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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관점에서 본 국가 혁신

‘동방의 등불’ 한국에 찾아온 위기 ‘한마음’ 회복 통해 불씨 되살리자

이기동 | 213호 (2016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이번 혼란의 근본 원인은 국가의 뿌리인 국민들의 정신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우리나라를 이끌던 정신은 ‘선비정신’이다. 우리에게 위기가 닥친 이유는 서구의 인간관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 사상의 핵심은 ‘욕심’이다. 서구 사상은 사람을 독립적인 개체로 보고 사람의 마음을 ‘자기 것을 챙기기 위한 욕심’으로 본다. 그러나 맹자는 “온 나라 사람들이 욕심 채우기에 급급한 데도 위험에 빠지지 않은 나라는 없다”고 했다. 결국 해답은 우리만의 정신을 되살리는 데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최순실이라는 인물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 사람들은 최순실을 고려를 어지럽게 만들었던 신돈 같은 인물이라고들 한다. 이러한 사태가 계속되면 나라가 큰 혼란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나라를 어렵게 만드는 인물은 최순실 외에도 또 있다. 이른바 ‘문고리 삼인방’이라는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있는 방의 문고리를 걸어 잠그고 외부 사람들과의 소통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이 또한 심상치 않다. 중국의 한나라가 망한 원인 중에는 환관들이 왕과 외부인들의 만남을 차단한 채 국정을 농단했던 것이 포함된다. 환관들이 문고리를 잠근 이유는 자기들의 사욕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환관들에게는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없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사욕을 채우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문고리 삼인방이 문고리를 걸어 잠근 이유도 같을 것이다. 그들은 문고리를 걸어 잠근 채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들만 통과시켰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치가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일부 간악한 사람들의 이익을 채우는 방향으로 간다. 백성들의 불만이 커지진 것도 그 때문이고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에 터진 일련의 사건들은 신돈과 환관의 합작품이다. 한 사건만 있어도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법인데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으니 나라가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심히 걱정스럽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일차적으로는 우리들이 사람을 잘못 본 것에 책임이 있지만 과거의 정치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과거의 정치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친인척 비리가 있었다. 혹은 자녀들이 나서서, 혹은 형제들이 나서서, 때로는 처남이나 사촌들까지 나서서 국정을 흐리게 만들었다. 이런 비리에 낙담한 국민들이 대통령 후보였던 박근혜에게 열광한 것은 박근혜 후보가 친인척 비리를 용납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의 처족들이 비리를 많이 저질렀다. 임금의 장인이나 처남들이 정치를 흐리게 만드는 일이 많았다. 그 때문에 대원군은 부모형제가 없는 민비를 며느리로 간택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민비의 먼 친척들이 들러붙어서 정치를 흐리게 하고 말았다. 우리 국민들이 당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도 대원군의 마음이 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랬더니 친인척이 아닌 사람이 나타나 친인척의 비리보다 더한 비리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번 사태는 상당히 심각하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잘 극복하지 않으면 나라가 큰 혼란에 빠져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수사해 죄인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 대통령은 잔여임기 동안 자존심을 완전히 내려놓고 국민의 마음과 하나가 돼 국민과 함께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사태는 의외로 쉽게 수습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물어가는 담장은 무너뜨리기는 쉽지만 그것이 잘 유지되도록 붙잡기는 어렵다. 지금 우리나라는 허물어져가는 담장 꼴이다. 시민들이 의사표시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다. 그러나 흥분한 나머지 대안을 생각하지도 않은 채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만 주력한다면 매우 심각한 사태가 도래할 수도 있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번의 사태를 오직 정권을 쟁취하기 위한 기회로만 삼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언론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언론인들은 특종거리를 찾아내는 일에 주력하는 습성이 있지만 지금은 그보다도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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