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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loT

제조업의 ‘현재진행형’ 미래, 사물인터넷에 있다

이지은 | 166호 (2014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혁신

 

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nternet of Things)의 필요성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 스마트 홈, 스마트 자동차 등 주로 소비자 개인의 편리를 위해 이용해온 사물인터넷을 산업 전반에 적용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전 과정을 혁신하면 제품이나 서비스의 운영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

산업용 사물인터넷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

제품-서비스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 개발이 관건. 예를 들어 타이어 제품에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을 도입해 트럭 운행 시 기름 절감 방안에 대한 정보를 운수회사에 제공하고 타이어 운행 거리에 따라 값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서비스를 선보였음

지능형 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위해 필요한 역량

센서 구동 컴퓨팅, 산업용 애널리틱스, 지능형 기계 애플리케이션 기술

 

 

‘어떻게 운전하면 기름을 절약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타이어가 있다면?’ ‘항공기 결함과 기상 악화로 인한 비행 지연을 최소화하고 예방해주는 장치가 있다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IoT) 21세기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추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 스마트 홈, 스마트 자동차 등 주로 소비자 개인의 편리를 위해 이용해온 사물인터넷을 산업 전반에 적용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전 과정을 혁신한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nternet of Things·IIoT)이 바로 그것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G20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 62%가 산업용 사물인터넷과 관련이 있다.1 특히 산업용 사물인터넷은 제품 제조뿐 아니라 병원이나 공장, 항만 운영은 물론 물류시스템, 건강관리 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산업용 사물인터넷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엄청나다. 가장 보수적인 전문가들조차 2012년 기준으로 200억 달러( 213100억 원) 규모였던 산업용 사물인터넷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2020년엔 5000억 달러(5327500억 원) 2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

 

 

산업용 사물인터넷의 장점은 무엇보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fficiency)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품이나 자산의 유지 관리와 관련해서도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면 사전에 문제를 발견해 예방 차원의 조치를 취할 수 있어 피해나 수리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용 사물인터넷에는 이보다 더 중요한무엇이 있다. 산업용 사물인터넷은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새로운 디지털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해 커다란 수익을 이끌어 낼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기회를 찾아내 붙잡을 수 있을까? 액센츄어가 제시하는 핵심 요소들을 함께 살펴보며 그 비법을 찾아나서 보자.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 찾기

이제 모든 산업은 디지털 산업이라고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자신의 산업 분야에 맞는 적절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급격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는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제조 산업 기반의 기업들도 더 이상 고객 서비스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3 디지털 기술 발달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간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품 제조나 에너지 분야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고객 서비스 분야에 직접 뛰어들고 있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4 이들은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성을 높이고 공급망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고,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을 늘리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산업용 사물인터넷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자신의 사업에 가장 적합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의 핵심은제품서비스를 결합하는 데 있다.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관련 정보를 생산해낼 수 있도록 한 뒤 이렇게 축적한 자료를 토대로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은 산업용 사물인터넷 시장의 잠재력을 선점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실제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정보를 기반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고 반복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찾아 예방할 수도 있는 효과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런 과정을 통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더 많은 가치 창출과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 성공을 위한 제언

