 특히 읽는 것과 친해야 한다. 텍스트를 읽고 유용한 정보를 빨리 가려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또 말을 줄이고, 핵심을 요약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자기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사람보다 자기가 아는 내용을 짧게 핵심적으로 요약해낼 수 있는 사람이 더 ‘뇌섹남’에 가깝다. |
요즘 ‘뇌섹남’이 유행이다. 뇌섹남은 뇌가 섹시한 남자란 뜻이다. 뇌섹남이란 어떤 사람을 의미할까? 내가 생각하는 뇌섹남은 같은 것을 봐도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이다.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상상력도 좋고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부분을 보면서 전체 또한 볼 수 있는 사람이다. 텍스트를 보면서 동시에 컨텍스트를 볼 수 있는 사람이다. 핵심이 무언지를 파악하고 요약을 잘하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머리가 좋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이번에는 뇌섹남에 관한 책, <뇌라도 섹시하게>를 소개한다.
남들을 관찰하는 능력
사람이란 자기 의견이 있어야 한다. 어떤 이슈에 대해 자기만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팩트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관찰력이 핵심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 요즘 대세인 외식전문가 백종원 씨는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는 밑반찬으로 구운 생선 대신 전을 준다. 둘의 만족도는 비슷하다. 하지만 생선은 발라먹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렇게 되면 테이블 회전율이 떨어진다. 후식도 누룽지 대신 식혜를 준다. 누룽지는 식혀 먹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런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매출이 20∼30% 올라간다. 이는 ‘생계형 관찰력’에서 비롯된 지혜다. 디자인을 할 때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유저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을 실제 관찰하는 일이다. 고객의 말과 행동은 다르다. 고객은 의도치 않은 거짓말도 많이 한다.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행동을 관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품을 제시하면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뇌라도 섹시하게
뇌섹시대 마스터 이시한의 두뇌코칭
저자 이시한, 다봄, 2015년
“남들이 사면 팔아라, 반대로 남들이 팔면 사라.” 증권가에서 통용되는 유명한 격언 중 하나이다. 맞는 말이다. 사람의 말을 함부로 믿는 대신 꼼꼼히 따져보고 살펴봐야 한다. 그게 관찰이다. 2014년 모뉴엘은 3조 원의 사기사건을 일으켰다. 모 은행 역시 이 회사에 850억 원을 대출했지만 담당자는 모뉴엘을 의심했다. 주변에서 모뉴엘 제품을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미국 쇼핑몰까지 모두 돌아봤지만 거기에도 이 회사 제품은 없었다. 홍콩을 경유하는 대출구조도 이상했다. 담당자는 의심이 깊어지면서 대출 회수를 제안했고 손실을 막은 공로로 표창을 받았다.
근데 사물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은 어떻게 생길까? 우선 엄청난 양의 정보 축적이 필요하다. 남들보다 아는 것이 많아야 한다.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핵심 주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핵심은 텍스트를 읽어내는 능력이다. 읽는 것과 친하지 않은 사람은 얻기 어려운 능력이다. 한 시간 동안 담을 수 있는 TV 뉴스의 정보량은 종이 신문 한 장 분량이다. 대부분의 유용한 정보는 텍스트 형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텍스트를 순간적으로 읽고 유용한 정보를 빨리 가려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독서다. 가능한 많은 책과 신문을 읽어야 한다.리딩머신이 돼야 한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핵심이 무언지 파악하는 능력이 생긴다. 텍스트에서 콘텍스트를 파악하는 능력이 생긴다. 정보 파악에서의 경험은 결국 독서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
핵심을 요약하는 능력
다음은 핵심을 요약하는 능력이다. 여러분은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의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기준은 “읽은 책을 한 줄로 요악하면 제대로 읽은 것이다”란 것이다. 그만큼 요약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요약할 수 있으면 이해한 것이고 요약할 수 없으면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요약 능력이 없으면 회의의 테러리스트가 된다. 자기 생각이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유형, 자기 얘기를 표현만 다르게 반복하는 유형, 앞뒤 맥락을 모두 자세하게 설명하는 유형, 불필요한 얘기를 서너 가지씩 들면서 설명하는 유형, 남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하는 유형들이다. 다들 자기 얘기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말이 긴 사람들이다. 말을 줄여야 한다. 핵심을 간단히 요약해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줄이지 못한다는 것은 자기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정한 주제나 맥락 없이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루하게 늘어지는 말하기, 여러 관련 정보를 이것저것 상세하게 알려주고 판단은 알아서 하라는 것 등은 프로답지 못한 화법이다.듣는 사람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곤하다. 핵심은 단순해야 한다. 이른바 ‘엘리베이터 스피치’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서 내릴 때까지 60초 정도의 짧은 시간에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짧게 요약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비판적 사고력도 필요하다. 어떤 학생이 수업에 늦었다. 그는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교실에 들어가는데 선생님이 이렇게 얘기한다. “뭐가 미안한지 세 가지 이유를 대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로 미안할 게 없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제대로 못 들었으니 자신만 손해다. 비판적 문제의식은 판단을 정확하게 만든다. 비판적인 사람은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비판적이고 긍정적인 개혁자,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투덜이, 순응적이고 긍정적인 모범 시민, 순응적이나 부정적인 음험한 오타쿠가 그것이다.
