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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에 집착하면 즐거움 잃는다 운동이든, 독서든... 外

주재우 | 195호 (2016년 2월 lssue 2)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경영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Marketing

 

측정에 집착하면 즐거움 잃는다. 운동이든, 독서든

 

Etkin, Jordan (forthcoming April 2016), “The Hidden Cost of Personal Quantifica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무엇을 왜 연구했나?

 

현대인들은 자신이 얼마나 먹고 자고 운동하는지 기록하고 추적하는 데 집착한다. 이에 따라 수많은 기업이 옷에 입거나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선보였다.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HTC,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자업체뿐만 아니라 시계를 만드는 태그호이어, 운동용품을 만드는 나이키도 뛰어들었다.

 

대부분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자신의 현재 활동량을 기록한 뒤 자신의 과거 기록이나 타인의 기록과 비교해준다. 예를 들어 운동량이 기록되는 애플워치를 차고 다니면 자신의 과거 운동량이나 타인의 현재 운동량과 비교해주기 때문에 이에 자극받아 더 많이 걷고 더 오래 운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2013 9월에 Endeavor Partners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웨어러블 시계 브랜드인 조본(Jawbon), 핏빗(Fitbit), 나이키(Nike), 미스핏(Misfit)을 소유한 500명 중 약 3분의 1가량이 6개월 만에 사용을 중지했다.

 

이 조사 결과에 관해서 여러 논의가 진행됐다. 사람들이 웨어러블 시계에 질렸다는 의견도 있었고, 실제로 건강해졌기 때문에 사용을 중지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비교하다가 따라잡기 힘든 누군가의 운동량에 압도돼 우울해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타인과의 비교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하기도 했다. 최근 두 명의 비디오 아티스트가 웨어러블 시계를 드릴, 시계추, 자동차 휠, , 3D프린터에 묶어서 운동량을 가짜로 늘리자는 풍자 섞인 주장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제품의 사용을 중지하는 새로운 이유로 경험을 측정하면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한 연구진에 따르면 어떤 경험을 측정하기 시작하면 그 경험이 하나의 일이 되면서 과정상의 즐거움이 없어지고 대신 결과물에만 집착하게 된다. , 측정을 통해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하나의 외적 보상의 역할을 하면서 내적 동기 유발을 감소시켜 장기적으로는 측정도 멈추고 경험도 덜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여러 실험을 실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한 실험은 만보계를 사용해 95명의 북미 대학생을 상대로 시행됐다. 절반의 참가자는 얼마나 걸었는지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는 정상적인 만보계를 하루 동안 차고 다니면서 하루에 몇 번씩 확인하라고 했고,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는 불투명한 뚜껑을 닫고 봉해서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할 수 없는 만보계를 하루 동안 차고 다니라고 했다. 당일 저녁 5∼6시에 모든 참가자가 실험실로 돌아온 다음 얼마나 많이 걸었는지 만보계를 열어서 확인하는 동시에 오늘 하루 동안 걷는 것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응답했다. 실험 결과, 정상적인 만보계를 차고 자신의 활동량을 측정한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서 더 많이 걸었지만 걷는 경험이 덜 즐거웠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실험은 책읽기 도구를 사용해 320명의 북미 대학생을 6개의 그룹(2 X 3)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모든 참가자는 책의 한 부분을 읽어야 했는데, 여러 페이지에 걸쳐 있었기 때문에 한 페이지를 읽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다음] 버튼을 눌러야 했다. 우선 참가자를 절반으로 나누어 절반의 참가자는 [다음] 버튼을 누를 때마다 좌측 상단에지금까지 몇 페이지를 읽었다는 피드백이 제공됐고 다른 절반의 참가자는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전체 참가자를 다시 세 그룹으로 나누어 첫 번째 그룹은 책 읽기에 관해 아무런 설명을 주지 않았고, 두 번째 그룹은 책읽기를 즐거움으로 생각하도록 만드는 설명을 해줬다(“책 읽기는 즐겁고 편안한 활동이며 사람들은 즐거움을 찾아서 종종 책을 읽는다”). 마지막 그룹은 책읽기를 일로 생각하도록 했다(“책 읽기는 유용하고 교육적인 활동이며 사람들은 무언가 알고 싶어서 종종 책을 읽는다”).

