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Says

동북아人 우울유전자 비율 70∼80% 우리는 더 열심히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163호 (2014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대인관계는 신체·정신건강의 핵심

고독은 수면시간과 정신건강 등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비만, 당뇨, 우울증, 심장병 등 각종 질병과 관련이 있음. 무관심(왕따)이 그릇된 관심(괴롭힘)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실제 연구결과 밝혀졌음. 인간관계가 활발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감기를 포함한 바이러스 감염에 더 강한 저항력을 보인다는 연구도 있음.

대화는 행복의 조건

얼굴만 알고 지내는 지인과의 단순한 대화만으로도 소속감과 행복감을 높일 수 있음. 출근길 홀로 앉아 단 한마디 말도 없이 가는 것보다 낯선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음.  

 

인간은 홀로(alone)지만 함께(together)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의 마음이 아무리 웅대해도 조그마한 몸뚱이 속에 갇힌 존재로, 항상 누군가와의 연결(connection), 즉 관계를 통해 자신을 확장(extend)하고자 한다. 가족에서 시작된 관계는 성장하면서 친구, 이웃, 동료, 연인, 부부, 자녀, 교우, 고객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된다.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이러한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고, 필요로 하는 역할이나 기능 또한 달라진다.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필수적인 것이 바로 관계의 기술, 즉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사회생활이 기계가 아닌 살아 있는 생물인 인간, 그것도 카멜레온 같은 인간을 대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기에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요소가 된 것이다. (그림 1)

 

커뮤니케이션을 토대로 한 관계는 정신과 육체 건강 모두를 좌우한다. 관계의 부적응으로 야기된 심리적 소외감은 신체적 고통과 직결될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의 삶을 좌우한다.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면역력 약화, 흡연율 증가, 혈압상승과 같은 신체적 변화는 물론 IQ·성적 감소, 우울증 심화처럼 정신건강에도 해를 끼친다. 또한 외로움과 우울증으로 이어져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인간은 소외될 경우 강한 충격을 받기에 관계에 집착하는 성향을 보여준다. ‘가장 가혹한 형벌은 독방에 가두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차단한홀로는 인간에게 몹시 고통스러운 일이다. 따라서혼자이지만 함께(alone together)’라는 역설적인 관계에서혼자보다는함께에 주안점을 두는 커뮤니케이션이 행복의 핵심변수다.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상사, 동료, 가족, 고객 등 모든 타인과의 관계가 행복을 좌우한다. 관계가 좋으면 행복하고 관계가 나쁘면 스트레스의 근원이 된다. 예를 들어 고객과의 관계가 좋으면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동료나 상사, 부하 직원과의 대인관계가 직장생활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인간의 성공 가도를 결정하는 것은 능력(competence)과 관계(relationship)지만, 직종에 따라 그 조합이 달라진다. 보통 능력은 집단 간 상하이동을 좌우하지만, 관계는 집단 내 이동을 좌우한다. 쉽게 말해 좋은 직장이나 대학에 가는 것은 성적이라는 능력이 좌우하고, 직장이나 대학 생활 만족도는 관계가 좌우한다.

 

왜 한국인이 관계에 더 노력해야 하나?

과학자들은 관계가 유전자, 부와 함께 행복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라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축복받은 국민이 아니다. 2014년 영국 워릭(Warwick)대 프로토(Proto) 교수팀은 국민 행복과 유전자와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에서 유전자가 국민 행복을 좌우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인간 행복을 좌우하는 세로토닌(감정을 조절하는 신경물질) 전달에 핵심역할을 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이른바 ‘5-HTT(5-Hydroxyl Triptophan Transporter)’에 주목했다. 세로토닌 전달을 좌우하는 트랜스포터 단백질의 양은 사람들이 낙관적이거나 밝은 측면만을 보도록 유도하는 나침반 호르몬이다. 이 유전자는 왜 인간이 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다르게 대처하고, 우울해하는지를 설명해준다. 5-HTT의 발현 정도가 조절 유전자의 일종인 프로모토(promoter)의 길이(LPR, Length Polymorphic Region, 다형성 영역)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프로모터의 길이가 길면[(L)5-HTTLPR, Long 5-Hdyroxyl Triptophan Transporter Length Polymorphic Region] 세로토닌의 발현이 잘 일어나서 행복을 강하게 느끼게 되지만, 짧으면[(S)5-HTTLPR, Short 5-Hydroxyl Triptophan Transporter Length Polymorphic Region] 세로토닌 발현이 3분의 1가량으로 줄어들어 우울함을 느끼기 쉽다.

