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나빠지면 딸 편애한다?

183호 (2015년 8월 Issue 2)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경영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Marketing

 

경기 나빠지면 딸 편애한다?

 

Durante, Kristina M., Vladas Griskevicius, Joseph P. Redden, and Andrew E. White (2015), “Spending on Daughters in Economic Recession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DOI: 10.1093/jcr/ucv02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아들과 딸을 가진 부모에게 누구를 더 아끼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편애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연구를 수행하기 전에 88명의 미국인 부모에게 이러한 질문을 했을 때 91%는 아이들을 동등하게 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들과 딸에 대한 편애는 과거에도 존재했고 오늘날에도 분명히 존재한다. 중국과 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오랫동안 남아선호사상이 있었고 영국에서도 전통적으로 아들이 우선적으로 왕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는 성비의 역전이 걱정될 만큼 여아에 대한 선호가 커졌다. 역사적으로는 고대 아프리카에 아들이 아니라 딸에게만 기회를 주는 왕국도 있었다고 한다.

 

뉴욕과 미네소타의 연구진은 동물과 인간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진화생태학에 근거해 부모가 아들과 딸에게 똑같이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부모는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이 제공하는 자원을 통해 자녀를 만들어서 자신만의 가족을 꾸릴 가능성(재생산 가치·reproductive value)이 높은 자녀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하며 이를 통해 생존과 번영의 가능성을 추구한다. 자원이 풍부한 경우에는 아들과 딸이 각각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비슷하다. 하지만 자원이 부족하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아들보다 딸이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높아진다. 아들의 경우 결혼할 짝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도 늘어나지만 딸의 경우 그나마 한 명의 자녀라도 낳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아들과 딸의 재생산 평균은 같지만 분산이 다르다. 즉 아들은 아이를 많이 낳거나 아예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고 딸은 적게 낳더라도 낳을 가능성이 높다. , 아이를 낳을 가능성 자체는 딸이 높다. 결론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손주를 원하는 부모는 아들보다 딸에게 금전적으로 더욱 호의를 베풀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들은 수차례의 실험을 수행했다. 한 실험에서는 629명의 참가자들이 그룹을 나누어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문 기사를 읽거나(‘좋은 날이 다시 돌아오다! 경제 성장이 새로운 기록을 세우다!’), 경기가 나빠진다는 신문 기사를 읽거나(‘어려운 날들이 다가온다.

21세기의 새로운 경제’), 경기와 상관없는 신문 기사를 읽은 후 가상의 아들 1명과 가상의 딸 1명에게 예금, 부동산, 그 외의 자산을 어떻게 나눌지 유언을 작성하라고 요청했다. 8점 척도를 사용해 1은 모두 아들에게, 8은 모두 딸에게 주는 것으로 했다. 중간값은 4.5. 실험 결과, 경기가 좋아지거나 경기와 상관없는 기사를 읽은 참가자들은 아들과 딸에게 평균 절반의 자산을 남겨주려고 했으나(4.5), 경기가 나빠진다는 기사를 읽은 참가자들은 딸에게 조금 더 많은 자산을 남겨주려고 했다(4.65). , 불경기에는 아들보다 딸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 더욱 강해졌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자녀의 나이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전 실험과 비슷하게 절반의 참가자들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슬라이드를 보고, 절반의 참가자들은 경기가 나빠진다는 슬라이드를 보게 했다. 그 후, 각각 생후 6개월 된 아들 1명과 딸 1명에게 자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물어보거나 또는 각각 15세가 된 아들 1명과 딸 1명에게 자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물어봤다. 실험 결과, 아들과 딸이 생후 6개월이라서 재생산과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경기가 좋거나 나쁘거나 상관없이 아들과 딸에게 비슷하게 자산을 남길 것이라고 대답했다(4.61). 하지만 아이들이 15세가 돼 재생산과 관련이 높아진 경우에는 경기가 좋을 경우에만 동일한 비중으로 자산을 남기고 경기가 나빠지면 아들보다 딸에게 좀 더 많은 자산을 남긴다고 대답했다(4.85). , 아이를 갖기에 시간이 많이 남은 자녀에게는 경기와 상관없이 동일한 금전적 지원을 약속하지만 곧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나이에 이르면, 특히 경기가 어렵다고 느낄수록 딸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 상대적으로 강해졌다.