비판적 사고의 첫 단계는 분석력이다. 사건이나 현상을 잘라보는 사고를 말한다. 조용필은 어떤 뮤지컬을 12번이나 봤다고 한다. 분석을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한 번은 무대만 봤고, 한 번은 조명만, 한 번은 음악만 들은 것이다. 조용필은 그렇게 분석적인 사람이다. 비판적 사고를 위해서는 원인과 결과를 찾아야 한다. 원인과 결과를 분리하면 비판할 요소가 명확해진다. 배가 남산만 하다면 원인이 뭘까를 생각해 그것을 찾으면 된다. 너무 많이 먹는다, 운동을 전혀 안 한다, 유전적이다 등등. 원인과 결과에 앞서 전제를 찾는 것도 중요한데 전제는 찾기가 쉽지 않다. 너무 당연한 소리이기 때문이다. 3M 포스트잇 개발과정의 전제는 강력한 접착제 개발이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약한 접착제가 나왔다. 보통 사람들은 실패라 생각한다. 자신의 전제를 의심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전제를 의심했다. “우리가 개발하는 것이 꼭 강력한 접착제여야 하는가? 약한 접착제는 쓸모가 없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전제에 의심을 품은 결과 쉽게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포스트잇이 개발된 것이다. 전제는 가치관, 상식, 일반적 통념인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전제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판은 비난이 아니다. 비판은 이해를 위한 도구다. 자기 주장에 반론이 따른다고 위축되거나 주저할 필요는 없다. 그런 반론을 견디고 이겨냈을 때 자기 주장이 더 완벽해지기 때문이다. 반론가능성이 많은 이론일수록 과학적 가치가 크다. ‘달은 지구 주위를 돈다’라는 주장보다 ‘달은 지구 주위를 27.32일을 주기로 돈다’는 주장이 틀릴 가능성이 높지만 유용하다. 자기 주장에 대해 스스로 비판을 가해보면 주장이 더 탄탄해지고 설득력도 높아진다.
사고의 핵심은 추리력
사고의 핵심은 추리력이다. 추리력이란 혹시 그렇지 않을까 추측하고 상상하는 능력이다. 그럴 때 뇌가 활성화되고 실력이 는다. 적성검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역시 추리력이다. 추리력은 문제해결 능력, 기획력, 창의력, 논리적 사고력 등을 가리킨다. 추리소설은 추리력을 극대화한 형태의 문학 작품이다. 열려 있는 현관문, 깨진 유리창, 바닥에 고인 물, 새벽 4시에 멈춘 시계 등 의심이 갈 만한 소재들이 열거돼 있다. 각각의 사건을 일련의 스토리에 맞게 하나로 꿰어 맞춰보는 것이 추리다. 알려진 정보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는 것이다.
추리에는 연역추리법과 귀납추리법이 있다. 연역법은 ‘모든 사람은 죽는다. 그는 사람이다. 그럼으로 그는 죽는다’와 같은 논리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크게 시작해 결론은 작게 내린다. 큰 전제, 원리, 상식을 먼저 얘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금의 사건과 연결한다. 귀납법은 그 반대의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개똥이도 죽는다. 소똥이도 죽는다. 그래서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식이다. 가능성은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귀납은 작게 시작하고 그런 이야기를 모아 결론을 만든다. 조금 더 확장된 형태의 지식이다. 귀납은 숨겨진 원리를 찾는다. 사회생활에서의 경쟁력은 귀납법 추리력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나 현상을 예측하는 것이다. 커피숍을 낼 때도 그렇다. 다 돌아보고 잘나가는 커피숍의 공통점이 뭔지 파악한 뒤 일을 하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귀납추리를 위한 증거가 부족하단 것이다. 그럴 때 유사함을 기초로 추리하는 유비추리, 즉 유추(類推)를 사용해보라. 말 그대로 다른 종류와 비교해서 추리를 하는 것이다. 유비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비되는 사례가 과연 유사한 것인가를 따져보는 일이다. 이 점에 공감이 가면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통찰력도 중요하다. 예리한 관찰이란 관찰과 이에 따른 정보 이해를 말한다. 알려진 정보를 바탕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통찰력이다. 통찰력 앞에는 정보의 이해와 그에 따른 추리가 있다. 결국 뇌섹남의 정체는 정보의 이해, 정보의 분석, 새로운 정보 추리라는 프로세스에 있다. 그것을 보통 통찰력이라고 한다. 통찰력이란 사건들의 숨겨진 원리 찾기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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