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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 vs. 샌델, 세기의 토론

포터: 자본주의는 기회의 시스템, 이젠 바른 잣대를 찾자 샌델: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공감과 이견 나누는 場을…

조진서 | 168호 (2015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인문학

 

전략경영의 거장 마이클 포터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와 <정의는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철학과 교수가 동아비즈니스포럼에서 만났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대담에서 이들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폈다.

마이클 포터:자본주의는경쟁인센티브를 통해 사회의 경제적 생산성을 높이는 데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점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세계화의 진행과 함께 기업과 지역사회가 서로 분리되고 있다. 기업의 이익추구가 사회에는 해가 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기업은 지역사회와의 CSV(공유가치 창출)를 추구해야 하며, 정부는 GDP뿐 아니라 좀 더 포괄적인 사회의 건전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마이클 샌델:비정규직의 확산, 빈부격차 확대,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의 갈등 등 여러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는 자본주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집단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배경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공공 영역에서 좀 더 자주 만나고 토론하고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확대돼야만 한다. 시민들이 좀 더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며 그런 소양을 키울 수 있는 공공 교육이 중요하다.

 

 

조동성(사회):오늘 굉장히 중요하고도 흥미진진한 세기의 토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마이클 대() 마이클입니다.

 

2500여 년 전 공자는 덕을 갖춘 사람들(군자)은 서로 다르지만 조화를 추구하고 함께 합의를 찾는다고 얘기했습니다. 두 마이클 교수님께서 서로 다른 접근법을 갖고 계시지만 합의점을 찾고 어떻게 조화를 추구할 수 있을지 얘기해보겠습니다.

제가 가져온 첫 번째 질문은자본주의의 힘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17761 이후로 230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에는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이 모두 있었지만 공산주의를 비롯한 다른 이념들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것은 그 안에 내재된 힘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이클 포터:제가 생각하기에 자본주의는 거의 마법과 같은 시스템입니다. 자본주의의 본질을 살펴봅시다. 우선 수요(needs)가 있습니다. 이는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한 수요입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 수요를 충족할 방법을 발명해냅니다. 그는 매출은 늘리고 비용은 줄여서 수익이 발생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렇게 다른 이의 수요를 만족시키면서 자신을 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더욱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일자리가 생겨날 것입니다. 사업을 확장시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고 수요를 확장시킬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도구입니다. 자본주의에 내재된 경쟁은 개선을 가져옵니다.

 

정부기관을 봐도 그렇고, 다른 조직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효율성, 혁신, 개선을 위한 인센티브 등 자본주의는 다른 시스템이 갖지 못한, 다른 시스템이 따라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사회주의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소유와 사회주의 모델이 더 낫다고 믿는 나라들이 많았지만 하나씩 자본주의에 길을 내줬습니다.

 

자본주의는 이처럼 강력하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자본주의는 혼재된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일정 수준에 이른 자본주의 경제이며 삶의 질은 30∼40년 동안 크게 나아졌습니다. 놀라운 성공을 이뤘습니다. 동시에 지금 많은 한국인들의 생활형편이 좋지 않습니다. 잘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있습니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자본주의가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시민들의 많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지만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2014년 지금 이 시점에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왼쪽)와 마이클 샌델 교수(오른쪽)가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자본주의의 위기 원인과 해법에 대한세기의 토론을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 박영대)

 

마이클 샌델:이 토론에 참여하게 돼 기쁩니다.

첫 번째 주신 질문에 대해 제 대답도그렇다입니다. 자본주의는 물질적인 부를 만들어내고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인류가 경험한 것 중 가장 훌륭한 메커니즘입니다. 포터 교수가 말한 것처럼 자본주의에는 힘과마법이 있지만 자본주의 하나만으로는 정의로운 혹은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없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이 이룬 거의 기적과 같은 경제 성장을 봅시다. 만일 내가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십시오. 한국은 놀라운 경제 성장과 GDP 성장을 이뤘지만 제가 느끼기로는 한국 국민들이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 발전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GDP가 늘어난다고 해서 행복과 웰빙도 비례해서 증가하는지 대한 질문입니다. 어느 정도 경제가 발전한 상태에서는 물질적인 부를 넘어서는 뭔가 다른 가치가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자본주의가 제공해줄 수 없는 중요한 가치 말입니다.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의 일부는 자본주의에서 오는 빈부격차의 확대입니다. 한국과 미국 등 세계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입니다. 불평등은 정의와 공정함에 대한 질문을 낳습니다.

 

자본주의는 또 다른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가족과 이웃과의 소속감, 사회적인 연대감 등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역사회를 연결시키는 연대감, 소속감을 훼손합니다.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를 이겼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물론 세계 모든 나라에서 공산주의가 몰락한 것이 아니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를 기준으로 서양에서는 자본주의가 이기고 공산주의가 졌다는 생각이 퍼졌습니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어떤 하나의 모습을 가진 시스템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퍼졌습니다. 사실 자본주의는 하나가 아닙니다. 나라와 문화, 배경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를 이겼느냐가 아닙니다.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와 정의로운 사회와 호환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만으로는, 또 경제만으로는 할 수 없다는 게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시민들 사이에 민주적인 토론이 이뤄져야 합니다.

 

:노벨경제학상2 초대 수상자인 네덜란드의 얀 틴베르헌은여러 가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두 마리 개가 필요할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한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한 마리의 개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자본주의가 두 가지 다른 목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가입니다. 자본주의의 문제를 자본주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지, 아니면 자본주의의 결점을 다른 무언가가 채워야 하는지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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