 

흥미롭게도 실험 참가자들은 여러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해 아들과 딸을 똑같이 대한다고 대답했다. 아들과 딸이 필요한 돈의 액수나 필요한 보살핌의 정도가 차이가 없다고 답했고, 경기가 어려울 때에는 남자도 여자도 비슷할 정도로 돈을 마련하기 어렵고 비슷할 정도로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했으며 형제나 자매를 돌보는 정도도 아들과 딸이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 실험 참가자들은 아들과 딸 중에서 한 아이를 편애한다고 의식하지는 않지만 자원이 부족해진다는 신호를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딸을 더 고려하게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것은 진화생태학에서 주장하듯 인간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의식하든 못하든) 가족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아들과 딸에 대한 상대적인 소비를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변수로 경기의 흐름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실제로 1984년에서 2011년 사이, 미국의 GDP는 남아/여아 의류 소비액의 상대적 차이와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경기가 좋을 때에 비해서 경기가 나쁠 때에는 여자 아동복에 대한 의류 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남아/여아 의류 소비액의 편차가 18.9%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경기에 따라서 부모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가를 이해함으로써 트렌드 이해, 상품 기획, 시장 수요 예측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마케터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아들과 딸을 가진 부모는 자녀들에 대한 지원을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의 흥미로운 사실은 경기가 악화되면 아들보다 딸에게 편중된 지원을 한다는 점인데 부모들이 이러한 계산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보다는 자원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받으면 자기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출산 가능성이 있는 딸을 선호하게 된다. 이런 무의식적 의사결정은 부족함이 없는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어도 바뀌지 않는다. 부모는 좀 더 세심하게 자신의 소비와 자녀들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고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주재우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서 주로 연구하고 있다.

 

Sociology

 

파트너의 지속적 교체

 

비용만 많이 들 수 있다

 

Ties that Last: The formation and Persistence in Research Collaborations over Time”, by Linus Dahlander and Daniel McFarland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4, 58(1), pp. 301∼329.69∼11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조직이론을 공부하는 학자들에게 조직 내·외부에서 이뤄지는 협력관계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주제다. 기업 현장에서도 협력관계, 좀 더 넓혀 보면 네트워크 관리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어느 한 조직이나 개인이 모든 지식과 아이디어를 독점할 수 없는 세상이 됐고, 따라서 혼자만의 힘으로 혁신적 가치를 생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보완적 지식과 아이디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조직들이 서로 협력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네트워크 이론에서는 개인이나 조직과 같은 행위자들을노드라고 부르고, 두 노드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정보교류 활동을 한다면 이 노드들 사이에는연결(tie)’이 있다고 말한다. 일상적인 생활에서뿐만 아니라 기업 내외에서 이뤄지는 활동에서도 수많은 연결이 만들어진다. 이 중 기업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협력관계로 만들어지는 연결이 주요 관심사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 협력관계는 짧은 시간 내에 종료되는 반면, 또 다른 협력관계는 상당히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협력관계를 새롭게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좋은 협력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며, 아마도 이것이 네트워크 관리의 핵심일 것이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스탠퍼드대 교수 및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의 협력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협력관계를 안정적으로 지속시키는 요인은 무엇인지를 살폈다.

 

무엇을 발견했나?

 

흔히 협력관계를 만드는 요인은 협력관계를 지속시키는 요인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과 협력관계를 만들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사람과 협력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들은 스탠퍼드대 교수 및 연구자들 간 공동 연구 네트워크를 분석해 이런 상식과는 다른 결과를 발견했다. 먼저 협력관계를 위해 좋은 파트너를 선정하는 데에는 두 가지 난관이 존재한다. 첫째, 잠재적 파트너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탐색하기 쉽지 않다. 둘째, 잠재적 파트너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과 가까이에서 일하는 사람, 그럴 듯한 스펙이나 개인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다른 사람이 추천해 주는 사람과 협력 관계를 맺는 경향이 있다. 일단 협력관계가 만들어지면 위의 두 가지 난관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따라서 협력관계를 지속할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공유된 경험이나 협력관계의 질, 그리고 협력의 성과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파트너의 신뢰성과 역량, 보완 가치 등을 직접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특성이나 제3자의 추천과 같은 요인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이 논문의 저자들은 반복되는 협력관계와 일회성으로 그치는 협력관계의 생산성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반복되는 협력관계가 훨씬 더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논문의 양과 질, 연구비 수주 건수 및 액수 등). 이러한 분석을 통해 저자들은 단기적 협력전략보다는 장기적 협력전략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조직 내외에서 수많은 협력관계가 만들어지지만 이 중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조직들 간의 협력도 그렇지만 한 조직 내에서 나타나는 개인들 간의 협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장기적인 협력관계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협력관계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언뜻 보기에는 필요에 따라 파트너를 계속해서 교체하는 것이 좋은 전략인 것 같지만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네트워크 관리는 항상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견고한 협력관계가 만들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상호 간의 신뢰를 쌓고 서로를 알아가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협력관계가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투자 대비 효용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협력관계를 형성할 때부터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잠재적 파트너를 물색하고 선별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파트너의 신뢰성과 역량, 보완적 가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실패하지 않는협력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정동일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dijung@sookmyung.ac.kr

 

필자는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사회학과를 거쳐 숙명여대 경영학부에 재직하고 있다. 기업 간 네트워크, 제도주의 조직이론, 조직학습, 경제사회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플랫폼 기반 조직생태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Political Science

 

해외투자자,

 

저소득 국가 정책 바꾼다

 

Can Foreign Stock Investors Influence Policymaking?”

