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리더십

시장이 좁으면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빅데이터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마술

256호 (2018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디지타이징 비즈니스 유형에는 현존 시장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유형이 있다. 데이터 수집/판매 비즈니스인 ‘유형 5’, 데이터/수집 컨설팅 비즈니스인 ‘유형 6’, 플랫폼 구축/인공지능 비즈니스인 ‘유형 7’이 그것이다. 물론 이러한 유형 구분 역시 편의상 이뤄지는 것일 뿐이고 실제로 각 유형은 상호배타적이지 않으며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형 5’에서 ‘유형 6’으로, 그리고 ‘유형 7’로 진화해 가는 게 일반적이다. ‘유형 5’에 속하는 아이웨어랩, 액시엄 등은 데이터 자체를 자산으로 삼아 필요한 고객들에게 제공하며, 페어캐스트나 푸드지니어스 등은 데이터를 모은 뒤에 분석까지 해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유형 6’ 비즈니스다. 마지막으로 에어비앤비나 집닥 등은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그 자체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유형 7’이다.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빅데이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리더십 자체도 혁명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국내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진호 교수와 영업 혁신 전문가 최용주 교수가 ‘빅데이터 리더십’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 해법을 제시합니다.


지금까지는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유형으로 자신의 현재 비즈니스에서 혁신하는 것, 구체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이나 이상 탐지, 예측과 최적화,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해당 영역 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유형을 구분해 설명했다. 이번 글에서는 현재 시장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시장 혹은 비즈니스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벤처기업을 시작하는 사례를 다룬다.

데이터가 의사결정에 활용돼 성과를 높이려면 관련성(relatedness), 정확성(accuracy), 적시성(timeliness)의 3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즉 ‘관련된 데이터’와 ‘정확한 데이터’가 의사결정에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적시에 존재’해야 한다. 이 세 가지 특성이 모두 중요하지만 적시성은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데이터를 바로 구할 수 없는 경우에 문제가 되기에 특히 중요하다. 데이터를 즉각 수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데이터에 얼마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가가 결국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성패를 가른다. 그런데 기업의 판매 관련 데이터나 공장의 센서 데이터 등은 접근이 매우 어려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개인 관련 데이터는 수집의 어려움, 즉 기밀 정도에 따라 [그림 1]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아래쪽에는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은행 거래 정보, e메일, 구매 기록 등이 있고 위쪽에는 공개된 공간(웹사이트나 블로그)에 쓴 글이나 답글, 코멘트, ‘좋아요’ 등이 있다. 중간 정도의 보안 수준에는 위치(GPS)와 검색 등의 정보가 있다. 개인 정보들이 모아지면 다양한 비즈니스 관심사, 즉 검색 트렌드, 구매, 여행, 패션, 외식, 배달, 주문 취소, 의료 치료, 부동산, 주가, 세일즈, 기부, 투표, 일자리, 사직, 사기, 탈세, 사랑, 임신, 이혼, 질병 예측, 사고/범죄 예방 등에 대한 데이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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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기존 기업이 영역을 확장하는 경우 혹은 새로운 스타트업)의 유형을 ‘유형5, 6, 7’로 구분했다.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 데이터에 대한 수요의 크기, 데이터 분석 기술의 난이도에 따라 3개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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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데이터는 수집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사적인 정보, 특히 일일이 개인으로부터 수집하거나 개인의 행위나 특징을 측정해야 하는 데이터는 수집이 어렵다. 수집이 어려운 데이터를 미리 힘들게 수집해 놓기만 하면 사실 데이터만을 판매하는 것도 좋은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 즉 고객이나 시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데이터를 미리 애를 써서 수집해 놓으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그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 이것이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5번째 유형이다. 물론 데이터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만 데이터를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수집이 쉬운 데이터도 고객이 편리하게 잘 정리해 놓으면 필요한 이들에게 팔 기회가 생긴다. 고객은 그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드는 기회비용 때문에 아예 적절한 비용으로 구입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6번째 유형은 그 데이터 자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데이터 자체에 대해서는 수요가 없는 경우) 그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컨설팅을 해 주거나, 혹은 그 데이터를 갖고 고객이 수행하게 될 분석을 예상해 아예 필요한 분석(인공지능)까지 추가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6번째 유형은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 ‘유형 5’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며 데이터에 대한 수요도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7번째 유형은 ‘유형 6’과 같은 컨설팅 서비스를 아예 종합적인 플랫폼으로 만들어 다수의 고객에게 동시에 서비스하는 경우다. 이 유형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개별적인 컨설팅보다는 플랫폼화해서 동시에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비즈니스로 발전한 것이다.