 

프로토 교수팀의 연구결과 소위우울 유전자[(S)5-HTTLPR]’와 삶의 만족도는 부의 상관관계(negative correlation)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인종별로 그 분포도 달랐다. <그림 2>에서도 알 수 있듯이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낙천적인 국민성을 자랑하는 중남미 국가의 경우 우울 유전자를 보유한 비율이 전체 국민의 약 40∼50% 선에 달한다. 반면 중국,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경우 그 비율이 70∼80%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이는 대한민국 사람은 10명 중 8명꼴로 선천적으로 우울하기 쉬운 유전자를 타고난다는 뜻이다. 우리 주변에 유달리 우울한 사람이 많은 이유가 분명해진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2014년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2012년 기준)이 북한 38.5%, 한국 28.9%로 나란히 세계 2위와 3위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더욱 충격적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18.5%, 중국은 7.8%로 나타나 높은 자살률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쟁점이 되고 있다. 우울 유전자 수준은 비슷하고, 소득은일본>한국>중국순서인데도 자살률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는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소위팔자라고 할 수 있는 유전자가 행복하기 불리한 조건이니,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서라도 우울증을 극복해야 하는 셈이다.

 

관계, 유전자의 영역?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관계에 대한 분석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개인의 가치, 즉 몸값을 능력과 관계로 세분하기 시작한 것이다. 능력이 특정인의 신체적 매력이나 지능, 재산과 같은 특정인 고유의 속성을 말한다면, 관계는 특정인이 타인과 얼마나 조화롭게 관계를 형성하느냐의 문제다. 텍사스 오스틴대 이스트윅(Eastwick) 교수팀은 전통적으로 부, 지위, 신체적 매력으로 분류해오던 배우자의 가치에 관계라는 변수를 추가해 존경, 가치관, 관계만족도 등 상호관계도 배우자의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변수라는 점을 입증했다. 능력뿐 아니라 관계도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라는 주장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관계 역시 유전자의 조종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연처럼 보이는 부부의 만남이 과연 순수한 우연일까? 과학자들은 사람들에겐 종교, 나이, 피부색, 소득, 체형, 교육 등 다양한 요인이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려는 동질혼(assortative mating) 성향이 높다는 증거를 제시해왔다. 그렇다면 유전자는 결혼에 어느 정도 관여할까? 콜로라도 볼더대의 도밍그(Domingue) 교수팀은 부부간에도 유전자의 유유상종이 통할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섰다. 이들은 미국 내 백인 부부 825쌍을 대상으로 부부와 부부가 아닌 무작위로 선정한 쌍의 유전자와 교육의 유사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무작위로 선정한 두 남녀보다 부부의 유전자 유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유전자 유사성은 교육 유사성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교육보다는 적지만 유전자가 부부간 인연을 맺는 데 상당 부분 관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한 유전자를 갖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당신을 사랑해” 대신당신의 유전자를 사랑해라는 말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유전자는 배우자 선택뿐만 아니라 친구를 사귀는 데도 관여한다. 예일대 크리스타키스(Christakis) 교수팀은 친구 사이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무작위로 선정한 쌍에 비해 유의미한 유사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친구와 자신이 같은 고조할아버지로부터 비롯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성이 큰 것이다. 자신과 친구의 유전자 가운데 가장 유사한 것은 후각 관련 유전자로, 후각으로 친구를 골라 사귀는 셈이다. 이제 DNA 테스트로 친구가 될 확률을 계산할 수 있는 셈이다. 유전자가 부부나 친구 관계를 좌우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면서 유전자의 파워를 실감하게 된다.