Andrew Kerner, Comparative Political Studies 2015, 48(1) 35-6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지난 몇 달간 한국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주주총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이로써 삼성 대 삼성물산의 2대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간 벌어졌던 각각 합병안 가결과 부결을 위한 힘 대결은 표면적으로 삼성의 승으로 끝이 났다. 이 힘 대결에서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기금이 과연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였다. 찬성 측과 반대 측은 단순히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득 및 회유작업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국민 여론전 및 법률 소송까지 동원해 국민연금기금의 결정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는 사실 그 뒤의 한국 정부를 겨냥한 여론전 및 압박전술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반대 측은 이 사안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한국 정부가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번 사건은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의 중요성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게 된 흔치 않은 사례이긴 했지만 해외 주식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확대돼가고 있는 현실에서 실제로 정치적인 파워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는 정치학은 물론 경영학에서도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바로 이 문제를 몇몇 극적인 사례에 치중한 기존 연구를 넘어 27개의 주요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 연구다.

 

무엇을 발견했나?

 

그런데 해외 주식투자자들이 단순히 주식시장에서 이윤을 남기는 것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에까지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그들은 왜 영향을 미치려고 할까? 삼성 사례에서 보듯이 많은 신흥시장에서는 사실 정부가 주식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의 범위 및 정도가 훨씬 크다. 투자를 보호받고 안정적인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 궁극적으로 정부의 정책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 주식투자자들의 파워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본 논문은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의 선구자 격인 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 이하 캘퍼스) 사례를 통해 해외 주식투자자가 정책의 변화에 미친 영향력을 조사했다.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퍼스는 신흥시장에서의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2003년부터 2007년에 걸쳐 투자자문업체인 월셔어소시에이츠(Wilshire Associates)에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을 포함해 27개의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매년 정책 및 경제 환경에 대해 평가해줄 것을 의뢰했다. 지배구조, 노동관행, 사법부의 독립성, 금융시장규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1에서 3까지 스코어를 매겼다. 2 이하의 국가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공개한 것이다. 본 논문은 바로 이 자료를 가지고 2 이하의 점수를 얻어 투자불가대상으로 발표가 된다는 사실이 이들 정부로 하여금 정책의 개선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회귀단절모형을 사용해 이들 국가를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국가군과 낮은 국가군으로 나누고, 정책을 지배구조정책과 여타의 정책영역 두 가지로 구분해 그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저소득 국가군에서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났고 정책 영역으로는 여타의 정책보다 지배구조정책에서의 영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 해외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큰 저소득 국가의 정부는 지배구조를 개선해 이들 투자자의 선호에 부응함으로써 해외투자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캘퍼스라는 하나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에 다양한 종류의 해외투자자 전반의 파워를 확인한 것으로 확대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적연금을 관리하는 선진국의 많은 기관투자가들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 정부의 정책이 좀 더 공공의 가치에 부응하도록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혀왔기에 이를 참고하는 건 분명 의미가 있어 보인다. 물론 여기엔 많은 한계가 있다. 주주행동주의를 통해 그러한 노력을 경주한다고 해서 실제로 얼마나 정책개선의 효과를 낳을지 의문이며, 투자자 자체의 단기적 이윤 창출이라는 목표와 충돌하는 경우 주주행동주의의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실 본 연구의 데이터가 2007년에서 끝나는 것도 중국과 같은 핫마켓이 자신들이 세운 평가기준에 의해 투자불가대상국으로 분류돼 소외시킨 결과 투자이윤율이 낮아져 결국 평가기준을 포기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연구의 중요한 함의 한 가지는 지배구조개선 및 정책 환경의 개선이 해외 투자 유치에 있어 유리한 조건일 것이라는 점이며, 또 한 가지 교훈은 우리의 국민연금이 국내외 시장에 있어서 그 위상이 높아지는 데 반해 어떠한 투자기준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그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사용해야 할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김현경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 fhin@naver.com

 

필자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학부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연구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주 연구 분야는 정치경제학(복지정치, 노동시장, 거시경제정책을 둘러싼 정치 갈등 및 국제정치경제)이며, 미국 정치, 일본 정치 등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IT 여성인력의 감소, 부작용 커

 

임금격차 해소 등 방법 찾을 때

 