 

그리고 나서 모든 참가자들이 8분 동안 책을 읽은 다음, 몇 페이지를 읽었는지, 책읽기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그리고 얼마나 행복한지 응답했다. 실험 결과, 읽은 페이지 수를 피드백으로 받게 되면 읽는 책의 페이지 수가 13페이지에서 16페이지로 평균 3페이지 증가했다. 하지만 피드백을 받으면 책 읽기에 대한 즐거움이 감소했다. , 읽은 페이지의 양을 측정하고 피드백을 받으면 책을 더 많이 읽지만 그 대신 책 읽기의 즐거움이 줄어들고 행복도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그런데 이런 감소 효과는 책 읽기에 관해서 설명이 없거나 책 읽기를 즐거움으로 생각한 경우에만 나타났다. 책 읽기를 일로 생각한 경우, 애초부터 책 읽기가 재미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피드백의 유무가 즐거움을 감소시키지는 않았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활동을 측정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나쁘지는 않다. 측정을 통해 운동도 더 많이 하고, 책도 더 많이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측정하면서 이런 습관을 만드는 동안 운동이나 책 읽기라는 경험을 바라보는 관점이 장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 처음부터 일이라고 생각하면 큰 변화가 없지만 예전에는 즐거움을 제공한다고 생각했던 활동을 측정하면 경험이 일이 되고, 재미가 없어지고, 결과적으로 행복이 줄어든다.

 

하지만 사람들은 경험을 측정하면 경험의 즐거움이 빼앗긴다는 사실을 예측하지 못한다. 추가 조사에 따르면 걷기 실험에서도 대다수의 응답자가(88%) 만보계를 차고 싶어 했고, 책 읽기 실험에서도 대다수의 응답자가(74%) 지금까지 읽은 페이지를 보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한 만보계를 차면 걷는 것이 더 즐거울 것이라고 예상했고 읽은 페이지 수를 알게 돼도 책 읽기의 즐거움이 줄어들지 않을 거라고 예측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을 측정하려는 집착이 있고, 이러한 집착이 즐거움을 빼앗아가지만 즐거움을 빼앗아갈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한다.

 

결국 일상활동을 측정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회사는 측정 자체가 가져오는 예상치 못한 효과를 이해해야 한다. 어떤 음식을, 언제 얼마나 먹는지, 측정하는 것은 먹는 즐거움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기상시간처럼 자체적으로 즐겁지 않은 활동을 측정하는 것도 좋고, 수면시간처럼 행동을 조절할 필요가 없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활동만 측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경험은 측정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주재우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 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서 주로 연구하고 있다.

 

 

Communication & Psychology

 

사적인 정보도 드러나는 시대. 정보 비공개는 최악의 선택

 

Hiding personal information reveals the worst by Leslie K. John, Kate Barasz, and Michael I. Norton. PNAS, 113(4), 954-959

 

무엇을 왜 연구했나?

 

개인정보는 감추는 것이 좋을까, 공개하는 것이 좋을까? 취업 면접할 때 마리화나와 같은 마약을 했다는 경험을 감추는 것(“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이 공개하는 것”(“마리화나 피운 적 있습니다”)보다 나은 결정일까? 통념적으로 부정적인 정보는 감추는 것이 좋을 것이라 여기지만 부작용도 있다. 감추는 사람에 대해서는 신뢰성이 떨어진다. 정보를 감춘다는 것은 성격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침투이론(Social Penetration Theory)’에 따르면, 자신의 사적 정보를 드러내는 자기공개는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기반이다. 자기공개를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에 대해 호감이 커진다. 이는 자기공개를 통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신뢰도 향상이 호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에 대한 정보를 감추면 신뢰도가 떨어지게 되고, 신뢰도 저하는 부정적인 인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예컨대성병 걸린 적 있어요라는 발언)조차 감추는 것이 드러내는 것보다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하버드대의 공동 연구진은 일련의 실험을 통해 개인정보를 감추는 것이 그 사람의 인상에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1에서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연구 참가자들이 데이트 상대를 선택하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데이트 후보는 정보의 공개 정도에 따라 5개 집단으로 구분해 제시했다. 집단1파트너에게 성병 감염 사실을 숨긴 적이 있는가?” “10만 원 이상의 물품을 훔친 적이 있는가?” 등 불미스러운 일 5개에 대한 질문에 대해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표시했다.