적절한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내 성공을 일궈내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주변의 경쟁자들과 때로는 치열하게 다투고 때로는 손잡으면서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사업 경쟁력을 갖춰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 가치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과 서비스를 파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사업 모델과 운영 모델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제품을 만들어 팔던 기업이 서비스를 팔려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롭게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GE와 미쉐린 두 기업 사례는 좋은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글로벌 전자전기제품 제조업체인 미국 GE는 비행기 엔진 유지 관리 사업 분야에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을 도입해 비행기 엔진 결함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2012년 액센츄어(Accenture) GE항공의 합작회사로 설립된 탤러리스(Taleris) 이야기다. 지능형 항공기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탤러리스는 센서를 사용해 항공기 부품 및 시스템을샅샅이모니터링한다. 센서로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엔지니어링 시스템의 이상 및 전체 안전 상태를 파악하고 이상 원인을 밝혀내며 장비 교체나 수리가 필요한 시점을 미리 결정한다. 이 결과 항공사는 최적의 정비 시간과 장소를 계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륙하지 못한 항공편의 항로를 대신 운항할 항공기를 미리 준비할 수 있다. 보통 비행기가 지연하거나 결항하면 정비 비용, 승무원 임금, 물류 비용, 고객 손실 등 1년에 1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5 그러나 탤러리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항공기 문제를 줄이고, 예비 부품 물류를 간소화하며, 예비 항공기 및 승무원을 배치해 손해 및 유지비용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정비 비용을 없애 항공기 가용성을 높여 지연과 결항 발생 전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비행기 엔진 유지 관리 산업에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과 애널리틱스 분야의 디지털 혁신과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을 도입함으로써 결함을 사전에 예방하고 비용을 감소시키면서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이점 때문에 벌써 전 세계 30여 개 이상의 항공사가 탤러리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GE항공이 탤러리스를 통해 비행기 전체의 운영효율화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건 물론이다. (그림 1)

 

 

 

 

프랑스의 타이어 제조회사인 미쉐린 역시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을 도입해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미쉐린은 2013년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고객 서비스팀을 꾸리고 타이어 제품에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을 도입해 트럭 운전사들이 운행할 때 어떻게 하면 기름을 절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운수회사에 제공했다. , 100㎞당 2.5리터의 연료 소비를 절감해주는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위해 이 회사는 트럭의 엔진과 타이어에 센서를 부착했다. (그림 2 ①) 이 센서는 타이어의 공기압, 외부 온도, 차의 속력과 위치 등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역할을 했다. 미쉐린은 이를 토대로 트럭이 주행할 때 연료 소비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분석해 연료 절감 방안을 찾아낸 뒤 트럭 운수 회사 관리자에게 제시했다. (그림2 ②) 미쉐린은 이 과정에서 고객 회사와의 인간적 관계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인터넷으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미쉐린의 전문가가 직접 고객 회사를 찾아가 트럭 운전자들에게 연료 절감 운전법을 교육시키는 노력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다. 미쉐린은 고객 회사에 타이어의 운행 거리, 즉 타이어 수명에 따라 타이어 값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권까지 부여했다.6 제품을 써보고 타이어 품질에 맞게 값을 쳐달라는 것이었다. 제품 판매를 단순히 물리적 제품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고객 서비스로 여길 때만 가능한 일이다.7 (그림2 ③) 제조사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새로운 수익창출 기회를 붙잡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고객에게 가장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서비스를 파는 순간 당신은 고객들과 더 많은 접점(touch points)을 갖게 되고, 이를 활용해 고객들의 신뢰를 쌓고 고객충성도(customer loyalty)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 서비스의 관점에서 고객을 바라보고 고객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치 있는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면 해당 제품에 대한 고객 선호도는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제조사의 가치 있는 정보 서비스가 결과적으로 고객들의 제품 구매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필요한 가치 있는 정보를 모아 제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품 제조 공정이나 운영, 공급망 관리 등에 대한 정보를 긴밀한 동업자들과 적절하게 공유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으면 제품 생산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기획과 전망, 제조 장비의 상태, 판매 현장 서비스와 업무 일정 등을 동업자들과 제대로 공유해야만 제품 생산성 향상과 이에 따른 안정적인 매출 증가가 이뤄질 수 있다. 제품 서비스를 제품을 위한 연구개발(R&D)로 보는 자세도 중요하다.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제품과 고객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제품에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더 나은 서비스와 새로운 제품 개발로 이어진다. 제품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결국은 제품 연구개발센터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능형 기술을 활용한 혁신