[그림 2]에서 제시한 유형은 설명의 편의상 구분해 놓은 것일 뿐이다. 실제로 각 유형은 상호배타적이지 않으며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형 5’에서 ‘유형 6’으로, 그리고 ‘유형 7’로 진화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글에서는 비즈니스의 초점이 데이터인지, 분석 알고리즘(인공지능)인지, 다수의 고객에게 동시에 서비스하는 플랫폼인지에 따라 각 유형을 구분해 사례를 제시한다.

유형 5 데이터가 자산이다!
‘유형 5’는 고객이나 시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데이터를 미리 수집해 판매하는 기업이다. 데이터 수집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일일이 측정하는 경우도 있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공개된 데이터를 모아서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웨어랩(I-ware-laboratory): 이 기업은 발 체형에 대한 데이터를 측정하고 축적해서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판매하는 일본 기업이다. 발은 생각보다 구조가 복잡한데 아이웨어랩은 발 길이, 발 폭, 복사뼈의 돌출 정도 등 19가지 발 치수를 측정하는 인풋(INFOOT)이라는 3차원의 측정 스캐너를 개발했다. 이 측정기를 전 세계의 130여 신발 매장에 설치해서 약 26만 명 이상의 발 체형 데이터를 축적했다. 고객의 발에 맞는 가장 편안한 신발을 추천하려는 기업들이 이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업화에 성공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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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나요 앱: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신재원 모바일닥터 대표가 전 세계 엄마들이 아이가 갑자기 밤에 열이 날 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서 개발한 앱이다. (그림 3) ‘열나요’는 아이의 체온, 해열제 복용, 예방 접종 여부 등 아이의 현재 건강 상태와 관련된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빅데이터를 분석해 해열제를 얼마나 더 먹여야 하는지, 병원에 가야 할 만큼 심각한 상태인지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열나요’ 앱은 실제로 늦은 밤 아이가 갑작스레 열이 나거나 열이 떨어지지 않아 마음 졸여온 초보 부모들의 니즈(needs)를 제대로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만으로 ‘육아맘’의 필수 앱이 돼 2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30만 건을 넘었다. 신 대표는 ‘열나요’ 앱에 쌓인 빅데이터를 통해 의학 교과서와는 다른 세부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현재까지 축적된 4만5000건의 예방 접종률 누적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실제 의학 교과서 이론대로 예방 접종 후 소아 발열이 예방 접종 주사 24시간 내에 시작해 48시간 동안 지속됐다”며 “그런데 아이들이 열이 끝나는 시간은 전부 다르고 90%가량은 30시간까지 열이 나는 등 세부 특징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고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키워가겠다는 게 신 대표의 비전이다. ‘열나요’는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영어권 시장에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2

액시엄(Acxiom): 액시엄은 1969년에 선거 때 유권자의 메일링 리스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한 기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개인 정보를 보유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규제나 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동의를 얻어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이다. 액시엄은 한 사람의 개인 정보를 약 1500개 항목별로 평생 동안 추적하면서 관리하는데 당신이 어디에 살고, 직업이 무엇인지는 물론이고, 몸무게, 소비 패턴, 정치적 성향, 가족 건강, 휴가 계획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액시엄은 약 3억 명에 이르는 미국인, 즉 거의 모든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약 5억 명의 개인 정보를 보유하고, 연간 50조 건(件)의 거래내역을 분석한다. 미국인의 일상생활에 대해 미국 연방수사국이나 미국 국세청보다 훨씬 깊이 있게 조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9·11 테러 사태 당시 19명의 가담자 가운데 11명에 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서 유명해졌다.

