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학습과 관련된 주요 개념으로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크리스 아지리스(Chris Argyris) 교수가 제시한 ‘단일순환학습(single-loop learning)’과 ‘이중순환학습(double-loop learning)’이 있다. 단일순환학습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존 규범 안에서 오류를 확인하고 행동을 수정해가는 학습 활동이다. 이에 비해 이중순환학습은 문제 발생 시 현재의 규범을 결정짓고 있는 기본 전제와 가정 그 자체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궤도를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단일순환학습이 추구하는 목표는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doing things better)이다. 현재의 틀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기존 방식을 효율화하고 정교화해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물론 이런 학습활동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21세기 지식경제시대엔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ffectiveness)만 높여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급변하는 상황하에서 조직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고차원적인 학습 역량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이중순환학습이다.
이중순환학습은 기존 행동을 지배하는 여러 가정들과 이론 자체에 의문을 갖고 근본적으로 조직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끊임없는 시행착오 과정과 성찰을 통해 기본 가정들을 재점검하기 때문에 창조적이고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단일순환학습이 개별 사안의 단순한 오류 확인과 시정에 그친다면 이중순환학습은 시스템 전체를 분석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는 MIT슬론스쿨의 피터 셍게(Peter Senge) 교수가 주장하는 ‘제5원리’와도 연결돼 있다.
셍게 교수는 저서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하는 건(doing things right) 관리자(manager)의 영역이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아 옳은 일을 하는 건(doing the right things) 리더(leader)의 몫이다. 지금 당장 조직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관리(managing)가 필수지만 조직에 지속가능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건 리딩(leading)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당장의 문제를 개선해 좀 더 나은 상태로 만드는 단일순환학습도 중요하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획기적이고 창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중순환학습과 시스템적 사고다.
이방실 기업가정신센터장 smile@donga.com
필자는 서울대 영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석사)을 졸업했고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신문 기자를 거쳐 올리버 와이만에서 글로벌화 및 경쟁전략 수립 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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