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세일즈맨은 상품의 기능보다 혜택을 최우선으로 고객에게 전달한다. 제안서도 고객의 속마음을 읽고 고객이 궁금해할 만한 결정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핵심 메시지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구성한다. 제안서는 4가지 결정적 질문, 1. 왜 사야 하는지 2. 다른 상품과 무엇이 다른지 3. 근거가 무엇인지 4. 다른 사람도 구매했는지에 대한 답을 담아야 한다.
보험회사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새내기 세일즈맨이다. 이번에 출시된 보험 상품을 사내 DB에 저장된 잠재 고객들에게 소개했다. 그중 꽤 많은 사람으로부터 제안서 요청이 들어왔다. 며칠을 고민해 제안서를 만들어 보냈다. 보험 가입 연령, 납입 기간 등과 같은 기본 정보 외에 새롭게 추가된 보장 내역과 다른 경쟁 상품과의 비교 내용도 빠뜨리지 않고 적다 보니 페이지가 꽤 길어졌다. 이 정도면 상품에 대한 정보는 모두 담은 것 같다. 얼마나 많은 연락이 올까 기다려진다. 그런데 이런! 실제 제안서에 반응을 보인 고객은 한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 실망과 허탈감으로 사무실을 나가려는데 우리 부서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소문난 백 과장이 보였다. 고객들 문의에 대응하느라 정신없는 모습이다. 슬쩍 보니 제안서도 간단하게 쓴 것 같다. 이런 차이는 왜 생긴 것일까?
1. 프로 세일즈맨은 혜택에, 초보 세일즈맨은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프로 세일즈맨과 초보 세일즈맨의 차이는 상품을 고객에게 설명할 때 확연하게 드러난다. 프로 세일즈맨은 상품을 설명할 때 고객이 구매 후 얻게 되는 혜택(benefit)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반해 초보는 상품의 기능(function)이나 다른 경쟁 상품과의 비교에 집중한다. 그런데 이들이 놓치는 사실이 있다. 얼리어댑터를 제외한 대부분 고객은 상품의 기능이나 다른 상품과의 비교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만약 있다 하더라도 혜택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난 다음이다.
관절약을 예로 들면 초보와 프로의 설명은 이렇게 다르다. 초보 세일즈맨은 관절약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상품은 관절 통증에 효과적입니다. 식약청에서 검증된 성분 A와 B가 투입됐고….”
반면에 프로 세일즈맨은 동일한 상품을 이런 식으로 설명한다.
“이 약을 드시면 무릎 통증에 대한 부담 없이 어디든 편하게 가실 수 있습니다. 정다운 친구분들과 아름다운 가을 단풍 산행을 걱정 없이 가실 수 있고, 소중한 가족들과 공원에서 마음껏 산책도 하실 수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누구의 설명에 눈이 가는가? 약의 기능을 설명한 초보에 비해 그 약을 구매함으로써 얻는 혜택을 보여준 프로에게 훨씬 관심이 가지 않는가? 물론 프로들도 제품의 기능을 설명한다. 다만 후순위일 뿐이다. 이렇게 세일즈 글쓰기는 구매 후 고객이 누릴 혜택을 생생하게 보여줘 그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먼저다.
고객은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를 통해 얻는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편리함이라는 혜택을 구입하는 것이다. 또 고객은 노트북을 사는 것이 아니다. 노트북을 가지고 있으면 어디서나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공간으로부터의 자유를 구입하는 것이다. 초보 세일즈맨과 프로 세일즈맨 간의 결정적 차이는 제안서의 길이가 아니라 그 속에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무엇이 담겨 있는지에서 갈린다.
고객이 세일즈맨에게 느끼는 불만 중 하나는 그들이 자기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준비한 이야기만 전달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전달하는 내용의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다. 대부분 상품 안내서에 나온 기능과 특징을 반복하는 수준이다. 고객이 실제 그것을 원하는지는 아는 시늉만 내거나, 아예 파악조차 하지 않고서 말이다.
그렇다면 고객은 어떤 세일즈맨을 좋아할까? 당연히 자신의 말을 집중해서 잘 들어주는 세일즈맨을 선호한다. 사실 이것은 커뮤니케이션의 ABC에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상대가 말을 많이 해서 싫어하는 경우는 있어도 자신의 말을 많이 들어줘 싫어하는 경우는 없다! 그렇다면 말이 아니라 글로 제안하는 경우에 고객의 말을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여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
이수민sumin@smnjpartners.com
SM&J PARTNERS 대표
필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경영전문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자동차에서 경력을 쌓고, 잡 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강의 중심 교육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고 있다. ‘전략 프레임워크 이해 및 활용’ ‘잡 크래프팅을 통한 업무몰입’ ‘사내강사 강의스킬’ ‘조직관점 MBTI’ ‘B2B 협상스킬’ 등이 주된 강의 분야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좋은 강사가 되고 싶은가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