액시엄은 일단 특정한 개인의 정보를 취득하면 그 사람에게 모두 13자릿수로 만들어진 번호를 부여한다. 이후에는 모든 정보가 이 번호로 분류·관리된다. 수집되는 정보는 나이, 주거지, 성별, 피부색, 취향, 정치적 성향부터 선호하는 휴가지, 기르는 동물, 물품 구매 행태, 교육 수준, 수입, 병력, 재정 상태, 가족 관계, 잡지 구독 여부 등 엄청나게 많다. 액시엄의 장점은 그들이 가진 정보가 소비자의 오프라인 데이터라는 데 있다. 즉,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낼 수 없는 정보다. 액시엄은 사람들이 생활에서 남기는 흔적(데이터)을 꼼꼼하게 추적한다. 예를 들면 공문서 신청, 신문·잡지 정기구독, 각종 설문 참여, SNS 활동, 신용카드는 물론이고 보통 5∼6개씩 가지고 있는 고객 서비스 카드 사용 내역, 부동산 담보 대출 신청, 보험 가입 등을 수집한다. 이렇게 자신만의 합법적이면서도 차별화된 데이터 수집 노하우를 갖고 체계적으로 광범위한 개인 정보를 엄청나게 축적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액시엄은 현재 4000개 이상의 데이터뱅크를 관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신용카드 회사 10곳 가운데 7곳, 미국의 대형 백화점 10곳 중 6곳, 10대 자동차 회사 중 8개 업체도 액시엄의 고객이다. 액시엄의 매출은 2010년부터 이미 1조 원을 넘어섰다. 3

듀딜(DeuDil): 영국은 2010년에 공공 데이터 포털(data.gov.uk)을 개설해 공공 데이터를 본격 개방했다. 듀딜은 정부가 공개한 기업 법인세, 재무제표 등을 접목해 영국과 아일랜드 기업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현재 듀딜은 유럽 9개 나라의 4000만 개 기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정보를 수집해 판매한다.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개요, 재무 정보 등은 무료로 제공하지만 세일즈/마케팅, 지배구조, 신용 리스크, 고객/CRM, 공급체인 등에 관한 정보는 견적에 따라 유료로 판매한다.

모두의 주차장: 흩어져 있는 주차 정보를 모아 실시간 주차 공간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다. 우리나라의 자가용 등록대수는 2000만 대에 육박한다. 가구당 1.55대의 차량을 보유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디를 가더라도 주차 가능 여부는 반드시 미리 챙겨야 하는 중요한 정보 중 하나가 됐다. 국내 최초의 주차 정보 전문 앱인 ‘모두의 주차장’은 2013년 8월 서울 시내 약 2000개의 주차장 정보를 기반으로 출시됐다. 이후 3년 만에 35만 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인기 앱’의 반열에 올라섰다. 모두의 주차장은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가장 저렴하고 가까운 주차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주차장의 위치와 요금 외에 운영시간과 연락처도 제공한다. 주차 정보를 관할하는 지자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면서 서울에서만 제공하던 서비스 범위도 6대 광역시로 넓혔다. 4

슈퍼커리큘럼: 슈퍼커리큘럼은 중국 각 대학 캠퍼스 교과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강의 스케줄 앱다. 2011년에 당시 대학교 3학년생이었던 위자원(餘佳文)이 개발했다. 앱에 가입한 후 학교, 학과, 학기, 학번을 입력하면 해당 캠퍼스 교과 시스템에 접속돼 개인별 한 학기 커리큘럼 스케줄이 몇 초 만에 자동으로 완성된다. 대학 내 개설된 모든 강의 시간, 장소, 담당 강사 등 기본 정보는 물론 강의평가나 강의노트도 공유할 수 있다. 타 학교 유명 강의 커리큘럼도 검색 가능하다. 슈퍼커리큘럼의 매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에 있다. 동일한 수업을 듣는 학생끼리 서로 쪽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시지 기능이 추가됐다. 현재 중국 전국 3000여 개 대학에서 1000만 명의 대학생이 사용하는 필수 앱이 됐다. 슈퍼커리큘럼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투자금도 몰리기 시작했다. 2012년 7월 중국 유명 벤처 인큐베이터 업체인 ‘이노밸리닷컴’ 입주와 함께 창업 투자금을 유치했다. 위자원에 꽂힌 중국 인터넷 신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도 2014년에 투자금 수천만 달러를 선뜻 내놓았다. 위자원은 어플에 구직, 학자금 대출, 쇼핑 등 상업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지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5