Turnover or Turnaway? Competing Risks Analysis of Male and Female IT Professionals’ Job Mobility and Relative Pay Gap”. Damien Joseph, Soon Ang and Sandra A. Slaughter (2015).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26(1), 145-16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내 잦은 이직과 지속적인 여성 인력 비중 감소는 산업의 발전과 경쟁력을 저해한다. 미국 IT 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2007년의 한 조사에서는 무려 67%에 육박하는 이직률이 보고됐으며 IT 여성 인력 비중 감소도 심각해져 1989 40%에서 2013년에는 26%로 줄었다. 국내 ICT 여성 인력 역시 2004 30.9%에서 2013 25.7%로 감소했다. 이직은 크게 봐서 IT 산업의 다른 기업으로의 이직(turnover), IT 산업과 무관한 기업으로의 이직(turnaway-between), 그리고 같은 기업 내에서의 다른 분야로의 이직(turnaway-within)으로 나눌 수 있다. 이직은 기업의 채용 및 교육 훈련 비용을 증가시키고 기업 특유의 인적 자본(firm-specific human capital)이 사라져서 업무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또한 다른 분야로 경력 경로를 전환하는 전문 인력이 증가하면 이로 인해 IT 산업 전반에 전문 인력이 부족해진다. 이직을 줄이기 위해 기업은 흔히 임금을 인상한다. 임금 인상은 그러나 모두에게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아 상대적 임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오히려 이직을 유발한다. 국내 여성 IT 인력의 평균 임금은 남성 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경력이 많을수록 오히려 격차가 벌어진다. 이 연구에서는 상대적 임금 격차가 IT 전문인력의 이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직에 있어서의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살펴봤다. 저자들은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National Longitudinal Survey of Youth의 자료에서 1979년부터 2006년까지 IT 인력 359명의 28년간의 직업 이력 데이터를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상대적 임금 격차가 클수록 남녀 IT 인력 모두 이직할 확률이 높았다. 이전 연구에서도 상대적 임금격차가 분배공정성(distributive justice)에 위배되기 때문에 이직이 증가한다는 것이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이직 이후의 진로에 대한 설명은 분배 공정성 변수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개인 입장에서 이직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쌓아온 특정 기업 업무 지식(firm-specific human capital) IT 직종 관련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남성 IT 인력의 경우에는 실제로 다른 IT 기업으로 이직을 하거나 같은 기업 내에서 IT 이외의 부서로 이직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직 이후의 남성 IT 인력은 절대 임금 수준은 다른 IT 기업으로 이직한 경우에만 증가하고, 다른 형태의 이직의 경우에는 절대 임금 변화는 없었다. 또한 이직 이후에 상대적 임금 격차 또한 변화가 없었다. 여성 IT 인력은 이와는 달리 IT와 무관한 방향으로 진로를 수정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같은 기업에서 IT 이외의 다른 업무 부서로 이직을 하거나 다른 직종으로 이직했다. 이는 IT 업종에서의 상대적으로 여성의 입지가 좁은 것과 연관이 커 보인다. , IT 산업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기술적인 능력이 뛰어나다는 고정관념(stereotype)으로 인해 여성 인력은 상대적으로 무능하다는 낙인(stigmatization)이 찍혀서 남성 IT 인력에 비해 경력을 살리는 이직의 이득이 적다는 얘기다. 따라서 남성 IT 인력에 비해 여성 IT 인력은 이직할 경우 IT 산업에서 완전히 이탈할 확률이 높다. 또한 IT 비관련 직종으로 이직한 여성 IT 인력은 절대 임금 수준과 지위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상대적 임금 격차는 감소했으나 다른 IT 기업으로 이직한 경우에는 비록 절대 임금은 증가했어도 상대적 임금 격차는 감소하지 않았다. 결국 여성 IT 인력은 절대 임금 및 지위가 감소해도 상대적 임금 격차를 감소시키는 쪽으로 진로를 수정하는 경향이 높았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직 이후 IT와 무관한 진로를 선택할 경우 IT 산업은 계속해서 전문 인력이 줄어 산업 전반적으로 인력 부족을 초래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여성 IT 인력이 특히 감소하는 추세는 이 논문에서 살펴봤듯이 여성 IT 인력은 이직할 경우 진로를 IT와 무관한 업종으로 수정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 IT 인력의 능력과는 무관한 요인, 특히 성별에 따라 상대적 임금에 격차를 두는 기업의 IT 인력 유출은 불가피하다. 특히 여성 IT 인력이 이직할 확률이 더 높아지면서 기업은 IT 인력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인적 자본의 유실로 인해 업무 효율이 저하되고, 성과에 타격을 입게 된다. 상대적 임금 격차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방책임을 저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문재윤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홍콩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에서 MIS 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온라인커뮤니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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