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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만져보니 다르네” 감각불일치는 유용하긴 한데…外

주재우,문재윤,김진욱 | 211호 (2016년 10월 lssue 2)

Marketing

 

“어, 만져보니 다르네감각불일치는 유용하긴 한데

 

Sundar, Aparna and Theodor J. Noseworthy (2016), “Too Exciting to Fail, Too Sincere to Succeed: The Effects of Brand Personality on Sensory Disconfirma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3, 44-67.

 

무엇을 왜 연구했나?

 

아이폰은 얼핏 보기에 하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 같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예상과 달리 차갑고 무거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처럼 시각에서는 플라스틱을 기대하지만 촉각에서는 금속을 느끼는 것처럼 하나의 물체를 여러 감각이 다르게 해석하는 것을감각 불일치(sensory disconfirmation)’라고 부른다. 특히 디자이너들이 흔히룩앤필(look and feel)’이라고 부르는 시각과 촉각에서 발생하는 감각 불일치는 소비자들의 신제품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브랜드는 사람처럼 성격도 갖고 있다. 이를 브랜드 퍼스널리티(brand personality)라 한다. 특히 혁신적(innovative) 브랜드와 진실된(sincere) 브랜드는 대조적인 성격을 보인다. 예를 들어 애플, 버진, MTV는 사람을 흥분시키는 혁신적인 브랜드이지만 노키아, 포드, 홀마크 등은 현실적이고 진실한 브랜드의 전형이다.

 

미국 오리건대와 캐나다 요크대 교수 등으로 이뤄진 연구진은 시각-촉각의 감각 불일치와 브랜드 성격이 어떠한 연관 관계를 가지는지 연구함으로써 감각 불일치가 신제품을 판매하는데 효과가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브랜드에서 효과적인지에 대해 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실험에서는 한 커피숍에 찾아온 207명의 북미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규 커피 구매 의도를 응답했다. 실험을 위해 3가지 브랜드 성격(통제집단 vs. 혁신 vs. 진실) 2가지 감각 상황(감각 일치 vs. 감각 불일치)이 결합된, 6개의 상황을 설정했다.

 

먼저 브랜드 성격을 제공하지 않는 통제집단의 경우 ‘JAUNT’라는 가상의 커피 브랜드를 하얀 배경에 Ariel 폰트로 썼다. 또 웹사이트에는 이 브랜드에 관련된 그림이나 글, 브랜드 태그라인(tagline) 등을 넣지 않았다. 브랜드 성격이 혁신적이거나 진실한 조건의 경우 웹사이트의 5가지 핵심 속성(색상, 그림, 폰트, 내용, 태그라인)을 이용해 JAUNT라는 브랜드를 적절히 변경했다.

 

이렇게 세 가지 변형 중 하나의 브랜드 성격을 접하게 한 이후 두 가지 감각 상황을 제시했다.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마대(burlap)처럼 보이면서 실제로 감촉도 마대인 포장용기에 들어 있는 커피의 구매 의도를 물어보고(감각 일치), 다른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마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종이 재질인 봉투에 들어 있는 커피의 구매 의도를 물어보았다(감각 불일치).

 

이렇게 실험한 결과, 브랜드 성격이진실한 경우 마대에 들어 있는 감각 일치 커피가 구매의도가 더 높았다(5.00 > 3.66). 브랜드 성격이혁신적이면 반대로 마대처럼 보이는 종이봉투에 들어 있는 감각 불일치 커피가 구매의도가 더 높았다(4.48 > 3.63).

 

또 다른 실험에서는 276명의 북미 학부생을 대상으로 3가지 브랜드 성격(통제집단 vs. 혁신 vs. 진실) 3가지 감각 상황(감각 일치 vs. 긍정적 감각 불일치 vs. 부정적 감각 불일치)이 결합된 총 9개의 상황 중 하나의 상황에서 신규 팝콘 제품의 구매 의도를 응답했다.

 

먼저 이전 실험과 동일하게 웹사이트 구성을 통해 MAKKA라는 팝콘 브랜드의 성격을 세 가지로 달리 조작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 플라스틱처럼 보이는 세 가지 용기 중 하나를 제시했다. 실제로 플라스틱 재질의 통이거나(감각 일치), 플라스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알루미늄 통이거나(긍정적 감각 불일치), 플라스틱처럼 보이지만 얇고 값싼 종이 재질이거나(부정적 감각 불일치)였다.

 

실험 결과, 브랜드가 진실된 경우에는 감각 일치 팝콘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각 불일치 팝콘에 비해서 구매 의도가 더욱 높았지만(3.57 > 2.84, 2.51), 브랜드가 혁신적인 경우에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각 불일치 팝콘 모두 감각 일치 팝콘에 비해서 구매 의도가 높았다(3.41, 3.30 > 2.62). , 브랜드가 진실되면 감각 일치가 선호됐지만 브랜드가 혁신적이면, 심지어 부정적인 경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감각 불일치가 선호됐다.