프라이스스탯츠(PriceStats): 앞서도 언급했듯 데이터나 통계가 정부의 정책 결정이나 기업 혹은 개인의 의사결정에 활용돼 성과를 높이려면 ‘적시에 존재’해야 한다.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통계가 존재해야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한국은행과 통계청을 필두로, 관세청과 국세청, 각 지방자치단체는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아주 중요한 사항(경제, 소득, 고용, 의료 등)에 대해 정확한 통계를 미리, 제때에 산출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 통계에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일반인이 국가 통계의 산출 과정에 참여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2008년에 MIT의 카발로(Alberto Cavallo) 교수와 리거본(Roberto Rigobon) 교수가 인터넷 쇼핑몰에 있는 가격을 취합해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 물가지수를 계산하는 ‘빌리언 프라이스 프로젝트(Billion Prices Project, BPP)’를 시작했다. BPP는 단계별로 진행된다. 6

첫 단계는 빅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다니면서 가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연구진은 70여 개국에서 300여 개의 온라인 쇼핑몰을 대상으로 약 500만 개의 아이템에 대한 가격을 조사한다. 다음 단계는 핵심 제품군을 분류해 범주별로 가격지수를 선정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국가별로 가격지수를 산정한다. 지수 산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핵심 제품군을 분류하는 일이다. 특히 공식 물가지수 산정에는 포함되지만 인터넷에서는 값을 찾기 어려운 제품군의 정보를 얻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이다. 공식 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되는 제품군 중에서 음식, 음료, 의복, 신발, 건강, 에너지 등 전체 6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군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서비스 등 인터넷으로는 전혀 얻기 힘든 가격에 대해서는 다른 정보를 이용해 통계학적으로 추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물가지수는 이자율 조정, 노사 간 임금 협상 등 경제 운용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더욱이 물가지수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예측은 국채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기회 때문에 BPP를 기반으로 해서 프라이스스탯츠가 파생(spin-off)돼 나왔다. 프라이스스탯츠는 현재 1000여 개의 온라인몰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식품, 음료, 의류, 주택, 레저, 가정용품, 의료 등 1500만 아이템의 가격을 수집한다. 프라이스스탯츠는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계량경제모델(econometric models)로 분석해 70여 개국 물가지수를 매일 산출한다. 각종 펀드를 운용하는 금융회사가 프라이스스탯츠의 주요 고객이며 10일 경과한 물가지수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그 외의 지수들은 유료(subscription)로 제공된다. 공공 정책과 가격전략 측면에서 특수한(ad-hoc) 수요에 맞춘 통계와 컨설팅도 유료 서비스에 속한다.

렉시스넥시스(LexisNexis): 렉시스넥시스는 1970년대부터 법률 자료를 디지털화해서 법률 전문가가 법률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연방 및 주의 헌법, 법률, 명령, 조례, 규칙 등을 총망라해 검색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렉시스넥시스는 특히 법과 공공기록 관련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렉시스넥시스가 보유한 11대의 대형 컴퓨터(mainframes)에는 약 30테라바이트(tera byte)의 정보가 들어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료(책 약 3300만 권, 간행물 약 5800만 종류 등 총 1억6000여 건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회도서관(The Library of Congress)의 정보가 약 15테라바이트(terabyte)임을 감안하면 렉시스넥시스가 제공하는 정보가 얼마나 방대한지를 알 수 있다. 80년대부터는 법률 외에도 뉴스 및 비즈니스에 관련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 사업화했다. 렉시스넥시스의 약 1만3000명의 직원이 미국의 약 50개 도시 및 60여 개 국가의 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렉시스넥시스의 서비스는 별도로 가입해야(유료) 하는 두 개의 웹사이트에서 제공된다.

스카이박스 이미징(Skybox Imaging): 스카이박스 이미징은 스탠퍼드대 항공우주공학과 대학원생 4명이 창업한 기업이다. 재학 중에 ‘창업(Entrepreneurship)’ 과목을 수강할 때 기말과제로 제출했던 사업 아이디어를 졸업 후인
2009년에 실제 창업으로 실현했다. 사업 아이디어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서 지구 전체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서 그 데이터를 필요한 고객에게 파는 것이다. 인공위성의 원격탐사 데이터를 대중시장에 상품화하겠다는 것이다. 위성사진을 분석하면, 예를 들어 어떤 항구에, 어떤 배(유조선, 자동차 운반선 등)가, 얼마나 정박해서 무슨 물건을 얼마나 싣고, 어디로 가서 하역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정보는 항구운용센터에서 항구사용료(정박료)를 청구하거나, 관련 기관에서 유가를 예측하거나, 국가별 화물별 수출량을 예측하거나, 심지어는 세계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스카이박스 이미징은 이런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농업, 광업, 유전, 보험, 투자(원자재 이동 추적), 재난구조 등 광범위한 영역에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물론 위성정보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기는 하지만 인공위성이 고가인 관계로 서비스에는 제약이 많았다. 스카이박스 이미징은 약 24대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서 지구상의 모든 이미지와 그 변화를 거의 실시간으로 측정해서 제공하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을 제작/발사하려면 내구성과 신뢰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서 약 3000억 원 이상이 들지만 보통의 전자부품으로 가장 작게 만든다면 수백억 원이면 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만들면 내구성이 약해 5년 정도면 수명이 다하겠지만 그런 경우 다시 쏘아 올린다는 것이다. 스카이박스 이미징은 미국에서 선정한 가장 대담한(audacious) 25개 기업 중 1위에 올랐다.

