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는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고 변화한다. 따라서 기업조직의 업무성과 향상을 위해 관리자는 구성원의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경영연구는 회사가 구성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들의 건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뿐이다. 정작 조직 차원에서 어떻게 구성원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DBR 214호는 보통의 비즈니스 연구들이 흔히 간과하는 부분을 다루고 있다. 구성원의 건강이 상수가 아니라 변수라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관리하는 구체적 방법과 사례를 소개했다. 업무공간 선택에 대한 자율성 부여, 인체공학적이면서도 감성이 충만한 사무용 가구 도입, 공기·채광·빛·소음 등 환경인자의 철저한 관리 등이 건강한 사무환경 구축을 위한 전략적 요소임을 밝히고 이를 조직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조직 건강관리방법과 실제 사례를 통해 의료서비스와 접목된 ‘건강경영’이 기업 성과 창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또한 정신건강의 측면에서, 기업정신건강분석 사례와 조직 내 정신질환에 관대한 ‘멘틀 프렌들리’ 문화 구축 등을 역설했다.
리포트 본문에서도 지적하고 있듯 필자는 조직문화의 근본적 변화가 건강한 업무환경 구축을 위해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서도 사무환경 개선을 위해 오피스 호텔링(매일 출근 전 업무 공간 예약), 비치 타월링(사전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업무공간 확보) 등의 자율좌석제(오픈 오피스)가 한동안 트렌드가 됐으며 최근에는 창의협업·협력공간 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자리에 대한 집착이 큰 국내(특히 대기업) 조직문화 특성상 이러한 공간의 변화만으로 기대효과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같은 직급임에도 자신의 자리가 다른 임직원보다 좁다는 점에 거부감을 갖거나, 고정좌석의 부재를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으로 받아들이거나, 윗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일찍 회사에 도착해도 전망 좋고 빛이 잘 드는 자리를 비워놓아야 하거나, 직원들이 고위직 임원과 열린 공간에 함께 있는 상황 자체를 불편하게 느끼는 회사 문화라면 사무환경 개선의 궁극적 목적인 업무성과 향상은 요원하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직원건강관리나 전사적 정신건강분석도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회사가 앞서 언급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구성원의 신체적·정신적 정보를 인사관리에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뒷받침돼야 하고, 이러한 신뢰는 결국 사내 조직문화를 통해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직장의 건강관리경영은 사무공간, 정보기술, 업무방식, 조직문화 등 각 영역의 변화가 동시에 이뤄져야만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승환 DBR 제12기독자패널(KLA 법률사무소)
What’s Next?
DBR 다음 호(217호, 2017년 1월 2호, 1월 셋째 주 발간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Trend 2017’이 실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