 

대인관계는 신체·정신건강의 핵심

대인관계는 당사자의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건강까지 좌우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관계는 거론할 수 있는 모든 질병이나 문제와 관련돼 있다는 것이 계속된 연구로 규명되고 있다. 특히 고독은 수면시간과 정신건강, 수명 등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비만, 당뇨, 우울증, 심장병, 면역력 저하, 충동 억제력 저하 등 셀 수 없이 많은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고독은 만병의 근원으로, 타인과의 대화를 포함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대인관계가 만병통치약인 셈이다.

 

직장 내에서 왕따(ostracism)는 괴롭힘(harassment)을 당하는 것보다 당사자에 대한 충격이 더 크다. 과학자들은 왕따와 괴롭힘 가운데 무엇이 더 생산성을 좌우하는지를 분석했다. 캐나다 오타와대 오라일리(O’Reilly) 교수팀은 외톨이가 된다는 것과 괴롭힘을 당한다는 것이 어떻게 직장생활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교 분석했다. 사실 직장 내 왕따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이 겪는 일로 당사자의 소속감, 이직, 직장 만족도, 삶의 만족도, 우울증, 건강에까지 그 부정적 효과가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일리 교수팀은 연구결과 괴롭힘이 왕따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괴롭힘보다 왕따가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연구결과 왕따는 우울증을 유발하고 이직을 결심하게 하는 등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직접적 영향 외에도 왕따는 소속감을 상실시키게 만듦으로써 결국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직업 만족도 역시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왕따는 괴롭힘보다 부정적 효과가 더 크고 광범위한 것으로 드러나 무관심이 그릇된 관심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사한 유전자를 갖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당신을 사랑해대신당신의 유전자를 사랑해라는 말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인간관계가 행복, 건강, 사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망하는 연구를 계속해왔다. 1997년 카네기멜론대 코헨(Cohen) 교수팀은 친구, 가족, 직장 등 다양한 공동체 내에서의 인간관계가 호흡기질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인간관계가 활발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감기를 포함한 바이러스 감염에 더 강한 저항력을 보여줬다. 또한 2004년 호주 플린더즈대 자일스(Giles) 교수팀은 70세 이상 노인 1477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연구한 결과, 친구 관계가 좋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크게 낮아져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였다. 친척이나 아이는 아무런 차이를 낳지 못했지만, 친구는 노인의 수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이를 메타 분석한 결과 인간관계, 특히 친구와의 관계가 좋을 경우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왕따를 버틸 수 있게끔 도와주는 유일한 무기가 돈이라는 사실이다. 사회생활에서 대인관계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있는가 하면, 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도 있다. 일정 부분 돈은 대인관계의 대체재다. 실제로 2009년 중국 중산대 주(Zhou) 교수팀은 돈과 왕따와의 관계를 분석하는 실험을 했다. 이들은 돈을 세는 것만으로도 왕따나 신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관찰했다. 실험 결과 종이를 세는 집단에 비해 돈을 세는 집단에서 왕따로 인한 사회적 스트레스가 경감됐고, 뜨거운 물에 손을 담가 느낄 수 있는 신체적 고통도 더 잘 참았다. 이처럼 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소비하는 것을 연상만 해도 왕따나 신체적 고통을 잘 견디게 하는 것이다. 결국 돈은 왕따를 버틸 수 있게끔 도와주는 중요한 수단인 셈이다. (그림3)

 

