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프린터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한다면.” vs. “프린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고객 기술지원 문서에 있을 법한 위의 두 문장은 얼핏 같은 의미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라는 단어는 읽는 이로 하여금 본인과 연관성 높은 내용처럼 보이게 만든다. 따라서 전자의 문장은 사용자의 잘못이라고 추궁하는 것처럼 보여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한편 약 25만 건의 아마존 도서 리뷰를 분석한 결과, “좋은 책이다”와 같이 현재 시제로 작성된 리뷰의 영향력이 “좋은 책이었다”와 같이 과거 시제로 작성된 리뷰보다 더 높았다. 과거 시제로 작성된 의견은 특정 개인이 특정 시기에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하지만 현재 시제는 그보다 일반적이고 지속적임을 암시한다. 현재형으로 표현하면 말하는 사람이 단순히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그 의견을 확신한다는 느낌을 전할 수 있다.
이 책은 소셜마케팅 전문가인 조나 버거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마케팅학 교수의 신작으로 일과 삶에서 원하는 법을 이루게 해주는 ‘전략적 말하기’ 기술을 소개한다. 필자는 수만 개의 학술 논문, 수백만 개의 온라인 리뷰를 비롯해 고객 서비스 상담 녹취, 기사 등을 분석해 여섯 가지 유형의 ‘매직 워드’를 발견했다. 1) 정체성과 능동성을 북돋우는 단어 2) 자신감을 전달하는 단어 3)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데 효과적인 단어 4) 구체적인 내용을 나타내는 단어 5) 감정을 자극하는 단어 6) 유사성과 차별성을 활용하는 단어가 그것이다.
말 하나, 단어 하나는 고객 경험과 세일즈뿐만 아니라 커리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조직마다 사용하는 언어 특징이 다르다. 어떤 조직은 간략한 문장, 어떤 조직은 긴 문장을 사용한다. 구체적인 언어를 쓰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추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조직도 있다. 연구 결과, 유사성에 주목해 조직의 언어에 맞춘 사람이 오래,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했다. 동료와 언어 사용 스타일이 비슷한 직원이 승진할 확률이 세 배나 높았다. 이들은 업무 평가도 좋고 상여금도 많이 받았다. 동료들과 언어 스타일이 다른 직원은 해고될 확률이 네 배나 높았다. 따라서 새로운 조직에 빠르게 적용하고 싶다면 그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게 버거 교수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