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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Analysis

분석 능력은 자기계발의 블루오션 문맹보다 무서운 ‘수맹(數盲)’ 벗어나자

김진호 | 154호 (2014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숫자와 통계만 나오면 움츠러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를 무조건 피하고 멀리하기보다는 분석역량을 키우고 좀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인식과 관련 연구 조사, 모형화, 자료수집, 자료분석, 결과제시로 이어지는 분석의 각 단계에서 숫자와 통계가 제시하는 논리와 근거를 꼼꼼히 파악하고 문제 해결과정의 핵심(key)으로 적극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으로부터 549년 전인 1465 6월의 어느 날, 세종께서 신하들과 국사를 논의하다가 갑자기 신하들을 바라보며 물었다.1  “한양의 위도가 얼마인고?” 세종 앞에 늘어선 많은 신하들이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돼 대답을 하지 못했다. 세종이 다시 물었다. “한양의 위도가 얼마인고?” 신하들은 머리를 숙인 채 서로를 힐끔거리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침묵이 길어지자 세종이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한 신하가 앞으로 나섰다. 그는한양의 위도는 38도 강()이옵니다라고 대답했다. 세종은 깜짝 놀랐다. 나중에 세종은 그에게 조선의 천문역법을 책임지도록 하는 발탁인사를 단행했다. 대답을 한 그 신하가 바로 이순지(李純之). 그는 당시 승무원에서 외교 문서 관련 업무를 맡았던, 천문과는 무관한 직급의 관료였다.

 

경북 영천시 화북면에 있는 1124㎞ 높이의 보현산 정상에는 동양 최대의 종합 천문대인 보현산 천문대가 있다. 이 천문대는 12㎞ 멀리 떨어져 있는 100원짜리 동전도 식별할 수 있는 1.8m 크기의 광학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천문대 연구원들은 2000년대 초 많은 소행성을 발견했는데 이 중 다섯 개에 한국전통과학자의 이름을 붙였다. 최무선, 이천, 장영실, 허준, 이순지가 그들인데 이 걸출한 5인의 과학자 중에 새로 발견한 소행성의 이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아마 이순지일 것이다. 이순지는 천체를 관측하고 그 움직임을 계산해 이를 정확한 달력으로 만드는 일을 수행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천문학자였다.

 

세종은 즉위 초부터 조선의 독자적인 천문역법을 세우고자 했다. 삼국시대에는 주로 중국의 역법을 빌려 썼고 고려 때는 그것을 개성 기준으로 약간 수정해서 사용했다. 조선시대에 한양으로 천도한 후에는 그것을 약간 더 수정해서 사용했지만 근본적으로 조선을 기준으로 한 천체 운동은 계산하지 못하고 있었다. 세종은 조선에 맞는 역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433년 조선의 천문역법을 정비하라는 세종의 명에 따라 이순지를 중심으로 역법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1442년에 이르러 조선의 독자적인 역법인 <철정산내편(七政算內編)><칠정산외편(七政算外編)>이 편찬됐다. 칠정(七政)이란 해, ,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을 말한다. 이로써 그동안 중국 역법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비로소 조선 고유의 천체 운행을 계산할 수 있게 됐다.

 

이순지가 세종에게 발탁돼 최고의 천문학자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세조실록> (세조 11, 1465 611)에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어느 날 세종이 한양의 북극고도가 얼마냐고 물었을 때 관료 중 유일하게 이순지가 38도 강이라고 대답하자 세종이 이를 의심했다. 나중에 중국에서 온 사신이 역서를 바치고한양은 북극에 나온 땅이 38도 강입니다하므로 세종이 기뻐하시고 마침내 명하여 이순지에게 천문역법을 교정하게 했다.” 이순지가 세종에게 발탁된 것은 우연이나 운()이 아니다. 임금이 우리만의 역법을 세우려는 뜻을 갖고 있음을 알고 가장 기본이 되는 한양의 위도를 미리 고민한 결과다. 이미 계산을 끝내고 준비한 이순지에게 세종의 느닷없는 질문은 오히려 그를 돋보이게 하는 기회로 작용했다.

 

개인이나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겉으로 말만 번지르르할 뿐 실제 내공은 부족한 사람들이 많은 오늘날, 숫자와 통계,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분석 능력이야말로 자기 계발의 블루오션이다. 많은 사람들이 통계를 어려워한다. 숫자만 나오면 피하고 싶어 하고 재미없어 한다. 파울로스(John Allen Paulos) 템플대 교수는 현대에 문맹이란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에 두려움을 갖고 편안하게 다루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를수맹(innumeracy)’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했다.2  많은 사람이 어려워하며 자신 없어 하는 분야야말로 경쟁이 적고 광활하게 열린 블루오션이다. 사실 숫자와 통계를 기반으로 하는 분석능력이야말로 이 시대 직장인들이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기도 하다. 데이터가 넘쳐날수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필요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은 계량적 정보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새로운 지식(The New Know)>의 저자인 메이(Thornton May)어느 분야에서 어떤 경력을 쌓고 있든 그의 성공(개인적이든 직업적이든)은 분석역량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림 1분석의 6단계

 

분석의 6단계

분석은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며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영역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돼 왔다. 일반적으로 분석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데 예를 들어 분석적인 마케팅 조사는 연구 목적, 연구 설계, 표본 설계, 자료 수집, 자료 분석, 결과 제시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여기에서는 영역과 무관하게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분석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여섯 단계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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