대화=행복의 조건

사회학자들은 인간관계를강한 유대(strong ties)’약한 유대(weak ties)’라는 두 가지로 구분한다. 강한 유대는 가족이나 친구처럼 끈끈한 관계를, 약한 유대는 알고 지내는 사람이나 안면이 있는 사람, 지인과 같은 광범위한 관계를 뜻한다. 그렇다면 약한 유대 관계에 있는 사람, 즉 얼굴만 알고 지내는 회사 동료와의 관계가 직장만족도나 행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케임브리지대 샌드스트롬(Sandstrom) 교수팀의 연구결과 얼굴만 알고 지내는 지인과의 상호작용만으로도 구성원의 만족도와 행복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 강의가 끝난 뒤 얼굴만 아는 다른 학생과의 대화를 포함한 상호작용이 소속감은 물론 행복, 사회적·정서적 웰빙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강의실 내부뿐만 아니라 밖에서의 상호작용 또한 같은 효과가 있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사무공간 재배치나 사내동호회 등을 활성화해 직장만족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우리는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애써 외면하려 한다. 간혹 외국인을 만날 때 스스럼없이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에 당황할 정도다. 우리는 버스나 지하철로 출근하는 길에 셀 수 없이 많은 낯선 사람을 만난다. 과학자들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인간이 출근길에 만나는 낯선 사람과 왜 아는 체도 하지 않고 혼자 외로이 출근하느냐에 대한 의문을 품어왔다. 붐비는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몸을 부딪치면서도 서로를 애써 외면하는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의 속성에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에서 타인과의 관계는 수많은 이점을 주는데도 이 같은 기회를 묵살하는 것은 수수께끼와 같은 일이다.

 

2014년 시카고대 에플리(Epley) 교수팀은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시카고 출퇴근 시민을 세 집단으로 나눠 실험했다. , △여느 때처럼 출근하는보통 출근족(대조집단)’ △출근길에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대화 출근족(실험집단 1)’ △홀로 앉아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출근하는고독 출근족(실험집단 2)’ 세 집단으로 구분해 출근길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실험했다. 이 실험에서 과학자들은 출근길에 대화하지 않는 것은 홀로 앉아 출근하는고독 출근이 편해서일 수도 있고, 상대방이 대화를 꺼릴 수 있다고 지레짐작으로 과소평가해서일 수도 있다고 추론했다. 그리고 고독 출근을 선호해서인지, 아니면 상대방이 말을 거는 것을 꺼려서 대화하지 않으려 하는 것인지 그 원인을 밝혀내려 했다.

 

이 실험을 통해 알아낸 것은 누구나 상대방과 서로 관계를 맺고 싶어하지만, 상대방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지레짐작해서 섣불리 대화 나누기를 주저한다는 것이다. 출근길 기분을 더욱 긍정적으로 할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행복이나 즐거움을 최고로 하는 인간에게는 막대한 기회상실이다. 이 실험에서 가장 긍정적 경험을 했다고 하는 집단은대화 출근족으로, 홀로 우두커니 출근하는고독 출근족에 비해 훨씬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9차례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은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낯선 사람으로부터 대화를 받은 사람 모두 긍정적인 기분을 보고했다.

 

감정은 전염된다. 우울한 사람보다 즐거운 사람이 출근길에 인사할 확률이 높기에 즐거움이 전염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조금이라도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인사하고 지내는 것이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낯선 사람을 포함한 타인에 대해 가벼운 인사말을 하는 등의 커뮤니케이션이 행복을 가져온다는 증거는 많다.

 

당신도관계의 신()’이 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매력은 그 자체가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모든 관계에서 즐거움을 준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도록 단련하면 평생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외로움, 우울증, 자살 충동을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는 필살기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빨리 커뮤니케이션을 훈련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기법도 개인마다 다르고, 그 중요성을 이해하더라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모든 기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적합하고 자신 있는 기법만을 활용해 대인관계에서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다. 모든 비언어 기술을 익힐 필요 없이 자신에게 적합한 일부 기법만 익혀도 충분히 그 파워를 발휘할 수 있다.