새로운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제품-서비스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중요하다. 혁신은 산업용 사물인터넷 활용으로 가능한데 산업용 사물인터넷의 이점을 극대화하려면 3가지 기술 역량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바로 센서 구동(sensor-driven) 컴퓨팅과 산업용 애널리틱스(industrial analytics), 지능형 기계 애플리케이션(intelligent machine application) 기술이다.이 기술들을 잘 활용하면 기업은 그동안 접근할 수 없고 이용할 수 없었던 정보와 자료들에 다가설 수 있어 새로운 성장 기회와 마주할 수 있다. 제품 제조 공정의 효율성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센서와 애널리틱스, 지능형 기계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한 산업용 사물인터넷 플랫폼이 일반화되면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IT)과 운영기술(operational technology·OT)로 나눠져 있는 현재의 비효율적인 기술력 구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새로운 세대에 필요한 지능형 장비들을 제대로 뒷받침하려면 정보기술과 운영기술이라는 두 갈래 길로 나눠져 있어 여러 가지 불편을 가져오는 현재의 기술 구조를 하나로 통합한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 이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3가지 핵심 기술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센서 구동 컴퓨팅은 제품에 대한 통찰력(in-sights)을 가져다주는 가장 좋은 기술이다. 제품에 센서를 달면 온도, 기압, 움직임, 이용 환경, 사용량 등에 대한 정보를 인식할 수 있게 되고 센서 구동 컴퓨팅을 통해 제품에 유용한 통찰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타이어와 엔진에 센서를 부착한 뒤 연료절감 방안을 찾아낸 미쉐린의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게다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센서는 갈수록 작아지고 저렴해지면서도 더 똑똑해지고 있다. 실제로 스팬션(Spansion Inc.)에서는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센서를 제작하기 시작했다.8 배터리가 필요하지 않은 이 센서의 기술 덕택에 가격과 성능 측면 모두에서 단기간에 배가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9 2007년 가속도계 센서의 평균 가격은 3달러였으나 2014년에는 54센트 수준이다.10 센서 구동 컴퓨팅의 활용도와 중요성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산업용 애널리틱스는 센서나 다른 장치들이 모든 자료를 근거로 실행 가능한 통찰력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보자. GE는 기관차에 250개의 센서를 달아 1분에 15만 가지의 정보를 측정했다. 이렇게 모은 정보를 산업용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분석했고, 이는 실시간 의사결정과 앞으로 발생할 상황에 대한 예측에 큰 도움을 줬다. 애널리틱스는 기계 결함에 대한 예방 관리나 제품 제조 공정 효율화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불도저, 굴착기 등 건설용 중장비를 생산하는 캐터필러(Ca-terpillar)는 딜러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 산업용 애널리틱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캐터필러는 기계, 엔진, 서비스 데이터를 이용하고 분석해 딜러들에게 결과를 전달한다. 결과를 받은 딜러들은 문제를 예측하고 정비 일정을 사전에 조율해 고객사가 중장비 기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11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게 아니라 예방 차원에서 정비를 제공하는 식으로 전체 딜러 관리 방식을 바꾸면 연간 90∼180억 달러의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다는 게 캐터필러의 예상이다.12  X-레이나 MRI 촬영 등 건강관리 관련 제품 제조업체의 경우 환자들의 임상 정보를 수집, 분석해 방사선 관련 장비 활용과 결과에 대한 정보를 서비스해 줄 수도 있다. 원격 방사선 진단 서비스 회사인 vRad(Virtual Radiologic Corp.)의 경우 2200만 개가 넘는 X-레이, MRI, 단층 촬영 판독 기록, 환자 연구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데 해당 서비스로 방사선 전문의의 첨단 영상 장비 사용이 과도한지, 부족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비싼 MRI 장비 사용을 양성 진단일 것 같은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전환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13

 

