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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커뮤니케이션

‘생각의 지름길’ 확증편향을 활용하라

이수민 | 336호 (2022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확증편향과 친숙성, 유사성은 적은 에너지로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생각의 지름길이자 세일즈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이다. 사람들은 기존에 형성된 생각에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확증편향을 가진다. 기존 고객에게 새로운 생각을 전할 때는 고객의 생각과 일치하는 내용을 먼저 제시하고, 잠재 고객을 대할 때는 향후 확증편향으로 작용할 첫인상을 긍정적으로 형성하기 위해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특정 정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무의식적으로 친숙성이 형성되며 고객과의 유사성을 강조하는 것도 친숙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생물의 생존에 중요한 원칙이 있다. 에너지 효율성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은 최소화하고 에너지 사용 효과는 최대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원칙에서 벗어나 자신의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낭비한 생물들은 모두 진화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제거됐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관계없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생명체에게는 반드시 적용되는 원칙이다. 따라서 인간도 이 원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지금은 생존 자체가 더 이상의 이슈가 되지 않는 시대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미 우리 무의식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의사결정에 아주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매일 접하는 수없이 많은 정보 모두를 논리적으로 따져보며 결정하지 않는다. 아니, 결정하지 못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우리 뇌에서 에너지 소모가 큰 일로, 모든 정보를 그렇게 처리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성 추구라는 생존의 절대 원칙에 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들의 뇌는 좀 더 에너지 사용이 적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생각의 지름길을 선호한다. 이 지름길은 편향(bias), 휴리스틱(heuristic), 고정관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세일즈 성과를 높이고 싶다면 이 지름길에 주목해야 한다. 고객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어떤 지름길을 택하는지 알고 활용한다면 세일즈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큰 세일즈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생각의 지름길 중 확증편향과 친숙성/유사성을 세일즈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1. 확증편향: 고객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의류 업계 영업 담당자 A 씨는 이번에 출시되는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인조가죽으로 만들었는데도 착용감이나 내구성이 천연 가죽에 뒤지지 않아 이 정도면 천연 가죽을 선호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가격은 거의 절반이지 않은가. 서둘러 품질과 가격 위주로 제품 홍보 문구를 작성해 잠재 고객들에게 보냈다. 그런데 천연 가죽 제품만 이용하는 고객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미지근했다. 아무리 개선된 품질과 가성비를 강조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도 천연 가죽에 비할 바는 못 돼”였다. A 씨의 생각이 완벽히 틀려버린 것이다.

세일즈 관련 업무를 한다면 누구든 똑같은 정보를 두고 나와 상대의 생각이 다른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우리 뇌는 한 번 형성된 생각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생각이 일단 굳어진 후에는 사람들의 생각이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그 이후에 접하게 되는 새로운 정보의 수용 여부는 객관적 사실과 관련 없이 자신의 굳어진 생각과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새로운 정보는 “거봐! 내가 얘기한 대로 잖아”라고 말하며 근거도 있고 유익하다고 여긴다. 반면에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근거가 없다고 무시하거나 왜곡해서 받아들인다.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우리 뇌가 일관성을 추구하는 욕구가 매우 강하기에 일어나는 심적 왜곡 현상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확증편향에 빠지면 자신의 생각과 모순되는 정보들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걸러내게 된다. 사실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 무섭고 파괴력이 강하다. 이 확증편향을 세일즈 글쓰기에 활용할 때 유의할 점은 두 가지다.1

첫째, 새로운 정보를 기존 고객에게 소개하는 경우라면 세일즈 담당자가 알고 있는 고객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을 먼저 강조해야 한다. 한마디로 ‘확증편향의 등에 올라타는 것’이다.

화장품 세일즈 담당자가 기존 고객에게 신제품을 소개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고객이 화장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 예를 들어 성분, 가격 등을 도입부에서 강조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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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잠재 고객에게 세일즈하는 경우라면 특히 제목이나 도입부를 매력적으로 작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일즈 제품과 당신에 대한 잠재 고객의 첫인상이 만들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첫인상이 생각의 씨앗으로 작용해 고객의 뇌 속에 확증편향을 만들게 된다. 이 확증편향이 세일즈 성과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한다.

당신이 휴대폰 세일즈 담당자이고 신형 휴대폰을 잠재 고객에게 소개하는 글을 보냈다고 해보자. 글을 본 고객의 유형은 긍정적 첫인상이 생긴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 두 가지로 구분된다. 당신의 제품에 긍정적 생각이 굳어진, 즉 확증편향이 생긴 고객은 이후에 접하는 정보들을 당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스스로 왜곡해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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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유성 펜과 같다. 한 번 고객의 마음에 새겨지면 지우기 어렵다. 이런 첫인상에 따라 어떤 생각에 도달하게 되면 고객은 그것을 뒤집는 증거보다 그것을 보강하는 증거를 찾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확증편향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우리 뇌의 아주 강력한 속성이다.

