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초 이재학에서 탄생한 대한민국의 경영학은 상학을 거쳐 오늘날의 경영학에 이르기까지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이에 대한 우리 경영학자들의 자부심은 크며 미래에 대한 책임감은 더욱 막중하다. 최근 30년 동안의 한국 경영학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사회과학적 엄격성을 추구하는 연구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저널에 수많은 논문을 게재하고 있으며, 세계 100위권의 연구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단과대학들도 보유하게 됐다. 매우 짧은 기간에 이뤄낸 실로 눈부신 성과다.
그런데 현재의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금 세계는 전인미답의 융합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문제는 더 이상 기능적이지 않고 복합적이며, 과학적 분석력과 인문학적 창의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인간과 컴퓨터의 능동적 협력도 필요로 하고 있다. 기술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공유경제가 변혁을 선도하고 있고, 글로벌 경쟁은 일상화됐다. 미래 인재상은 획기적으로 변화했고, 전통적 대학교육 시스템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대변화의 물결은 기존 경영학의 한계를 성찰하게 하고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중흥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지향적 경영학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한국경영학회 회장으로서 학계와 경영계 전반에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경영학의 신수요를 분석하고 반영해 한국 경영학의 미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영학의 특수한 성격인 사회과학성과 실용학문성의 수월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세계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 사회과학적 이론 연구는 더욱 정교화하되 경영 현장과의 관련성이 높은 실용적 연구도 장려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아시아 시대를 이끄는 한국과 아시아 경영사례 연구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이번에 창간 10주년을 맞이하는 DBR과 같은 경영 전문 매체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셋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수 있는 미래 지향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과 교육방법을 혁신해야 한다. 미래의 경영 문제는 미지의 복합적 성향을 띤다. 따라서 현재의 기능 중심적 커리큘럼을 복합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빅데이터와 딥러닝의 활용성, 컴퓨터 코딩과 같은 기능성, 인문학적 창의성, 과학과 기술 발전에 대한 이해성, 인간과 문화에 대한 공감성 등을 함양할 수 있는 융합적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창의적인 사고력과 따뜻한 인간성을 함양할 수 있는 새로운 경영학 교육 방법도 발굴하고 개발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근대적 발전에 실질적 기여를 지속적으로 해왔던 경영학은 스스로를 개혁해야 한다. 필자가 속한 한국경영학회도 혼신의 힘을 다하겠지만 앞서 제시한 제언들을 이뤄가는 것은 경영학자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경영학의 중흥을 이뤄야 한다. 학계, 산업계, 컨설팅은 물론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가 활발하게 소통하고 교류해야 한다. 한국경영학회가 바로 그 중심에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DBR 창간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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