2012년에 스카이박스 이미징은 여러 벤처회사로부터 9100만 달러(약 950억 원)를 투자받았으며, 2013년 11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지만(크기 80㎝, 무게 99㎏) 고해상(high-resolution) 이미지의 첫 위성(SkySat-1)을 발사했으며, 한 달 뒤에는 두 번째 위성(SkySat-2)을 발사해 48시간 뒤에는 이 위성으로부터 수신한 이미지를 발표했다. 2014년에 구글은 구글 맵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스카이박스 이미징을 5억 달러(약 5500억 원)에 인수했고 회사 이름을 테라벨라(Terra Bella)로 바꿨다. 7

2017년에 구글은 테라벨라를 인공위성 이미지 전문 회사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에 매각했지만 이미지 데이터는 계속 받고 있다. 2017년에 플래닛 랩스는 6대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했다.

유형 6 데이터 분석으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서비스
‘유형 6’도 고객이나 시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데이터를 미리 수집한다. 하지만 이 유형은 데이터 그 자체를 판매하기보다는 그 데이터에 대한 분석에서 인사이트를 추출해 제공한다. 일종의 컨설팅 기업이다. 데이터 자체에 대한 수요보다도(유형 5) 데이터가 갖는 인사이트에 대한 수요가 더 크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인공지능)으로 인사이트를 추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캘커타랭크: 모바일 시대에 앱 시장은 급속하게 팽창했고 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콘텐츠로 앱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분명한 목표와 전략을 갖고 있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우리나라 기업인 캘커타랭크는 매일 38개국의 앱 정보 380만 건을 수집하고, 순위를 취합해 제공한다. 캘커타랭크는 애플 앱스토어의 총 48개 분야별(게임 전문 24개, 분야별 24개) 앱 순위를 제공하고,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Google Play)은 36개(게임 분야 8개 포함) 내외의 다양한 분야별 앱 순위를 서비스한다. 또한 그동안 축적한 27억 건의 DB를 기반으로 카테고리별 인사이트를 추출해 앱 시장에 진출하려는 사람들에게 시장 진출 전략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어캐스트(Farecast): 페어캐스트는 항공요금(airfare)의 추세를 분석해 온라인에서 비행기표를 구매할 최적의 시점을 무료로 예측(predict)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3년에 워싱턴대 컴퓨터공학과의 에치오니(Oren Etzioni)가 창립했다. 그는 노선과 시기별로 온라인 항공권의 가격이 천차만별인 사실에 착안해서 최적의 구매시점을 예측해주는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 여러 투자자로부터 850만 달러를 투자받아서 3년 동안 개발한 끝에 2007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때까지 페어캐스트가 수집한 노선별 가격 자료는 무려 175조 개였다. 온라인에서 항공권 구매자는 지금 표를 살 것인지, 아니면 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서 기다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페어캐스트는 사용자가 날짜와 출발지, 도착지를 입력하면 해당 노선의 과거 가격 추세를 분석해 지금 사야 하는지, 아니면 기다려야 하는지를 예측해준다. 페어캐스트의 예측은 75%의 정확성을, 사용자는 표 구매 시에 평균 50달러를 절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 페어캐스트는 1억1500만 달러(약 1200억 원)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 개발한 검색엔진 빙(Bing)에서 인지도와 방문율을 높이고자 페어캐스트를 빙트레블(BingTravel)이라고 이름을 바꿨고 이후 빙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푸드지니어스(Food Genius): 푸드지니어스는 미국 36만 개 레스토랑에서 메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식품업체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인기 있는 메뉴와 재료 등의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기업이다. 