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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순환학습과 시스템적 사고

이방실 | 102호 (2012년 4월 Issue 1)




조직 학습과 관련된 주요 개념으로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크리스 아지리스(Chris Argyris) 교수가 제시한단일순환학습(single-loop learning)’이중순환학습(double-loop learning)’이 있다. 단일순환학습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존 규범 안에서 오류를 확인하고 행동을 수정해가는 학습 활동이다. 이에 비해 이중순환학습은 문제 발생 시 현재의 규범을 결정짓고 있는 기본 전제와 가정 그 자체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궤도를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단일순환학습이 추구하는 목표는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doing things better)이다. 현재의 틀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기존 방식을 효율화하고 정교화해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물론 이런 학습활동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21세기 지식경제시대엔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ffectiveness)만 높여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급변하는 상황하에서 조직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고차원적인 학습 역량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이중순환학습이다.

 

이중순환학습은 기존 행동을 지배하는 여러 가정들과 이론 자체에 의문을 갖고 근본적으로 조직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끊임없는 시행착오 과정과 성찰을 통해 기본 가정들을 재점검하기 때문에 창조적이고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단일순환학습이 개별 사안의 단순한 오류 확인과 시정에 그친다면 이중순환학습은 시스템 전체를 분석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는 MIT슬론스쿨의 피터 셍게(Peter Senge) 교수가 주장하는5원리와도 연결돼 있다.

 

셍게 교수는 저서 에서학습하는 조직(learning organization)’이란 적응하고 변화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새롭고 발전적인 사고 패턴이 촉진되며, 조직 내 모든 단계에서 끊임없는 학습이 일어남으로써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을 학습하는 조직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자기연마(personal mastery) △고정 관념(mental models) 극복공유 비전(shared vision) 구축팀 학습(team learning) △시스템적 사고(systems thinking)의 다섯 가지를 꼽았다. 이 중 각 요소 간 상호 의존성과 관련성에 착안해 전체 형태와 움직임을 파악하는 시스템적 사고가 다른 네 가지 요소를 통합하는 제5원리라는 게 셍게 교수의 설명이다. 부분에 함몰되지 않고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 나무만 보지 않고 전체 숲을 바라보는 관점, 개별 사안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조망하는 혜안이 학습하는 조직에 이르게 하는 핵심이라는 뜻이다.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하는 건(doing things right) 관리자(manager)의 영역이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아 옳은 일을 하는 건(doing the right things) 리더(leader)의 몫이다. 지금 당장 조직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관리(managing)가 필수지만 조직에 지속가능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건 리딩(leading)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당장의 문제를 개선해 좀 더 나은 상태로 만드는 단일순환학습도 중요하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획기적이고 창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중순환학습과 시스템적 사고다.

 

 

 

 

이방실 기업가정신센터장 smile@donga.com

필자는 서울대 영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석사)을 졸업했고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신문 기자를 거쳐 올리버 와이만에서 글로벌화 및 경쟁전략 수립 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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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실

    이방실smile@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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