마지막으로 지능형 기계 애플리케이션은 제품-서비스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 성공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정보기술의 발달이 빨라지면서 기계와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결합한 지능형 기계 애플리케이션의 활용도 점차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고객이 에너지 소비 정도를 관리할 수 있도록 고객 친화적으로 만든 온도조절장치14 나 기계가 다른 기계의 작동 상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관리자에게 통보하게 만든 장치 등이 대표적인 지능형 기계 애플리케이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15 지능형 기계 애플리케이션의 적용 범위는 앞으로 더 넓어질 수 있다. 네스트(Nest)의 온도조절기는 하루 일과에 따라 달리 설정되는 냉난방 온도를 학습해 사용자에 맞게 실내 온도를 조절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의 생활 패턴, 선호 온도 등을 파악해 실내 온도를 최적화시킨다. 이 제품의 경우,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와 함께 제공돼 사용자가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에너지 소비를 파악해 관리하도록 한다. 이러한 지능형 온도조절기가 C3에너지(C3 Energy) 또는 오파워(Opower) 같은 수요 대응형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전기 유틸리티와 통합될 경우 유틸리티는 인센티브를 생성해 사용자가 피크 전력 시간 동안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한다. 그로 인해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소비를 권장하면서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게 된다.16

 

 

이러한 시나리오는 장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능형 기기면 어디에든 적용 가능하다. 단순히 기계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포장 도로 밑에 센서를 심어 놓는다고 생각해보자. 이를 통해 실시간 교통상황에 대한 자료를 모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물질이나 장치를 도로 밑에 부착해 달리는 전기자동차를 도로 위에서 실시간으로 충전하는 상황도 상상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17

 

새로운 기술에 걸맞은 인력 변화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이를 제대로 다루고 이용할 수 있는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료 과학(data science)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시험, 운영, 마케팅과 판매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제대로활용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제품-서비스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이 성공하려면 이러한 모델을 만들고, 지원하고, 판매할 수 있는 인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제품 관리자부터 새로운 정보 서비스를 만들고 시험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통찰력을 이끌어내는 자료 과학자, 사용자 환경과 경험 디자이너까지 필요하다.18 판매 관리자와 마케터 역시 새로운 제품의 유통과 판매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제품 제조에서 서비스,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해 운영할 수 있는 인력 구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로 탄생한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이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다. 사실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이 포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편하고 단순하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입는 컴퓨터 기술이 등장하면서 구글 글라스나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현실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사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어떻게 써야 할지 모호하고 복잡하기만 한 게 현실이다. 결국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어떻게 하면 쉽게 사용할 수 있는지 사용 노하우를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는 내부 인력을 갖추는 것도 제품-서비스 하이브리드 사업 성공에 필요한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내부 인력의 일하는 방식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장비 운용 기술 인력을 예로 들어보자. 작업 현장에서 다양한 장비를 조종하고 관리하는 인력들은 좀 더 효율적이고 숙련된 기술을 갖춰 제품을 만드는 전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무인항공기(UAV·Unmanned Aerial Vehicle)나 다양한 로봇 장비들이 이상 없이 조화롭게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업무 방식을 최대한 빨리 습득해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전체 시스템을 관리하는 운영 센터에 앉아 멀리 떨어진 작업 현장에서 움직이는 각종 첨단 장비와 기계들을 관리하고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조 공정을 수시로 효율화, 최적화할 수 있다.

 

21세기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으려는 기업이라면 이제 산업용 사물인터넷 활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것도 단순한 활용을 넘어 산업용 사물인터넷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만 경쟁자들을 제치고 앞서나갈 수 있다.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제대로 사업에 녹여내지 못하는 기업은 순식간에 뒤처지고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낙담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을 치열하게 찾아내 사업에 적용하고, 센서 구동 컴퓨팅과 산업용 애널리틱스, 지능형 기계 애플리케이션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통한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면 성공이 남의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도입한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내부 인력 역량을 갖추는 것도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어렵다고, 불가능하다고 주저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해라. 그것만이 기업의 미래를 보장해주는 유일한 대책이다.

 

이지은액센츄어 코리아 디지털그룹 대표

필자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액센츄어 코리아 입사 이래 20여 년간 국내외 다수 기업의 디지털 혁신, 공급망 관리, 연구개발, 마케팅 등의 컨설팅을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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