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증편향과 친숙성, 유사성은 적은 에너지로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생각의 지름길이자 세일즈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이다. 사람들은 기존에 형성된 생각에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확증편향을 가진다. 기존 고객에게 새로운 생각을 전할 때는 고객의 생각과 일치하는 내용을 먼저 제시하고, 잠재 고객을 대할 때는 향후 확증편향으로 작용할 첫인상을 긍정적으로 형성하기 위해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특정 정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무의식적으로 친숙성이 형성되며 고객과의 유사성을 강조하는 것도 친숙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생물의 생존에 중요한 원칙이 있다. 에너지 효율성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은 최소화하고 에너지 사용 효과는 최대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원칙에서 벗어나 자신의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낭비한 생물들은 모두 진화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제거됐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관계없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생명체에게는 반드시 적용되는 원칙이다. 따라서 인간도 이 원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지금은 생존 자체가 더 이상의 이슈가 되지 않는 시대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미 우리 무의식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의사결정에 아주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매일 접하는 수없이 많은 정보 모두를 논리적으로 따져보며 결정하지 않는다. 아니, 결정하지 못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우리 뇌에서 에너지 소모가 큰 일로, 모든 정보를 그렇게 처리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성 추구라는 생존의 절대 원칙에 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들의 뇌는 좀 더 에너지 사용이 적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생각의 지름길을 선호한다. 이 지름길은 편향(bias), 휴리스틱(heuristic), 고정관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세일즈 성과를 높이고 싶다면 이 지름길에 주목해야 한다. 고객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어떤 지름길을 택하는지 알고 활용한다면 세일즈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큰 세일즈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생각의 지름길 중 확증편향과 친숙성/유사성을 세일즈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1. 확증편향: 고객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의류 업계 영업 담당자 A 씨는 이번에 출시되는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인조가죽으로 만들었는데도 착용감이나 내구성이 천연 가죽에 뒤지지 않아 이 정도면 천연 가죽을 선호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가격은 거의 절반이지 않은가. 서둘러 품질과 가격 위주로 제품 홍보 문구를 작성해 잠재 고객들에게 보냈다. 그런데 천연 가죽 제품만 이용하는 고객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미지근했다. 아무리 개선된 품질과 가성비를 강조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도 천연 가죽에 비할 바는 못 돼”였다. A 씨의 생각이 완벽히 틀려버린 것이다.
세일즈 관련 업무를 한다면 누구든 똑같은 정보를 두고 나와 상대의 생각이 다른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우리 뇌는 한 번 형성된 생각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생각이 일단 굳어진 후에는 사람들의 생각이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그 이후에 접하게 되는 새로운 정보의 수용 여부는 객관적 사실과 관련 없이 자신의 굳어진 생각과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새로운 정보는 “거봐! 내가 얘기한 대로 잖아”라고 말하며 근거도 있고 유익하다고 여긴다. 반면에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근거가 없다고 무시하거나 왜곡해서 받아들인다.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우리 뇌가 일관성을 추구하는 욕구가 매우 강하기에 일어나는 심적 왜곡 현상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확증편향에 빠지면 자신의 생각과 모순되는 정보들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걸러내게 된다. 사실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 무섭고 파괴력이 강하다. 이 확증편향을 세일즈 글쓰기에 활용할 때 유의할 점은 두 가지다.11 이수민(2020),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 갈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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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sumin@smnjpartners.com
SM&J PARTNERS 대표
필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경영전문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자동차에서 경력을 쌓고, 잡 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강의 중심 교육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고 있다. ‘전략 프레임워크 이해 및 활용’ ‘잡 크래프팅을 통한 업무몰입’ ‘사내강사 강의스킬’ ‘조직관점 MBTI’ ‘B2B 협상스킬’ 등이 주된 강의 분야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좋은 강사가 되고 싶은가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