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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의사에게 AI는 위협 아닌 동반자

이은희 | 289호 (2020년 1월 Issue 2)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이다. 이 두 가지 기술은 모든 산업 분야에 예상보다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이 중 의료 산업에선 블록체인보다는 AI 기술의 활용이 훨씬 빨리 진행되고 있다. 이는 학술 논문 발표 추세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AI에 관한 의료(헬스케어) 분야 논문 편수는 2008년 700여 편에서 2018년 5600여 편으로 10년 새 무려 8배 이상 늘었다. 의료 분야별로 논문을 분류해보면 크게 세 분야로 나눠진다. 가장 많은 AI 응용은 수술 혹은 치료법 등 임상치료 분야이고 그다음으로 임상진단 분야와 의료정책 분야다.

의료 산업에서 AI 활용이 높아지면서 의사들 중에는 혹여 AI가 자신들의 일을 모두 대체하는 건 아닐지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의사는 의료 분야 AI 개발에 있어서 절대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주체다. 이를 계속 진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도 의사들의 몫이다. 의사가 없어지면 AI도 존재할 수 없다. 의사가 하는 기능이 현재와 많이 달라질 뿐 의사들의 업무 영역은 지금보다 훨씬 넓어질 것이다.

AI의 핵심은 컴퓨터가 얼마나 양질의 빅데이터를 기초로 학습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뛰어난 컴퓨터 공학자와 세계적 수준의 의료진, 그리고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전 국민 대상의 공공 의료보험이 있다. 모든 의료정보가 중앙화돼 있는데다 디지털화(전자차트)까지 돼 있어 의료 분야에서 AI를 발전시킬 수 있는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의료법, 신설 의료수가 적용의 어려움 등 저해 요소도 많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의료용 AI 분야에서 많은 진전이 일어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미국에선 △심장질환 △뇌질환 △암 △손목 골절 △당뇨병성 안질환 등의 질병 진단 시 AI 활용에 대해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상태다. 우리나라가 의료 AI 산업에 있어서 국제적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산업계와 학계 및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모든 의사가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내용 중 일부다. AI를 의료 산업에 접목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환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으며,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도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진다. 결국 의료 현장에 AI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현대적 상황에 맞춰 실천하는 것이다.


필자소개 이은희 GC녹십자의료재단 원장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인 필자는 이화여대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와 서울대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 미국 하버드대 Global Health Delivery 과정 등을 마쳤다. 현재 GC녹십자의료재단 원장, 세계 임상화학회 임삼검사결과 harmonization 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일치화 위원회 위원장,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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