2. 친숙성과 유사성: 익숙하고 비슷하면 좋은 것.

고등학생 딸에게 미리 줬던 신용카드로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과자 몇 개만 사달라고 부탁했다. 어떤 과자를 사야 하는지 물어서 “네가 먹고 싶은 것을 사 오면 돼”라고 말했다. 저녁에 돌아온 아이의 쇼핑백에는 과자가 잔뜩 담겨 있었다. 그런데 과자 이름을 보니 대부분 낯이 익다. 딸의 입맛이 점점 아빠를 닮아가는 것 같다. 왜 이런 과자들을 골랐는지 물으니 질문이 이상하다고 눈을 흘긴다.

딸은 ‘왜’ 가족들에게 익숙한 과자들을 잔뜩 사 왔을까. 맛? 글쎄, 맛은 구매에 있어 필수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게다가 마트에는 새로 나온 맛있는 과자들도 넘쳐나지 않는가. 여기서부터 자신 있게 답하는 사람은 드물다. 좋아하게 된 이유는 무의식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광화문 교보문고 건물에 부착된 글 중 가장 사랑받았던 글이 나태주 시인의 시라고 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2

그런데 왜 오래 보면 사랑스러워지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답이 딸이 과자를 고른 이유를 설명해준다. 오래 보면 친숙성이 높아지고 친숙성이 호감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딸이 사왔던 과자들은 어릴 때부터 아빠가 자주 사줬던 제품들이었다. 즉, 눈에 익숙한 제품이었다는 말이다. 그 익숙함이 딸 아이가 제품을 구매할 때 무의식으로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마케팅의 거장 세스 고딘은 “반복적으로 자주 노출된 것은 익숙해지고, 익숙한 것은 정상적인 것이 되고, 정상적인 것은 믿을 만한 것이 된다”3 라는 말로 이 현상을 설명한다. 뇌과학적으로 반복 노출이 효과가 있는 이유는 기억 공고화와 관련이 있다. 기억이 굳어졌다는 말은 그 기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공고화된 기억이 세일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 뇌는 기억이 쉽게 떠오르는 대상을 신뢰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광고에 목을 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TV나 인터넷 등을 통해 시장에 노출이 많이 된 제품일수록 소비자는 더 큰 호감을 느끼고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친숙성을 올리기 위해 꼭 비싼 광고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고객에게 보내는 글에 친숙성을 높이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해당 부분을 반복 노출하는 것으로 족하다. 제품이나 회사 이름, 로고 등 어느 것이나 좋다. 통상 회사 이름과 로고는 문서 하단에 아주 작게 삽입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이 이것을 읽을까. 물론 아니다. 그렇지만 그와 관계없이 이미 그들의 뇌의 시각 시스템에 무의식적으로 해당 문구들은 노출됐다. 이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반복 노출을 통해 익숙해진 자극은 뇌 속의 호감 버튼을 눌러준다. 읽는다는 의식의 작용 없이 무의식적으로 이뤄진 일이다. 사실 그래서 더 효과적이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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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성을 높이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유사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유사성을 활용하면 노출 횟수가 적다고 하더라도 친숙성을 올릴 수 있다.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을 더 좋아한다. 상대에게서 신념, 종교, 취미, 사회적 지위, 경험 등 서로 비슷한 것을 발견할 때 친숙함을 쉽게 느낀다.

세일즈 글을 쓸 때 유사성이라는 생각의 지름길을 적극 활용하면 고객이 당신이나 당신이 팔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친숙성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 고객이 특정돼 있다면 그들이 당신의 글에서 유사성을 느끼게 만들자. 회사명, 위치, 이름, 과거 경험 등 유사한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다. [표 1]은 고객의 유사성을 무의식적으로 점화시킬 수 있는 예시 문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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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이나 휴리스틱 같은 생각의 지름길은 설령 상대가 그 존재 여부를 알고 있더라도 효과가 있다. 인지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우리 뇌의 생존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세일즈 분야의 특성에 맞게 적절히 변형해 활용해보자. 효율적으로 세일즈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필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자동차에서 경력을 쌓았고 잡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연구와 강의 중심 교육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고 있다. 주된 강의 분야는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mnjpartner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 『강사의 탄생: 뇌과학을 활용한 효과적인 강의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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