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 개선 위해 때론 전략적 침묵도 필요 外

248호 (2018년 5월 Issue 1)

Strategic Management

기업 이미지 개선 위해 때론 전략적 침묵도 필요

Based on “Strategic Silence: Withholding Certification Status as a Hypocrisy Avoidance Tactic”, by W. Chad Carlos and Ben W. Lewis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외부 기관이 발행하는 인증제도는 기업 이미지 개선에 유용한 수단이다. 제3자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제품 혹은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자질을 갖고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인증을 받아놓고도 이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일부 와이너리는 유기농 인증을 받고도 이를 홍보하거나 제품에 표기하지 않는다. 이케아(IKEA)는 산림관리협회 인증을 받은 좋은 목재만을 사용함에도 소비자에게 이를 적극 알리지 않는다. 호텔 역시 환경 관련 인증을 받고도 홍보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왜 기업은 힘들여 취득한 인증을 외부에 알리지 않을까? 기업은 왜 좋은 홍보 소재를 ‘전략적으로 침묵(strateic silent)’하는 것일까?

무엇을 발견했나?

매리어트경영대의 차드 카를로스 교수와 연구팀은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DJSI)에 편입된 미국 상장사 276개를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조사했다. 세계 최대 금융정보회사인 미국 다우존스가 매년 발표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연구자들은 표본 기업이 사업보고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기업 홍보 기사 등을 통해 자사의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편입 사실과 그 순위를 홍보하는지 1년 단위로 측정했다. 또한 렉시스넥시스(LexisNexis)에서 제공하는 기사, 공시 자료 등을 통해 각 기업의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환경 및 비환경 측면에서 기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슈를 제기하는지를 측정하고 기업의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홍보 여부와의 관련성을 살펴봤다.

실증 분석 결과, 기업은 자신에 대한 환경 이슈가 불거질수록 자신이 사회적, 환경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편입에 대한 기사를 내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오히려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에 대한 홍보를 자제하고 전략적 침묵을 선택했다. 실제로는 각종 환경 문제에 연루됐으면서 겉으로만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것 같은 위선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언행불일치는 기업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오히려 여론의 불필요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기업 이미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

부정적 여론에 대한 기업의 전략적 침묵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기업일수록 두드러졌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증일수록 기업은 홍보를 자제하는 경향이 짙었다. 인증제도가 널리 알려지고 기업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커질수록 기업의 위선적 행동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는 것은 물론, 언론의 기사화 가능성 역시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업계에서 친환경 이미지를 가진 기업일수록 자사의 환경적 측면의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편입 여부를 홍보하지 않았다. 또한 이런 현상은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의 대중적 인지도가 상승할수록 자주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심리학에서 인지부조화란 기존의 믿음, 생각, 가치에 반하는 정보를 접할 때 개인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불편함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말과 행동이 다른 기업을 불편해하며 위선적이라고 인지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독성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회사가 친환경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공표할 때 사람들은 이를 위선으로 인지하고 그 기업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따라서 외부에서 인증받은 내용을 홍보에 활용할 때는 언행불일치의 소지가 있는가를 우선 판단해야 한다. 특히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일수록 무엇을 홍보할 것인지를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한다.

만약 언행불일치의 위험성이 없다면 외부기관의 인증 내용을 적극 알리는 것이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나이키나 월마트의 경우 노동조건에 대한 이슈가 불거질수록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대외적으로 적극 홍보했다. 노동 분야의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환경 분야의 친사회적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다. 분야가 다르면 사람들이 위선으로 인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이미지와 평판은 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이 때로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강신형 KAIST 경영공학 박사 david.kang98@gmail.com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Psychology

