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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이미지 변신 기회로 삼자

전재영 | 30호 (2009년 4월 Issue 1)
Q 회사에만 오면 초조해지고 바짝 긴장하게 됩니다. 가뜩이나 어렸을 적부터 약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라서인지 상대가 강하게 느껴지면 주눅이 들고 위축됩니다. 상사 앞에서만 긴장하는 게 아니라 동료나 후배 앞에서도 자주 자신감이 사라집니다. 부장님이 함께 일하는 후배를 찾기만 해도 어쩐지 저를 은근히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술과 담배를 못하는 편이라 회식 자리에서도 2차, 3차까지 가면 정말 고역입니다. 그래서 가끔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오는 편이지요. 그런데 언젠가 부장님이 마침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밖에서 바람을 쐬고 있는 저를 보시고는 언짢은 말투로 “왜 자꾸 도망가려 하느냐”고 말씀하시더군요. 심지어 제가 술을 잘 못 마실 때는 공연히 부장님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집니다. 회식 다음 날 부장님이 ‘회식 자리도 업무의 연장이다. 함께 시작하고 함께 끝내자’는 지적을 했다는 얘기를 팀원으로부터 전해 들어 더욱 황당했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눈치를 보며 지내야 할지, 그렇다고 제 목소리를 내자니 이미 찍힌 몸이 더 찍힐까봐 두려워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모두가 제 편이 아닌 것 같고, 제가 왜 이런 처지인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ID: 신경과민)
 
A 당신의 태도를 좋지 않게 해석하는 상사 때문에 화가 나고,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잃어버린 것 같아 속상하셨겠네요.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은 피해자, 상사는 가해자라는 생각이 쉽게 들겠지요. 지금 당신이 속상한 이유는 전적으로 부장님의 책임으로 생각될지 모릅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당신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상사의 태도를 비난할 명분이 생길 테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마음이 편해지기보다는 오히려 상사의 시선과 발언에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겠지요. 그러면 당신은 조직 내에서 무력한 패배자로만 남게 될 것이고요. 이러한 성향이 굳어지면, 편집과 강박이라는 성격장애로까지 발전해 조직 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요?
 
우선,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스스로 책임지는 방향으로 시각을 바꿔보세요.
지금처럼 자기 연민에 빠지거나, 끊임없이 문제의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기는 상황에서는 자신만 고통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갈등에서 상사가 차지하는 몫보다는 자신의 몫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차리는 게 중요합니다. 우선 상사의 어떠한 지적에 불편해하는지를 살펴보기 바랍니다. 상사의 말과 행동이 당신에게 어떤 상처를 입혔는지 상사 스스로는 잘 몰랐을 것입니다. 자신이 민감하게 느끼는 부분을 상대가 몰라준다고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자신이 중요하게 느끼는 것이 사실은 아주 하찮은 일일 때도 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팀원들과 상사에게 보여준 당신의 행동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지 들여다보기 바랍니다.
 
둘째, 상대방의 부정적 피드백을 긍정적 피드백으로 돌릴 수 있을 정도의 재치를 길러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자기 긍정’이 우선돼야 합니다. 상대방이 지적하는 자신의 약점을 먼저 담담히 인정하고 수용하세요. 이는 상대방과 내가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상대와 내가 다르므로 나와 똑같은 생각과 느낌을 상대에게 강요할 수 없지요. 자연히 상대의 마음을 지배하려는 마음이나 상대의 피드백에 대한 저항감이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오히려 상대의 기분을 존중함으로써 상대의 시선에 대해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되지요. 그럴 때 상대의 부정적 피드백을 긍정적 피드백으로 돌릴 수 있는 재치가 생깁니다.
 

셋째, 당신이 느끼고 있는 열등감을 상대와는 다른 나만의 특화된 차별성으로 승화시켜보세요.
열등감은 마음속에 그려놓은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그 열등감의 굴레에 매어두면 주변 상황은 당신에게 경계의 대상이자 위협의 공간이 될 수밖에 없지요. 특히 조직 생활에서 자신을 열등감에 매어놓으면 상대의 지적과 비난은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합니다. 자신감이 없는 상황에서 듣는 비판과 지적은 열등감을 더욱 자극해 증폭시키는 꼴이 돼버리니까요. 이러한 상황에 당당히 직면하려면 평소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긍정적인 부분에 눈을 돌리세요. 누구든 자신만 갖고 있는 강점이 분명 한두 가지는 있습니다. 대개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사람들은 못난 점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자원에 눈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당신만의 자신감을 만들기 바랍니다.

넷째, 타인의 시선에 갇힌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깨부수려고 노력하세요.
어린 시절부터 주변에서 자주 들은 부정적인 자기 인식(예를 들어 남자답지 못하다)은 종종 성인기에까지 영향을 끼쳐, 마치 자신이 정말 그렇게 돼야 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례가 흔합니다. 자기 최면처럼 말이죠. 이제는 연약한 당신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세워보세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즉 ‘여성스럽다’ ‘까다롭다’ ‘투박하다’ 등의 이미지들을 중화하기 위해서는 옷차림, 말투, 시선 처리, 목소리뿐만 아니라 술자리 매너, 놀이 매너의 이상적 모델을 정하고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그동안 굳어진 자신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탄력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나친 경계심은 자기 믿음과 상대방에게 먼저 다가서려는 시도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관계 속에서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당신이 움직일 때 깨질 수 있습니다. 그냥 상황만 지켜보고 있으면 당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태도를 바꾸기 위한 ‘실험적 행동’을 연습하십시오. 상대방에게 먼저 인사하기, 미소 짓기, 말 걸기 등을 연습해보세요. 회의나 회식 자리에서도 의견 내기, 농담 주고받기 등을 시도해보시고요. 조그마한 변화에 따라 상대의 반응도 훨씬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반응을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다는 상대의 반응에 대해 당신이 느끼는 대로 적극적으로 신호를 보내세요.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영향을 끼치는 적극적인 성격 변화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열등감에 사로잡히거나 실패와 좌절에 얽매이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부정적 상황을 상상하는 순간 당신의 긍정적인 점을 사용하지 못함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오히려 부정적 상황도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활용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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