 

집단2드물게, 집단3가끔씩”, 집단4종종 그랬다로 나타냈다. 집단5 5개의 불미스러운 질문 중에 3개는종종 그랬다로 답하고, 질문 2개에는응답 거절로 나타냈다. 연구 결과 모든 조건에서응답 거절로 나타낸 사람에 비해 불미스러운 정보라도 드러낸 사람을 데이트 상대로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심지어 불미스러운 행위를종종 그랬다라고 대답한 사람조차응답 거절로 답한 사람에 비해 데이트 상대로 더 선호됐다. 연구2에서는 정보 비공개가 의도적인지, 비의도적인지에 대한 차이에 따른 데이트 선호도를 파악했다. 비의도적인 상황은 데이트 사이트에 에러가 발생에 2개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 내용이 표시되지 않도록 했다.

 

연구 결과 의도적으로 정보를 감추는 사람에 대한 데이트 호감도가 가장 낮았다. 연구3에서는 연구 참여자들에게 고용주의 입장에서 구직자 2명에 대한 평가를 하도록 했다. “기말시험에서 가장 낮은 학점은?”이라는 질문에 구직자1 “F”라고 답했고, 구직자2는 “응답 거절이라고 했다. 연구참여자들은 두 구직자에 대해 각각 실제 학점을 가늠해보고 두 사람의 신뢰도를 평가한 다음, 채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응답 거절 구직자에 대해서는 실제 학점이 더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신뢰도는 더 낮게 지각했다. 응답을 거절한 구직자에 대한 채용 선호도도 떨어졌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사적인 정보를 드러내는 것에는 위험성이 따른다. 특히 웹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개인정보를 무작정 꽁꽁 감추는 것 역시 위험성이 있다.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단히 불미스러운 정보조차 드러내는 것이 감추는 것보다 더 나을 수도 있을 정도다. 불미스러운 정보를 굳이 드러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감추려고 하는 것 역시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불미스러운 일이라도 맥락에서 따라서는 공개하는 것이 감추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거짓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거짓 정보는 최악의 선택이다. 사람은 극단적인 사회적 동물이기에 못난 사람보다 못 믿을 사람을 더 꺼려한다.

 

안도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Leadership

 

감성적 접근 통해 사람 냄새 나는 리더십 구축하라

 

The changed leadership landscape: what matters today”(Joan Marques, Journal of Management Development, Vol. 34 No.10, 2015, pp.1310∼1322)

 

무엇을 왜 연구했나?

 

리더십은 조직의 목표와 구성원들의 행동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조직은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이해관계를 매개로 이뤄진 하나의 단체이기 때문에 이들의 협업적 활동과 원만한 상호작용 없이는 조직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여기에 리더십은 윤활유 역할을 해주며 구성원들의 조직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는 내재돼 있는 사회문화적 가치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위기와 기회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에 기존 전통적 리더십 이론의 재검토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복잡다단하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흐름 속에서 오늘날 적합한 리더십의 형태는 과연 무엇일까?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캘리포니아 우드버리대(Woodbury University)의 조안 마르케스(Joan Marques) 교수는 최근 변화된 리더십의 지형을 파악해보고자 2005년부터 2014년까지의 리더십과 관련된 논문 및 심층인터뷰 자료 72건을 분석해 오늘날 현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적용 가능한 9종류의 ‘Workable leadership style’을 각각 분류해 기술했다. 크게이전까지 경험해 온 리더십 유형(Seasoned style)’ 5가지와최근 대두되고 있는 리더십 유형(Recent style)’ 4가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가 충분히 경험해왔던 리더십은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 상황적 리더십(Situational leadership), 팀 리더십(Team leadership), 봉사적 리더십(Servant leadership), 그리고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 leadership)으로 구분된다. 이에 반해 최근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리더십은 진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공감 리더십(Empathetic leadership), 깨어 있는 리더십(Awakened leadership), 공명 리더십(Resonant leadership) 등이다.

