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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Highlight : 생태환경사 관점에서 본 기후 위기

“인류세 헤쳐나가려면 구조적 전환 필요”

고태우 | 316호 (2021년 0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생태환경사’는 인간을 더 이상 자연에 대한 정복자가 아니라 생태환경과 공존하는 생태계의 한 고리로 이해하는, 생태학적 관점을 담고 있다. 예컨대, 17세기를 기후변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기후가 인간의 삶에 예나 지금이나 큰 변수라는 점, 더 나아가 인간이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기업도 생태학적 관점으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인류세’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선두에 나설 수 있다.



기후 재앙 앞에 선 인류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 종 멸종이 심각해지는 시대를 맞아 어떻게 하면 지구환경의 한계 내에 머물면서 우리의 생활양식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인류 최대의 과제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가 현재 수준의 화석연료 사용을 지속한다면 21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이 금세기 초보다 섭씨 4∼5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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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의 여러 연구를 종합해볼 때,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4도 정도 상승하면 알프스의 빙하는 완전히 녹아버리고, 아마존 열대우림은 모두 소실될 것이다.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인 미국의 수확량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식량 위기가 매년 전 세계를 휘몰아칠 것이며, 오늘날 자연재해라 부를 만한 현상이 일상적인 ‘날씨’가 될 전망이다. 물 부족과 식량난으로 인해 수억 명의 인구가 생존의 한계선에서 허덕이게 될 것이다. 또 해수면 상승과 사막화의 진전으로 인류와 여러 생명체가 거주하고 서식할 구역이 크게 제한될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 난민 문제로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계속된 최악의 가뭄은 시리아 난민 사태를 촉발했다. 그런데 시리아 난민의 수십 배 이상 되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내전에 휘말린다고 생각해보자. 파시스트 정당들이 출현해 굶주린 난민들을 몰아낸다는 공약으로 선거에서 압승할지도 모른다. 과연 인류의 정치경제와 거버넌스가 이런 극한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전 세계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사회경제적 변혁을 촉구하는 운동에 나서고 있다. 파리기후협약 등 각국의 그린 관련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비관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우리는 그야말로 기후 비상사태에 놓여 있다.

생태환경사란 무엇인가?

기후 위기 극복이라는 난제를 풀려면 인류가 왜 이런 지점에 와 있는지부터 근본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시도하는 역사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봄으로써 오늘날을 성찰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역사학이 지닌 ‘기억의 힘’이다.

특히 역사학에서도 기후 문제와 관련한 분야로 생태환경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생태환경사란 무엇일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생태환경사는 생태사와 환경사의 조합어다. 먼저, 생태사(ecological history)는 생물체 사이의 상호의존성을 중시하는 생태학에서 출발했다. 곧 생태사는 “인간에게 특권을 부여하지 않고 진화 과정 중에서 나타나는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생태학에 기반을 둔 역사 서술이다”. 이 점에서 생태사는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역사로 볼 수 있다. 또한 생태사는 인류 역사가 나아갈 방향을 생태적 균형으로 설정함으로써 “역사의 ‘생태학적 전환’을 실현”하는 것을 지향한다.2 그렇다면 생태사는 환경사와 어떻게 다를까. 모든 생명체를 대상으로 하는 생태사와 달리 환경사(environmental history)는 기본적으로 인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환경사는 지구생태계에서 인간의 특별한 위치에 주목한 것으로, 환경이라는 공간에 인간을 접합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둘의 상호연관성을 탐구하는 역사다. 결국 환경사를 서술한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포착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환경사는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환경 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1970년대 미국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동안 역사 연구에서 인간 이외의 생명체나 자연환경 요소가 무시돼왔던 데 대한 학문적 반성이자 인간의 환경 파괴 문제를 비판하는 차원에서 환경사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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