 

특히 이 실험에서는 제품의 정통성(perceived authenticity)이 이러한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비자들은 진실된 브랜드일 경우 감각 일치가 되는 제품의 정통성이 높다고 느꼈고 혁신적인 브랜드는 반대로 감각 불일치일 경우 정통성이 높다고 느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브랜드가 다르면 제품도 달라야 한다. 사람들은 애플이나 버진과 같은 혁신적 브랜드에는 조금 거칠지만 흥미진진한 제품을 기대한다. 노키아나 홀마크 같은 진실된 이미지의 브랜드에는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제품을 기대한다. 즉 소비자들은 신제품이 그 브랜드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은 경쟁자로 가득찬 시장에서 차별화를 위해서 감각 불일치를 집중적으로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브랜드가 혁신적이라면 심지어 제품의 포장비용을 줄인다고 하더라도(플라스틱처럼 보이는 종이 패키지) 감각 불일치가 소비자에게 흥미롭게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브랜드가 진실하다면 억지로 감각 불일치를 시도하는 것보다는 이미 형성된 브랜드 성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재우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초고속 인터넷 확산, 증오 범죄도 키운다?

 

Chan, Jason, Anindya Ghose, and Robert Seamans, “The Internet and racial hate crime: Offline spillovers from online access”, MIS Quarterly, 40, 2 (2016), 381-40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인터넷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여러모로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큰 존재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온라인 익명성 등으로 인해 증오(혹은 혐오) 콘텐츠(hate content)를 보다 쉽게 접하고 전파할 수 있게 되는 등 부정적 효과도 크다. 시몬비젠탈센터(Simon Wiesenthal Center)가 추적한 온라인 테러 및 증오 범죄 관련 조사에 따르면 2011년에 증오 콘텐츠 관련 웹사이트는 14000여 개 이상으로 2000년 대비 6배 증가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증오 콘텐츠에 대한 공유가 빈번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온라인 콘텐츠 유포가 오프라인 증오 범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미네소타대, 뉴욕대와 고려대 교수 등으로 이뤄진 논문의 저자들은 인터넷으로 인해 증오 콘텐츠 공유가 용이해지는 것이 오프라인 증오 범죄, 특히 특정 인종에 의한 증오 범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인터넷은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증오 단체(hate group)들은 인터넷을 통해 보다 쉽게 특정 인종, 종교, 성별 등의 집단에 대한 증오를 전파할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증오 단체들의 프로파간다를 접하고 증오 범죄를 저지른 사건들을 심심치 않게 뉴스에서 접할 수 있다. 또한 증오 단체에 동조하는 사람들 역시 인터넷을 통해 너무나 쉽게 범죄 방법 등에 대해 학습할 수 있게 됐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의 테러범들 역시 인터넷을 통해 폭발물 제작법 등을 습득했다.

 

저자들은 특히 미국 내 인종 차별로 인한 증오 범죄가 인터넷 보급률, 특히 초고속 인터넷의 지역별 보급 추이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 연구했다.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연방통신위원회 (FCC)를 통해 행정 구역(county)별로 초고속 인터넷 보급 및 증오 범죄와 관련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간의 통계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인터넷 보급률과 증오 범죄 발생 간의 관계를 이중차이분석(difference in differences)을 통해 실증적으로 검증했다. 또한 연방조사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 노동통계청(Bureau of Labor Statistics)에서 행정 구역별로 증오 범죄 발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역별 범죄 발생률, 경찰 인력, 인구 밀도, 연령 분포, 인종 분포, 이민자 수, 연방 빈곤선(poverty line) 이하의 소득 가계 수, 취업률 및 산업별 경제 규모 등의 변수를 통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 인종 차별로 인한 오프라인 증오 범죄가 평균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1단위 증가할 때마다 연간 1200건에서 4800건가량의 증오 범죄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러한 정의 관계는 인종 차별이 만연한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 인터넷은 다양한 정보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와 부합하는 정보만을 취사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특히 인터넷 보급은외로운 늑대(lone wolf)’의 개인적인 증오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인터넷의 보급이 증오 집단의 신규 멤버 모집 및 오프라인 활동 조직화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증오 범죄를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인터넷상에서 증오 범죄를 부추기는 사이트에 대한 규제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실제로 인터넷이 이러한 증오 범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 미국에서도 다양한 콘텐츠 필터링 기술 등을 동원해 증오 콘텐츠에 대해 규제를 해왔다. 그러나 증오 집단들은 이러한 필터링 기술에 대응해 새로운 형태로 메시지를 전파하기 때문에 기술을 통한 규제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 결과 인터넷 보급과 관련해 인종 차별이 심한 지역에서만 이로 인한 증오 범죄가 증가했다. , 기술적으로 증오 콘텐츠를 차단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의 견해와 부합하는 정보만을 취사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적인 규제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증오 범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인종 차별 및 증오 범죄의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또한 비판적으로 정보를 소비할 수 있도록 인터넷상에서 바른 정보와 그릇된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을 기르는디지털 리터러시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증오 범죄가 증가하는 것이 관련 집단이 체계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이 아니라 개개인의 증오가 인터넷의 증오 콘텐츠로 인해 촉발됐기 때문임을 밝혀냈다. 이러한외로운 늑대 (lone wolf)’의 징후를 사전에 온라인 활동에서의 텍스트 분석 등을 통해 가려내는 빅데이터 분석 기법 연구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한국에서도 외국인, 여성 등의 집단에 대한 증오 범죄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이 회사나 조직 내로 스며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외국 출신 임직원들이나 여성직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우리 기업들 역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문재윤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홍콩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에서 MIS 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Finance & Accounting