약 2200만 개의 일반 메뉴, 11만 개의 특별 메뉴, 메뉴에 포함된 재료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또한 여러 웹사이트에서 8 수집한 고객들의 주문 데이터, 음식 평가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지역별로 선호되는 메뉴, 투입 재료, 조리 방법과 양념 등의 트렌드를 파악한다. 이런 정보들은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려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또한 식품 업체와 유통업체들은, 예를 들어 새로운 피자 메뉴를 개발할 때, 지역별로 피자의 평균 가격은 얼마인지, 선호하는 피자 토핑은 무엇인지, 얼마나 많은 경쟁업체가 유사한 메뉴를 팔고 있는지, 어떤 메뉴들을 함께 서비스하는(food pairings) 것이 인기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활용한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는 푸드지니어스 보고서(Food Genius Reports)의 가격은 월 2000달러이며 지역별 선호 등 모든 특성이 포함된 보고서는 월 1만 달러다. 2016년에 푸드지니어스는 미국 내 61개 지역에서 푸드 서비스 유통업을 하는 유에스푸드(US Foods)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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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미트 코퍼레이션(Climate Corporation):
이 회사는 2006년부터 기상 데이터를 분석해서 스키 리조트, 대형 행사, 농민들이 기후 변화를 대응할 수 있도록 기후 보험을 판매했다. 2010년부터는 농업에만 특화한(특히 옥수수와 콩) 보험상품(Total Weather Insurance Product)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클라이미트 코퍼레이션은 지난 60년간의 지역별 기상 데이터와 지역별 곡물별 수확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전역의 2000개 관측소로부터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날씨와 작물 정보를 통합, 분석해 농민들에게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날씨와 경작지 요약 통계 등은 무료지만 지역 리포트, 수확량 분석, 경작지 건강 예측, 파종(播種) 보험 매뉴얼, 작황보험 매뉴얼 등 경작지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정보는 연회비 999달러에 제공하고, 수확을 극대화하기 위한 파종, 질소 관리 등의 서비스는 에이커당 4달러에 판매한다. 2013년에 거대 농업 기업 몬샌토(Monsanto)는 클라이미트 코퍼레이션을 약 1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질로우(Zillow): 질로우는 2006년에 창립된 온라인 부동산 검색 회사로서 미국 내 1억1000만 개가 넘는 주택 정보가 게시돼 있다. 부동산은 추정 가격, 지역 내의 유사한 주택의 가격, 면적, 방과 화장실 수 등의 기본 정보 외에도 공개된 정보를 취합해 교육 환경, 교통 환경, 지역 범죄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질로우는 특히 그 부동산의 가치가 1년, 5년, 혹은 10년 후에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예측해주는 제스티메이트(Zestimate)로 인기를 높이고 있다. 이 예측치는 부동산의 특성 정보(위치, 면적, 건평, 화장실 수 등), 세금 정보(재산세 정보, 실제 재산세 납입 액수 등), 거래 정보(해당 부동산 과거 거래 기록, 인근의 유사 부동산 최근 거래 가격 등)를 기반으로 질로우의 통계 알고리즘이 자동적으로 계산해서 매일 제공한다. 2009년에 질로우는 부동산 임대 정보도 게시하기 시작했으며 2018년에는 피닉스와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서부터 부동산을 직접 구매해 필요한 보수와 업데이트를 한 후에 다시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질로우는 나스닥 상장 회사로, 총자산은 약 3조3000억 원, 웹사이트 광고에서 주로 발생하는 매출은 약 1조2000억 원에 달한다(2017년).

