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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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검색되지 않는 상품은 믿을 수 없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쇼핑’은 ‘물건을 사러 백화점이나 상점에 가는 일’로 정의된다.1 그런데 요즘 소비자를 살펴보면 이런 사전적 정의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사람들이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직접 매장을 찾지 않을 때도 매우 많기 때문이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동안 소비자들은 대형마트(96.3%, 중복응답)와 인터넷 쇼핑몰(81.1%)을 집중적으로 이용했다. 재래시장(45.9%)과 백화점(40.5%)은 방문 비중이 절반 수준이었다.2 31.6%는 과거보다 백화점 방문의 비중이 줄었다고 응답했다.3 69.3%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비싸서 방문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가격’은 소비자가 유통망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42.0%)4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쇼핑 채널이 바로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다. 20∼50대 소비자 72.6%는 소셜커머스를 통해 상품을 구입했다.5 소셜커머스의 ‘최저가 구매’는 다른 쇼핑채널 이용에도 영향을 끼쳤다. 백화점과 재래시장, TV홈쇼핑의 이용 비율이 줄었다. 사람들은 소셜커머스를 통한 제품과 서비스의 구입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41.9%는 소셜커머스로 구입한 제품은 믿을 수 없다고 했고 50.1%는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정직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60.1%는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6 경제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쇼핑에는 ‘돈’뿐만 아니라 ‘시간’도 필요하다. 원하는 상품을 찾고, 다른 제품과 비교하며, 물건을 구입하려면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응답자의 71.7%는 만성적인 시간 부족을 호소했다.7 결국 ‘접근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모바일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67.5%는 쇼핑을 하기 전에 해당 제품을 검색했다. 58.6%는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서 가격을 비교했다. 62.2%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때도 해당 제품이 인터넷으로 검색되지 않으면 믿기 어렵다고 응답했다.8
▶몰링, 쇼핑과 문화체험을 동시에 만족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서 쇼핑하면 소비자의 욕구가 모두 채워질까? 제품을 구입할 때는 기본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해봐야 한다. 그래야 쇼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경험’과 ‘새롭게 바뀔 내 모습’에 대한 상상이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한 쇼핑은 ‘체험의 욕구’를 반만 채워준다. 오프라인에서 쇼핑 경험이 필요하다. 바쁜 시대에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쇼핑 채널이 있을까? 사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하고 싶은 것이 매우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등장한 게 바로 ‘몰링(malling)’이다. 몰링은 소비자가 복합 쇼핑몰에서 쇼핑과 다양한 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소비 형태다. 소비자는 복합 쇼핑몰 방문 자체를 즐긴다. 57%는 쇼핑몰과 식당, 영화관, 서점 등이 한 곳에 몰려 있는 복합 쇼핑몰에 자주 방문한다. 63.7%는 특별히 살 게 없어도 복합 쇼핑몰에 가면 즐거워했다. 복합 쇼핑몰 방문의 목적은 다양한 문화경험(79%)과 시간절약(69.3%)이다.9 2015년에도 소비자들을 지배하는 키워드는 ‘돈’과 ‘시간’의 부족이 될 것이다. 결국 제한된 자원을 활용해서 최대한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쇼핑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쇼핑’의 사전적 정의는 바뀌어야 한다. ‘최적의 물건을 사기 위해 검색하고, 비교해서, 효과적으로 시간과 돈을 사용하는 일.’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마크로밀엠브레인 (구 엠브레인)에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컨텐츠사업부를 총괄하고 있으며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소비자트렌드읽기>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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