가정의 행복 챙겨주니 업무 효율성이 쑥쑥

Based on “Good marriage at home, creativity at work: Family-work enrichment effect on workplace creativity” by Tang, Y., Huang, X. and Wang, Y. in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38(2017), pp. 749-766.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의 창의성(workplace creativity)을 고양하려고 노력한다. 근로자의 창의성을 고양하는 방안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개인의 창의성 수준, 성장 욕구 같은 개인적 특성과 조직 내 사회적 관계, 즉 대인 관계와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조직에서 벗어나 근로자 개인과 가정에서의 삶의 질이 직장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본 연구도 가정 내 화목이 직장에서 직원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자원 보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요구되는 일들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축적하고자 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풍부한 심리적 자원을 발생시킨다. 심리적 자원이란 긍정적인 감정, 동기, 에너지, 지각된 건강 같은 개인적인 자원을 의미한다. 이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직무에 더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근로자들의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이 심리적 자원을 증가시키며 이런 자원이 직무 활동도 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기존 연구들은 가정에서 구축한 심리적 자원이 업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일터에서 구축된 심리적 자원이 가정에 긍정적 영향을 주면서 일과 가정 영역의 자원이 상호 전이(spill-over)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정과 직장에서 한쪽 역할이 다른 쪽 역할의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해 직장과 가정의 상호 촉진(work-family enrichment) 현상이라고 부른다.

본 연구 또한 가정에서 형성된 심리적 자원이 직장에서 창의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리적 자원이 풍부한 근로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뿐 아니라 업무 수행도 창의적으로 한다. 본 연구는 근로자의 결혼 생활의 만족감이 가정과 직장의 자원 전이에 영향을 미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직장 내 창의성 또한 촉진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결혼 생활 만족감을 조사하는 설문지는 대부분 개인적이고 일방적이다. 근로자 개인의 만족감은 조사하지만 배우자의 결혼 만족도는 측정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 생활의 질을 완전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결혼 생활 만족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배우자의 만족도 또한 고려해야 하며, 두 배우자 모두 결혼 생활에 만족할 경우에 심리적 자원이 더 커진다. 즉, 근로자의 결혼 만족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배우자의 결혼 만족도가 낮은 경우에는 근로자의 심리적 자원이 소모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본 연구는 첫째, 직장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자원으로서 ‘결혼 만족도’라는 자원을 검증했다. 둘째, 배우자의 영향력을 더 면밀이 검증함으로써 가정과 직장의 상호 촉진 현상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가정과 직장의 상호 촉진을 강화시키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제시하고자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중국 동남부지역 대학 MBA에 재학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 보험, 생산, 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 43개 회사의 관리자급 기혼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근로자와 배우자들은 각자 결혼 만족도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했고 총 1000명 중 연구 조건에 맞는 548개의 자료를 분석했다.

설문지에서는 결혼 만족도(ex. 나는 우리 부부가 감정과 성적 친밀성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가정-직장 자원 이전(ex. 내가 집에서 얻는 사랑과 존중은 일할 때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창의적 성격(ex. 독창적인, 통찰력이 있는, 지략이 있는), 직장에서의 창의성(ex. 새로운 직무수행 방식을 제안한다) 등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근로자의 결혼 만족도가 높을수록 가정-직장의 자원 전이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졌다. 특히 배우자의 결혼 만족도가 높을수록 영향력은 더 커졌다. 즉, 근로자 본인만 결혼 만족도가 높은 경우보다 당사자와 배우자 모두 결혼 만족도가 높을 경우 가정에서 축적된 심리적 자원이 일로 더 많이 전이됐다. 그리고 전이된 자원은 업무 창의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가정과 직장의 자원 전이 효과는 창의성 수준이 높은 개인보다는 창의성이 낮은 개인의 직무 창의성에 더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이 근로자의 업무 창의성을 촉진하는 아주 중요한 심리적 자원임을 보여준다. 지난 수십 년간 학자들은 근로자 창의성의 근원을 찾기 위해 개인의 특성과 조직 내에서 관련 변인들을 찾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본 연구는 범위를 조직 밖의 영역으로 넓혀 결혼 생활의 질이 높을수록 직장에서의 창의성도 높아질 수 있음을 밝혀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가정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이 조직 관리에 유리할 수 있다는 통찰을 준다. 이런 정책은 재능 있는 직원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조직에의 헌신과 직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으며, 창의적 직무 수행도 촉진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은 근로자가 배우자와 함께 좋은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기념일에 휴무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배려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창의성이 낮은 직원들에게는 결혼 만족도가 업무 창의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조직에서 가정 친화적인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근로자 개인뿐 아니라 조직 내에도 창의적인 문화를 형성해 혁신 역량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중국인 관리자, 특히 MBA를 다니고 있는 고학력 직원을 대상으로 했다. 앞으로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 컨설팅기업 SHR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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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vioral Economics

너지의 선택공학 인센티브보다 효과
Based on “Should Governments Invest More in Nudging?” by S. Benartzi et al. (2017, Psychological Science)

무엇을, 왜 연구했나?