퍼사도(Persado): 광고 카피, 즉 광고에 들어가는 캐치프레이즈, 슬로건, 문장 등은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설득하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으로 매우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이다. 하지만 퍼사도는 이러한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도 인공지능을 이용해 광고 카피를 만들어 주는 기업이다. 퍼사도는 ‘인지적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기계 학습과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을 이용해 e메일이나 페이스북 등에서 타깃 고객들이 광고주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해주는 말과 감정을 찾아낸다. 이 플랫폼은 마케팅 메시지와 관련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와 메시지에 활용된 어휘 분석을 위한 사전(ontology)이 주요 핵심이다. 퍼사도는 수많은 광고 사례에 대한 학습을 통해 전환율(conversion rate) 9 을 높일 수 있는 단어의 배열을 생성한다. 즉 마케터들이 주로 사용하는 약 100만 개의 카피 문구를 축적해 메시지가 각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감정을 분석한 후 메시지 형식과 문장의 구조, 감정적인 단어의 마케팅 소구(appeal) 등을 기반으로 최적화한 메시지를 작성한다.10 퍼사도는 소매와 온라인 유통, 금융, 여행 서비스, 통신 등의 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를 도입한 익스피디아(Expedia)와 버라이즌(Verizon) 등은 e메일 콘텐츠의 자동 최적화로 전환율이 평균 50%나 개선됐다고 한다. 퍼사도는 2016년에 세계적인 투자사 골드만삭스로부터 3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앞으로는 광고 캠페인뿐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병원과 환자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으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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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비어거(Weissbeerger):
바이스비어거는 2011년에 이스라엘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음료 분석(beverage analytics)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이는 기존 시장에서는 없었던 것이다. [그림 4]의 왼쪽 이미지에서 보듯이 맥주통의 관에 센서를 설치해(흐름측정기라고 함) 꼭지에서 따라지는 맥주량을 실시간 전송하면 그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통계와 트렌드를 클라우드를 활용해 바(bar)나 주류업자에게 스마트폰 대시보드로 정보를 제공한다. 다수의 관 이외에 냉장고나 공급망의 다른 중요한 포인트에 설치된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도 함께 통합돼 분석된다.

바이스비어거의 이런 서비스는 주류 제조업자, 유통업자, 바(bar) 혹은 레스토랑 주인, 고객들과의 관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매출과 이익의 증대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바(bar) 혹은 레스토랑 주인은 브랜드별 소비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맥주 절도(예를 들어 종업원이 요금을 받지 않고 지인에게 맥주를 주는 것)를 억제하며, 맥주통 잔량을 정확히 파악해 적시에 교체함으로써 불필요한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최적의 맛을 위한 맥주의 온도와 흐름 속도를 유지·관리해 궁극적으로 소비자 만족을 증대시킬 수 있다. 고객 선호와 구매 습관, 즉 언제, 무엇을, 얼마나 마시는지, 언제 선호 브랜드가 언제 바뀌는지 등을 파악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회원제 주점에서는 7∼12%의 맥주 절도 및 낭비가 감소했으며 맥주통당 수입은 5∼30% 증가했다고 한다. 바이스비어거는 현재 유럽, 미국, 캐나다, 남아메리카, 중국 등 총 15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2018년에 전 세계적으로 400여 개의 맥주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는 최대의 맥주 제조 및 판매 기업인 앤호이저부시(Anheuser-Busch InBev)가 약 8000만 달러에 바이스비어거를 인수했다.

유형 7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플랫폼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하는 장(場)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가치(제품, 서비스, 콘텐츠 등)를 만드는 생산자와 그 가치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가 자유롭게 만나서 연결되는(사고파는) 장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이런 플랫폼을 구축해 그것을 사업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플랫폼으로 비즈니스를 한다고 할 때는 두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11
첫째는 성공한 비즈니스를 플랫폼으로 확장해 더 많은 참여자가 ‘윈윈’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확장시키는 경우다. 비즈니스가 플랫폼이 되면 이를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부르는데 지난 글에서 설명한 유형 4가 여기에 해당된다. 애플,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GE의 프리딕스 등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산들을 플랫폼으로 만들어 급성장했다. 둘째는 처음부터 플랫폼을 개발해 비즈니스를 만드는 경우다. ‘사람들이 붐비리라고 예상되는 길목’에 가게를 열듯이 플랫폼을 먼저 만들어 놓고 점차 확산시키는 것이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할 플랫폼(인프라)을 먼저 만든다고 해서 이를 ‘인프라형 비즈니스’라고 하는데 다음에서 설명할 ‘유형 7’이 여기에 해당된다. 에어비앤비, 우버,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 등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먼저 만들고 나서 성공적으로 확산시켰다.

‘유형 7’의 특징은 사업자가 직접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들과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들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이 유형의 비즈니스에도 단순하게 연결만 해주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경우(예를 들어 에어비앤비, 우버 등)도 있고, 공급자들과 수요자들이 플랫폼 내에서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플랫폼에도 있다. 각각의 사례를 몇 개 들어 보자.

