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의미 있는 학습은 학습 과정에서가 아니라 행동에 대해 성찰(reflection)해볼 때 이뤄진다(레지놀드 레번스·‘액션러닝’을 창시한 영국의 학자이자 경영 컨설턴트).’ 최근 제가 무척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화두입니다. 조직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무척 도움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사실 오늘 점심에도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책과 인터넷을 비교할 때, 책이 훨씬 교육적으로 효과적인 매체라는 요지였지요. 책은 쉽게 다시 펼쳐 리뷰해볼 수 있지만, 인터넷 콘텐츠는 (북마크가 가능하긴 해도)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성찰이란 무엇인가
학습을 연구하시는 분들에게 ‘성찰’은 상당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합니다. 성찰은 행동이나 학습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 되새겨, 실행으로 옮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만, 특히 ‘실행’이라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성찰은 작업의 ‘품질’을 살피고 문제점의 유무를 탐색하는 데 유용할 뿐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역할도 합니다. 후자의 효과는 팀 학습에서 다른 사람의 느낌과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성찰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개인 및 조직의 학습과 자기계발, 업무에 대한 리뷰 및 평가, 의사결정 등 꽤 범위가 넓습니다. 성찰은 업무가 끝난 후는 물론 진행 중에도 할 수 있습니다. 업무 진행 중 성찰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멈추고 성찰하기(stop and reflection)’가 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회의나 일을 하다가 새로운 개념(또는 업무)이 나오면, 아무나 ‘스톱’을 외치고 이를 차트에 적은 후 나중에 리뷰를 통해 그것을 차근차근 짚어보는 것입니다.
어떻게 성찰할 것인가
성찰이 실제 기업 현장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예로는 액션러닝(action learning)을 들 수 있습니다. 액션러닝은 조직 구성원이 학습 팀을 구성해 문제(실제 업무와 관련한)의 본질과 효과적인 해결 방법을 스스로 탐구, 질의, 성찰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얻는 방법론입니다.
김형숙 한국액션러닝협회 부회장님은 액션러닝을 L(Learning·학습)=P(Programmed Know-ledge·기존의 정형화된 지식)+Q(Questioning·질의)+R(Reflection·성찰)로 표현하시더군요. 현명한 질문은 팀원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 가정을 흔들어놓음으로써 새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합니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팀 미팅 및 성찰은 팀원들이 서로의 경험으로부터 학습하게 하고, 그들에게 통찰력을 제공해줍니다.
성찰은 개인이 프로페셔널로 성장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나날이 자신을 발전시키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성찰은 하루를 돌아본다는 점에서 일기 쓰기와 비슷합니다. 다만 ‘실천’이 꼭 들어가야 구체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김 부회장님의 설명입니다.
만약 늦잠을 자다 영어학원에 가지 못했다고 합시다. 이때는 단순히 ‘잘못했다’고 반성만 할 게 아니라 ‘저녁에 TV 보는 시간을 줄여 11시 이전에 일찍 잠자리에 든다’와 같이 구체적 행동을 정해 실천해야 발전이 있습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9호(2009년 3월 15일자) ‘강부장 개조 프로젝트’ 인터뷰에서 박헌준 연세대 교수님께서는 “성찰 없는 행동(perfor-mance)은 발전이 없고, 공허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가끔은 멈춰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