 

관계는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이다. 특히 관계는 운명처럼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에 따라 단련되는 근육과 같은 특성이 있다. ‘관계 근육을 단련하는 것은 개인도 중요하지만, 기업·국가 등 사회적 노력도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개인과 기업의 핵심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이다. 과학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개인이 축적하고 개발해야 할 자산으로 규정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개인이 갖는 경제적 자산, 사회적 자산, 문화적 자산, 에로틱 자산(erotic capital)에 모두 해당한다. 이 때문에 협상, 영업, 고객 서비스, 마케팅, 고객관계관리(CRM), 프레젠테이션, 인사노무관리(HRM)는 물론 CEO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사회생활의 핵심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백전백승하는 확실한 비법은 없다. 하지만 상식이나 경험이 아니라 과학에 근거한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활용한다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있어 저마다 전문가라고 하지만, 그 전문성이 과학이 아니라 편협한 경험에만 근거한다면 대화 매너만을 배울 수 있을 뿐이다. 과학적으로 검증돼 실패확률이 낮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기법을 습득해 실천할 때 커뮤니케이션 지능(communication intelligence)을 높일 수 있다. 자기 분야의 전문성이 15%,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포함한 설득력이 85%가량 성공을 좌우한다는 데일 카네기의 말처럼 커뮤니케이션은 인간 성공의 핵심요인이다.

 

국민소득 증가와 삶의 만족도 향상이 비례하지는 않는다. 경제규모를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낮은 편이다. WHO가 공개한 자살통계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증가해도 삶의 만족도가 향상되지 않는다면, 결국 유전자는 팔자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지능이 장애물이라는 의미다. 유전자··커뮤니케이션이라는 세 축 가운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투자소홀로 만족도가 낮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경쟁격화에 따라 사람들은 더욱 유대감을 형성하고 싶어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이 시대의 강자는 모두 관계를 사업화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사업자다. 하지만 SNS를 통한 과도한 관계형성 또한 스트레스의 근원이라는 것도 과학자들의 경고다. 커뮤니케이션은혼자(alone)’지만함께(together)’이고 싶은 인간본능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존재로 변신할 경우 수많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근육을 단련하는 것, 그것은 우리 사회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경제적인 방법이다.

 

참고문헌

 

Christakis et al,. (2014). Friendship and natural selection. PNAS, 111-3(sup), 10796-10801.

 

Domingue, B. W et al,. (2014). Genetic and educational assortative mating among US adults. PNAS, 111-22, 7996-8000.

 

Eastwick, P. W & Hunt, L. (2014). Relational mate value: consensus and uniqueness in romantic evaluation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6-5, 728-751.

 

Epley, N et al,. (2014). Mistakenly seeking solitude.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143-5, 1980-1999.

 

O’Reilly, J et al,. (in press). Is negative attention better than no attention? The comparative effects of ostracism and harassment at work. Organization Science.

 

Proto, E & Oswald, A. J. (in press). National happiness and genetic distance: a cautious exploration. A working paper.

 

Sandstrom et al,. (2014). Social interactions and subjective well-being: the surprising power of weak tie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40-7,910-922.

 

Tamir, I. D & Mitchell, J. P. (2012). Disclosing information about the self is intrinsically rewarding. PNAS, 109-21, 8038-8043.

 

WHO. (2014). Preventing suicide- a global imperative. WHO. (http://www.who.int/mental_health/suicide-prevention/world_report_2014/en/)

 

Zhou, X et al,. (2009). The symbolic power of money: reminders of money alter social distress and physical pain. Psychological Science, 20-6, 700-706.

 

허행량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hsignal@gmail.com

필자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매체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SSCI급 저널에 손가락 비율과 얼굴 넓이-높이 비율과 관련된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매일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저서로 <스타마케팅> <한국의 엘리트와 미디어> <당신의 본능은 안녕하십니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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