에어비앤비(Airbnb): 2008년에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남는 방을 보유한 일반 가정과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중개 서비스 플랫폼이다. 사실 DBR 독자 중에는 이들이 뭐 하는 곳이고, 왜 성공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디지타이징 비즈니스 유형 설명 차원에서는 가장 적절한 사례이니 다시 한번 설명하도록 하겠다. 에어비앤비는 비어 있는 방이 있는 집주인(호스트)이 플랫폼에 방을 내놓으면 여행객(게스트)이 마음에 드는 숙소에 예약 요청을 보내서 호스트의 승인을 받거나, 또는 즉시 예약이 가능한 숙소라면 바로 결제한다. 중간에서 에어비앤비는 수수료를 받는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 사례로 꼽히는 에어비앤비는 현재 192개 국가의 6만 5000여 개 도시에서 400만 개 숙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창업한 지 10년 만에 기업가치가 3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객실이 단 하나도 없는 에어비앤비가 전 세계 70여 나라에서 3400개의 호텔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메리어트(Marriott International)보다도 시가총액이 높다. 대표적인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는 집의 개념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유의 개념이 강했던 집을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돈까지 벌 수 있도록 했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호텔보다 넓고, 접근성이 좋은 곳에 방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서 지금까지 2억6000만 건의 예약이 성사됐다.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간을 중개하는 역할을 넘어서서 항공, 렌터카, 레스토랑, 관광명소 예약까지 여행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확장하고 있다.
집닥: 우리나라의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약 20조 원 정도로 추산되며 해마다 빠르게 성장해 수년 내에 3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 시장은 거래가 불투명하게 이뤄지는 레몬마켓이다.12

시공에 들어가는 자재비, 인건비 등이 업체마다 제각각이어서 믿고 맡길 업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견적을 받기 위해 발품을 팔더라도 인테리어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들은 그 견적이 적절한지를 잘 알 수가 없다. 더욱이 자재가 처음 계약했던 내용과 다르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집닥은 레몬마켓으로 전락한 인테리어 시공시장에 시공을 원하는 수요자와 시공업체를 중개하는 플랫폼 회사다. 무료 방문 상담과 견적서 제공, 시공업체 매칭, 직접 현장 감리 수행, 시공 후 3년의 AS 보증, 시공업체에 대한 안전 결제 서비스 등이 집닥의 차별점이다. 집닥의 수익모델은 인테리어 업체로부터 받는 월 회비와 공사대금에 대한 수수료다. 집닥은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회원 시공업체 400곳을 보유하고 7만 건 이상의 견적을 제공했으며 누적 거래금액 약 950억 원을 달성했다.

캐글(Kaggle): 캐글은 2010년에 호주 멜버른에서 설립된 예측모델 및 분석 대회 플랫폼이다. 기업 및 단체에서 데이터와 해결 과제를 등록하면 데이터 과학자들은 기계학습과 통계학을 기본으로 다양한 전략과 알고리즘을 구사해 이를 해결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경쟁한다. 해결과제에 따라서는 상금이 걸리기도 하는데 캐글에서 활동하는(가입한) 데이터 과학자-캐글러(Kagglers)라고 부른다-는 약 55만 명에 이른다. 구글은 2017년에 가장 큰 데이터 과학자 플랫폼인 캐글을 인수했다. 인수된 후에 캐글은 구글 클라우드 사업 아래 소속됐지만 여전히 고유의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유형 중 마지막 세 가지를 살펴봤다. 다음 글에서는 기업들이 여전히 왜 ‘데이터 낭비자’로만 존재하고 있는지, 이를 해결하고 진정한 빅데이터 리더십을 갖춰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로 나갈 방법은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필자소개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주임교수 jhkim6@assist.ac.kr
김진호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Wharton School)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통계학 부전공). 사회와 기업의 다양한 문제를 계량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주로 했다. 저서로는 『Keeping Up With the Quants: Your Guide to Understanding+Using Analytics(Harvard Business Review Press)』와 『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이 있으며 DBR에 ‘Power of Analysis’를 연재했다.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산학협력단장 yjc@assist.ac.kr
최용주 교수는 기업경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능인 영업(Sales)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연구의 결과로서 『영업의 미래』라는 저서와 『영업혁신』을 발간했다. 최근 들어 ‘영업성과의 향상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 및 식품회사의 현장사업본부장 및 부사장, 컨설팅사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교수이자 산학협력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