 

진성 리더십은 리더가 언제나 부하들에게 정정당당하고 도덕적으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 털어도 먼지 하나 없는 처신을 강조한다. 최근 시대적 요구에 따라 조직윤리와 기업윤리를 도외시하는 리더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도덕적 흠은 리더십 영향력에 엄청난 상처를 입히게 돼 조직성과 창출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두 번째 유형은 공감 리더십(Empathetic leadership)이다. 이는 부하의 업무영역과 조직행동에 대한 리더의 ‘역지사지’를 부각시키는 리더십이다. 공감 리더십이 주목받는 이유는 부하들이 기본적으로 조직에서의 본인의 역할과 존재감을 리더에게 알리고 공감받길 원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무엇보다 작업 현장에서 부하들과 함께 경험해보고 소통하려는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

 

깨어 있는 리더십(Awakened leadership) 역시 최근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유형이다. 깨어 있는 리더십은 리더의 지속적인 자아성찰을 전제로 하며 각성(wakefulness)을 통한 새로운 교훈의 습득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리더는 유연한 자세로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현실 상황에 맞춰 본인이 습득한 교훈을 현장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만 한다. 마르케스 교수가 강조한 마지막 리더십은 공명 리더십(Resonant leadership)이다. 공명 리더십은 리더가 보유하고 있는 정서적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십분 활용해 그들의 자발적 반향(Resonance)과 영감(Inspiration)을 불러일으켜 내적 모티베이션 수준을 높인다. 또한 구성원 개개인의 성과 향상을 위해 그들의 감성적 부분을 어루만지고,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공명하며, 이를 통해 리더가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이끈다. 마르케스 교수는 특히 공명 리더십이 앞서 제시한 몇 가지 리더십 유형들을 대부분 포함하는 리더십 유형이라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리더는 직면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상황에 맞는 리더십을 구사해야 한다. 리더십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목표 달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도록 이끌어가는 행위이자 과정이다. 리더가 누가 되고, 또 어떤 리더십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명운이 좌우되듯 훌륭한 리더를 둔 조직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축복이고 행운이다. 본 논문을 통해 마르케스 교수는 4가지 리더십 유형들로부터 하나의 공통된 화두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효율적 리더십은 시대에 따라 변천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거슬러도 여전히 유효한 리더십은 바로 자발적 성과창출을 위한 인간관계 중심(Relationship based)의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대한민국 교수 900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5년 한 해를 정리하고 상징하는 사자성어로혼용무도가 선정됐다. 군주의 어리석고 무능함을 가르키는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는무도를 합한 표현으로 교수들은 지난 한 해 사회·정치적 관점에서 대한민국을 되돌아보며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국가를 하나의 공동운명체적 조직으로 본다면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그들의 무능함과 비도덕적 행실로 인해 조직 구성원(국민)들로부터 F 고과를 받은 것과 진배없다. 학문적 논의를 떠나 본 연구결과에서 강조했던도덕성’ ‘역지사지’ ‘자아성찰’, 그리고정서적 이해와 감성적 접근을 통한 사람 냄새 나는 리더십을 되돌아봐야 하는 대목이다.