너지(Nudge)식 간섭은 강요나 강제 또는 기존의 경제적 유인에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에서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킨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세금이나 금융비용의 절감을 위해 너지를 사용하면 인센티브를 활용한 전통적 경제정책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월등하다. 너지식 접근법이 개인의 행동변화를 유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미 많은 국가의 정부기관이 너지팀을 운용하며 정책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2010년 영국을 시작으로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네덜란드, 싱가포르, 그 뒤를 이어 미국도 공식적으로 너지와 정부 정책을 접목하고 있다. 너지식 정책의 목표는 시민들의 비합리적 행동을 강제, 규제, 금지, 경제적 인센티브에 의존하지 않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너지는 전통적 정책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비용과 권위주의를 지양하고 자율, 편리, 저비용을 지향한다. 저비용, 자율적, 그리고 시행하기 쉬운 방법으로 선택을 설계하고 변경한다고 해서 ‘선택공학’이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너지 정책은 공통점이 있다. 정책 대상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고 파급속도가 매우 빠르다. 결과적으로 보다 많은 사람이 너지 정책의 수혜자가 된다.

미국의 너지 정책 담당 부서인 SBST(White House Social and Behavioral Sciences Team)는 국방 관련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퇴직연금 자기부담금을 증대시키기 위해 너지식 설계를 시도했다. SBST는 자기부담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은 80만6861명의 국방 공무원에게 자기부담금을 장려하는 e메일을 보냈다.
e메일 캠페인에 들어간 총 비용은 5000달러였다. 캠페인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5200명의 공무원이 자기부담금을 내기 시작했다. 자기부담금 증가액은 140만 달러였다. 1년 후에는 자기부담금 증가액이 800만 달러로 불어났다. 캠페인을 위해 지출한 1달러가 1600달러의 자기부담금 증가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무엇을 발견했나?

UCLA 경영대학의 베나르치 교수팀은 미국의 너지 정책 담당 부서인 SBST와 영국의 너지팀인 BIT(The Behavioral Insights Team)에서 중점적으로 시행하는 정책을 중심으로 너지의 계량화를 시도했다. 이를 위해 최근 해외의 저명한 과학저널, 경제학저널, 심리학저널, 의학저널에 발표된 다양한 정책의 비용 대비 성과를 산출했다. 산출된 가성비는 여러 논문에 실린 비슷한 정책들의 상대적 평가를 가능케 했다.

먼저 퇴직연금의 저축률을 높이는 너지정책의 효과를 살펴보자. 연구팀은 신입사원이나 공무원들이 입사 후 30일 내에 원하는 퇴직연금저축액을 적어내도록 하는 너지식 프로그램들의 운영비 대비 저축증가액을 산출했다. 동시에 세액공제, 퇴직연금저축 장려캠페인, 보조금 지급, 세금 공제 등의 전통적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나 정부의 프로그램 운용비 대비 저축증가액도 계산했다. 너지식 프로그램에 1달러를 투입했을 때 증가하는 연금저축액은 100달러인 반면, 전통적 프로그램의 연금저축 증가액은 많게는 14.58달러, 적게는 1.24달러에 불과했다. 대학진학률을 높이려는 노력에서도 너지식 프로그램의 효과는 탁월했다. 미국의 H&R블록이라는 세무회사는 저소득계층 사람들의 세금보고를 도와줄 때 대입을 앞둔 고등학생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받을 수 있는 재정지원의 예상액도 공짜로 산출해주도록 너지식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이 프로그램을 운용하기 위해 쓴 10만 달러당 153명의 학생이 추가로 대학에 입학했다. 반면에 정부에서 운용 중이던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교육보조금이나 장학금, 세금 공제 등으로 10만 달러를 지출했을 때 늘릴 수 있는 추가 신입생의 수는 최소 0명에서 최대 3.51명에 그쳤다.

