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에서 우리는 피드백을 통해 성장한다. 피드백에는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있다. 전자는 피드백을 받는 사람에게 힘을 주지만, 후자는 반대로 힘을 빠지게 한다. 부정적 피드백을 받았을 때 대처법과 부정적 피드백을 스스로 피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피드백 해석이 중요
기획서 초안을 작성하다가 흥미로운 마케팅 방법론을 발견해 점심도 샌드위치로 때우고 더 다듬는 작업을 했다. 너무 뿌듯했다. 오후에 팀 미팅 때 팀장에게 초안을 넌지시 보여줬다. 팀장이 초안을 휙 훑어보더니 무덤덤하게 한마디 던진다. “아, 이 방법. 내가 대학 때 봤던 마케팅 교재에 나왔던 거네.”
이 말을 듣는 여러분의 마음은 어떨까? ‘아이구, 그래 너 잘났다. 너한테 보여준 내가 잘못이지.’ 혹은 ‘그래, 내가 뭘 대단한 걸 알아내기나 하겠어. 용 써봐야 팀장 발끝에도 못 미치지.’ 등 극단적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어느 쪽이든 기운이 빠진다.
문제는 팀장이 피드백을 주는 훈련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 팀장의 팀장도 필경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가족 심리 치료에서는 가족 내부의 문제는 대대로 이어진다고 한다. 아버지가 가진 문제는 아들에서 손자로 계속 이어진다. 이럴 때 팀원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드백을 잘 해석하는 일이다.
피드백 뒤에 숨을수록 자신은 더 드러나
기억해야 할 명언이 있다. 제럴드 와인버그라는 전설적 컨설턴트가 한 말이다. “피드백 정보는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거의 모두, 피드백을 받는 사람보다 피드백을 주는 사람에 대한 것이다.” 이 원칙에는 이름이 있는데, ‘주는 이의 사실(Giver’s Fact)’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누군가가 나에게 피드백을 주면 그 피드백에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한 일이 어떻다’는 정보보다 ‘피드백을 준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정보가 더 많다. 앞에서 팀장이 한 이야기에는 나(팀원)에 대한 정보보다 팀장 자신에 대한 정보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정보들이 있는지 보자.
①팀장은 다른 팀원보다 자신의 지식수준에 대해 자신이 없다.
②가만히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수준을 낮게 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자신의 지식을 부적절한 순간에 알리는 모습에서 이를 유추해볼 수 있다.
③자신이 많이 알아야 팀장으로서 권위가 선다고 생각한다. 즉, 팀장의 권위를 세우는 다른 효과적 방법을 모른다.
④팀장으로서의 권위와 리더십에 자신이 없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왜 이런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했을까.
⑤결과적으로 상대나 맥락과 연결이 안 된다. 그의 피드백에는 팀원이나, 팀 미팅이라는 맥락에 대한 언급이 없다.
여기에서 보다시피 스스로 피드백 뒤에 숨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게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원칙을 잘 활용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피드백을 줄 때:내가 혹시 이 피드백을 통해 주려는 정보는 무엇인가? 나에게 어떤 느낌과 의도가 있는가? 상대는 이 피드백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할까? 등을 미리 파악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처음에 생각했던 피드백보다 좀 더 적절한 피드백으로 바꾸어 전할 수있다. 물론 과거에 내가 줬던 피드백을 반성할 수도 있다.
피드백을 받을 때:부정적이거나, 사람을 조종하려는 피드백을 대했을 때 상심하지 말고 우선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 내 감정에 너무 휘둘리지 않으면서 상대의 느낌, 욕구 등을 파악해본다. 더 나아가 피드백 정보를 나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석하고 이용할 수있다.
일반적으로 부정적 피드백을 받으면 도무지 다른 생각을 할 여유를 찾지 못한다. 이때 ‘주는 이의 사실’이라는 원칙을 적용하면 머릿속에 공간과 여유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면 피드백은 나에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