 

김창희 싱가포르 국립 Republic Polytechnic대 인사관리전공 교수

kim_chang_hee@rp.edu.sg

 

필자는 한국외대에서 경영학 학사 및 서울대에서 교육학 석사를 취득하고 LG그룹 인사팀을 거쳐 현재는 싱가포르 국립 Republic Polytechnic대 인사관리전공 전임교수로서 싱가포르 학생들에게 인적자원관리론 및 조직행동론을 강의하고 있다. University of Canberra 경영학 박사 과정을 이수하며 주로 싱가포르 MNC 리더십 및 싱가포르 정부조직 인사전략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ociology

 

좋은 경력 쌓고싶다면얕지만 넓은 인적 네트워크 필요

 

Do Women Suffer from Network Closure? The Moderating Effect of Social Capital on Gender Inequality in a Project-Based Labor Market, 1929 to 2010”, by Mark Lutter in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2015, 80(2), pp. 329∼358.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한 정당에서 고졸 출신의 대기업 여성 임원을 영입해 화제가 됐다. ‘경력단절유리천장등의 어려움을 딛고 직장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신화적 인물이라는 소개가 덧붙여졌다. 이 영입인사가 특히 주목받았던 이유는 아마도 노동시장이나 직장에서 여성들이 받는 불이익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여성이라는 사실 자체가 경력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이 반드시 좋은 경력을 쌓아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피나는 노력으로 실력을 쌓아 흔히 말하는인적자본을 갖추는 길이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은 좋은 인간관계 속에 내재돼 있는 가치를 가리킨다. ‘인맥이나연줄과 같은 정치적 자산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지만 진심과 선의를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도 사회적 자본의 중요한 요소다. 이런 인간관계를 통해 사람들은 사회적 지지와 후원, 가치 있는 정보, 도전의 기회 등을 획득할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자본을 잘 구축하고 있다면 경력을 쌓아가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논문은 미국 영화배우들의 네트워크를 분석해 사회적 자본이 여성의 경력 진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기업, 시장, 경쟁상황, 해외 시장과 신상품에 대한 전략적 동기 등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주장을 검증했다. 무작위로 추출된 200개의 글로벌기업을 시장지향적 동기와 가치지향적 동기를 가진 기업으로 분류해 약 1046회의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사회적 자본은 인간관계에 내재된 가치이고, 인간관계는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저자들은 네트워크의 형태에 따라 사회적 자본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응집성이 강한 폐쇄적 네트워크 속에서 형성되는 사회적 자본이다. 폐쇄적 네트워크란 늘 끼리끼리 뭉쳐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다. 이런 네트워크에서 사회적 자본은 내집단 지향적이다. 다시 말해 사회적 지지, 정보, 기회는 집단 안에서만 통용된다. 자기들끼리 서로 챙겨주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둘째는 개방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자본이다. 개방적 네트워크란 어느 한 집단에 배타적으로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나 집단과 두루두루 관계를 맺는 형태의 네트워크다. 폐쇄적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 사람은 시간과 자원을 온전히 한 집단에만 쏟아붓는 반면 개방적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 사람은 여러 집단과 사람에 시간과 자원을 골고루 분배한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를 통해 축적한 사회적 자본이 똑같이 100이라고 하더라도 전자의 경우는 한 집단에서만 획득한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여러 집단에서 획득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의 사회적 자본이 여성의 경력에 유리할까? 1929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영화배우 97657명의 경력 프로파일을 분석한 결과 개방적 네트워크에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한 여배우들이 훨씬 더 좋은 경력을 쌓아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여배우들은 다양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고, 중복되지 않는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후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반해 폐쇄적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 여배우들은 기회의 확장이나 사회적 후원의 확대가 어렵고, 새롭고 신선한 정보를 획득하기도 힘들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었는가?

 

재무적 자본이나 인적자본처럼 사회적 자본도 개인이나 집단, 기업의 성공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모든 사회적 자본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재무적 자본이나 인적자본을 축적하기 위해서 일정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서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하고, 다른 좋은 기회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을 많이 축적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제한된 비용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 논문이 주는 교훈은 간단하다. 깊지만 좁은 인간관계보다는 얕지만 넓은 인간관계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비단 여성뿐만 아니라 좋은 경력을 쌓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정동일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dijung@sookmyung.ac.kr

 

필자는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사회학과를 거쳐 숙명여대 경영학부에 재직하고 있다. 기업 간 네트워크, 제도주의 조직이론, 조직학습, 경제사회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플랫폼 기반 조직생태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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