너지는 에너지 절약과 독감예방주사율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이웃의 전기사용률과 절전 방법을 기록한 보고서를 e메일로 특정 주거지역의 주민에게 발송했을 경우, 보고서 작성과 운영에 들어간 비용 1달러로 절약한 전기는 27.3㎾h에 달했다. 이는 특정 계절에 절전을 하면 제공하는 전기료 할인이나 피크타임 절전법 또는 절전 제품 장려 프로그램을 통해 아낀
3.41㎾h와 14.0㎾h의 전기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고용주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무료 독감예방접종 언제 할 것이냐’는 너지식 질문을 삽입한 결과, 편지를 쓰고 발송하는 데 들었던 100달러의 비용은 직원 12.8명이 새로 예방주사를 맞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독감예방 접종을 하면 할인을 해주거나 독감예방 접종의 혜택을 알려주는 교육과 같은 전통적 정책의 경우는 같은 100달러 비용을 들여 각각 1.78명과 8.85명의 추가 예방 접종을 이끌어 내는 데 그쳤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인기에 영합한 보여주기식, 근시안적 정책이 판을 치는 시대다. 경영진은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과도한 투자와 인센티브에 기반을 둔 경영 전략을 남발한다. 정치인은 재선을 위해서 선심성 공약(公約)을 공약(空約)한다. 때로는 명확하고, 구체적이고, 자극적인 인센티브도 필요하다. 큰 틀에서의 경제정책이나 경영전략은 투명하면서도 상세해야 하고 상벌도 분명해야 한다. 그러나 결국 강이나 바다를 헤치는 배를 움직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바람과 저변에 흐르는 물결이다. 너지식 프로그램이 보여준 탁월한 효과는 자연의 법칙과 경제의 법칙이 별개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아닐까.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를,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Political Science

노동시장 양극화 가속 시장의 기초 체력 키워야

Based on “Job Polarization and Structural Change” by Zsofia L. Barany and Christian Siegel in American Economic Journal: Macroeconomics, Vol.10, No.1 (2018), pp. 57-89.

무엇을, 왜 연구했나?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비중이 늘어나고 중간소득층의 비중이 줄어드는 노동시장 양극화는 많은 국가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돼 왔다. 일반적으로 이 현상은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1980년대 이후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양극화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중간 수준의 숙련 기술을 대체함으로써 중간소득층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일상화(routinization) 가설이다. 1950년과 2000년 사이, 그리고 2007년의 미국 지역사회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 분석은 이 가설과 달리 노동시장 양극화가 ICT의 발전이 가속화됐던 1980년대에 시작한 것이 아니라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1950년대 이후 저숙련 서비스업, 제조업 및 고숙련 서비스업에서 일자리 수와 임금의 변화 추세에 반영돼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고용과 임금 측면 모두에서 양극화는 미국에서 ICT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훨씬 전인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1950년에서 2007년까지 일상적 고용의 거의 절반이 제조업 분야였다. 또한 제조업 노동시간의 80%는 판에 박힌 일이었다. 1950년대 이후 서비스업에서보다 제조업에서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제조업에서 판에 박힌 일을 하는 일상적 고용이 줄기 시작했다. 제조업의 축소로 서비스업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저숙련 및 고숙련 서비스업 모두에서 고용이 상승했다. 이렇게 산업 내뿐만 아니라 산업 간에 노동시장이 양극화된 원인은 불균등한 기술 진보로 인한 구조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고용의 구조적 변화는 임금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1960년대 이후 제조업 고용이 줄어들면서 중간 숙련 제조업의 임금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중간 숙련 제조업 임금의 감소분은 고숙련 및 저숙련 서비스업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졌다. 즉 임금 양극화는 ICT 발전보다는 산업 간 고용 변화의 결과로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저숙련 서비스업에서 고용과 임금의 상승은 소비 파급(consumption spillovers) 효과로 설명된다. 고숙련 서비스업에서 고소득자가 증가하면서 저숙련 서비스업의 수요와 임금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한국에서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공무원 증원 및 최저임금 인상 같은 고용 촉진 정책은 고용 불안과 소득 감소로 인한 정치사회적 불안정을 진정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하는 동시에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기업 경쟁력과 국가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양극화의 구조적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 당면한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응급조치가 만성적 난제의 해결에 필요한 기초 체력을 약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산업 기술과 노동시장의 역사적 변화 추세에 부합하는 장기적 대안이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도 ‘양극화 책임’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것을 감안해 소득 양극화, 노동시장 양극화의 원인을 면밀히 살펴 대응하는 비시장 전략이 필요하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이왕휘 교수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런던 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아주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국제 금융통화 체제, 기업지배구조 등이며 Asian Survey 등 국내외 정치경제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