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티아라
사례 1. 2008년 프로야구 시즌에서 LG 트윈스가 꼴찌를 차지한 순간 LG그룹 최고홍보책임자인 정상국 부사장은 뭔가 단순히 야구팀의 저조한 성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LG 트윈스 팬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 때문이었다. 2008년 시즌 내내 LG 트윈스의 저조한 성적을 지켜보던 팬들은 결국 꼴찌로 마무리하자 실망이 분노로 바뀌었다. 온라인상에서의 비난이 LG 트윈스 팬클럽을 이탈하는 움직임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는 팬들의 움직임이 LG 트윈스 구단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 미칠 영향까지 생각하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당시 만해도 전혀 예상치 못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 프로야구 시즌의 우승팀이 승리를 자축하는 광고를 싣는 것이 일반적인데 꼴찌팀인 LG가 야구단이 아닌 그룹 차원에서 팬들의 실망에 공감하는 전면광고를 싣는 파격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 광고에는 LG 트윈스의 성적에 실망한 어린 아들을 위로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다. 팬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패배의 순간에도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했다.
당시 LG 트윈스 야구단 홈페이지에는 “소리를 내서 읽으면서 살짝 목이 메었다” “이렇게 깜짝 감동을 주는군요. LG팬만이 공유할 수 있었던 찡한… 뿌듯하군요. 내년엔 멋진 경기로 눈물 쏟게 해 주세요…”라는 의견까지 실리며 팬들 사이의 공감과 위로를 만들어 냈다. 이는 팬들의 분노를 진정시키는 효과는 물론이고 팬들의 사랑에 공감하는 기업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효과도 있었다. 물론 올 한 해 LG 트윈스는 두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 퇴장당하는 사건으로 큰 위기를 겪었지만 2008년 당시의 위와 같은 조치는 기업의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사례다.
사례 2. 2009년 8월 영화배우 정우성이 일본 연예 프로그램에서 김치를 ‘기무치’로 적었다가 논란이 일자 소속사에서는 “그가 직접 쓴 것이 아니다”는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정우성은 직접 나서서 바로 잡고 다음과 같이 사과했다. “가장 먼저 드려야 할 말씀은 답안은 제가 쓴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당시 프로그램 측에서 제공한 4개의 일본식 표기 답안 중 하나를 그대로 옮겨 적는 어이없는 실수였습니다. …… 담당 매니저가 저를 보호하겠다는 짧은 생각으로 제게 정확한 확인 절차 없이 사실에 어긋나는 진술로 혼란을 가중시킨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정우성의 쿨 한 인정과 사과로 인해 비난 여론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이 두 가지 사례는 2012년 일본축구협회에 대한 굴욕 외교와 대응과정에서의 은폐로 곤욕을 치른 대한축구협회와 ‘왕따설’로 큰 홍역을 치른 티아라의 사례를 분석하는 데 좋은 비교 대상이 된다. 흥미롭게도 대한축구협회는 정우성으로부터, 티아라는 LG트윈스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 이러한 비교 분석은 기업 리더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대한축구협회와 티아라는 성격이 다른 조직이지만 두 가지 중요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째, 축구팬이나 티아라팬 같은 일반적인 소비자가 아닌 열광적인 팬(fan)을 상대한다는 점이다. 둘째, 2012년으로 좁혀보면 두 조직 모두 실수와 잘못으로 팬들을 실망시켰을 뿐 아니라 사회 이슈화되고 여론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기업들은 이 두 가지 사례로부터 팬과 여론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 여론에 ‘쿨’ 하게 대응할 수 없었을까?
한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2012년 대한축구협회는 한마디로 ‘실정 퍼레이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올림픽에서 일본을 이기고 동메달을 획득하는 성취를 했음에도 이들은 실책을 연발하며 인정이 아닌 비난 여론을 감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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