 

기업의 불법행위 예방 CSR보고가 모니터링 역할한다

 

Based on “Corporate Accountability Reporting and High-Profile Misconduct” by Dane M. Christensen (The Accounting Review, March 2016, pp. 377-399)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6조 달러에 이르는 투자자 자금이 사회책임투자펀드(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funds)에 몰리고 있으며 많은 경영자들은 앞 다퉈 CSR 보고서를 자발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과연 CSR 보고서는 어떤 목적으로 발행되는 것일까? 수많은 인터뷰와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기업의 브랜드와 명성을 보호하기 위해 CSR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로 CSR 보고(reporting)가 기업의 명성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주주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일까?

 

 

CSR 보고에 대한 옹호자들은측정되는 것이 관리될 수 있다(what gets measured gets managed)’라는 논거를 바탕으로, 기업이 자발적으로 그들의 사회·환경·경제에 대한 활동을 측정하고 분석하며 보고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전략적인 사고에도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기업이 CSR 보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CSR 관련 주요 이슈들(미성년자 노동, 부정부패 및 생산물 책임 등)과 관련된 경영위험을 지각하고 이러한 위험들이 부정적인 사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 CSR 보고가 기업 경영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주주가치 극대화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CSR 보고가 주주가 아닌 기업의 다른 이해당사자들(종업원 및 정부 등)의 요구에 의해 주주의 비용으로 작성되는 것이므로 주주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기업자원의 낭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CSR 보고는 기업의 명성을 보호해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미 오리건대 데인 크리스텐슨 교수는 기업 내에서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불법행위에 주목했다. 지멘스의 뇌물공여 사건, 마텔의 납 성분 함유 장난감 리콜, BP의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건과 같은 불법행위들은 기업 명성을 크게 훼손해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연구자는 과연 CSR 보고가 실제로 이러한 불법행위를 방지해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보호하는지 분석했다.

 

연구에서 고려된 불법행위들은 뇌물공여, 불법 리베이트, 차별 행위, 성희롱, 가격 담합, 부당광고, 임금 미지급, 인권남용, 환경파괴 등이며 이에 대한 자료는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다우존스 뉴스와이어스> <로이터>를 통해 수집됐다. 실증분석 결과, CSR을 보고하는 기업들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할 확률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16%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CSR 보고가 불법 행위를 사전적으로 예방한다는 주장과 일치하는 결과다. 뿐만 아니라 CSR 보고가 불법 행위에 주는 영향은 로비 활동에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기업들과 최근에 불법 행위가 일어났던 기업들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사회적 압박을 받는 기업들에게 CSR 보고가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 CSR 보고는광고효과를 위해 눈속임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기업의 경영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

 

연구자는 기업의 불법 행위가 발생했을 때 주식시장의 반응도 살펴봤다. 그 결과 CSR을 보고하는 기업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53%가량 더 낮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한 처벌의 수위는 행위자의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CSR 보고 기업들은자발적인 기업 투명성 제고노력을 통해 시장에서 신뢰를 쌓았기에 상대적으로 관대한 처벌을 받는 것이다. 이는 초범자에게는 재범자에 비해 관대한 판결이 내려지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결과를 요약해보면 CSR 보고는 기업에 있어 두 가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 CSR 이슈와 관련된 불법 행위가 기업 내에서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모니터링 역할과 (2) 불법 행위가 실제로 발생했을 때 기업이 감내해야 하는 피해를 줄여주는 보험과 같은 역할이 그것이다., CSR 보고는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해 주주가 요구하는 정보와 모니터링에 대한 기업의 응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시장참여자들은 CSR 보고에 대한 기업의 노력을 강직한기업시민(upstanding corporate citizen)’이 되고자 하는 기업 스스로의 결연한 다짐으로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단순히 CSR 보고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기업의 의사결정자들은 CSR 보고를 통해 기업 내에 존재하는 위험요인들을 측정하고 분석해 이에 대해 선제적인 예방책을 마련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김진욱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 경영학과와 The Ohio State University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보험회계, 조세회피 및 기업지배구조이다.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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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윤 문재윤 | 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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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욱 김진욱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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