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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사람들은 상품권을 다르게 생각한다

안도현 | 166호 (2014년 12월 Issue 1)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Psychology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사람들은 상품권을 다르게 생각한다

Based on “Gift Cards and Mental Accounting: Green-lighting Hedonic Spending” by Chelsea Helion & Thomas Gilovich. Journal of Behavioral Decision Making, 27. 386-393.

 

무엇을 왜 연구했나?

돈이라고 모두 같은 돈이 아니다. 주머니에 있는 돈과 금고에 있는 돈은 같은 금액이라도 쓰임새가 사뭇 다르다. 개인과 기업 모두 돈의 흐름을 관리해 씀씀이를 통제한다. 회계는 체계적으로 돈을 관리하는 기법이다. 돈이 급여에 쓰일지, 장비 투자에 사용될지, 부채를 갚는 데 이용될지, 혹은 회식에 이용될지 등은 계정에 따라 달라진다. 돈을 계정별로 분류해 관리하는 것은 기업 회계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개인도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고 해서 돈에 대해 마음속으로 계정관리를 한다. 같은 돈이라도 돈의 출처, 양식 등에 따라 마음에 만들어져 있는 각 계정을 통해 돈의 쓰임새를 관리한다.

 

심적 회계에서는 계정을 쾌락계정과 실용계정의 두 종류로 구분한다. 실용계정은 직접적인 효용이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쓰인다. 반면 쾌락계정은 간접적인 효용이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세금 관련 참고서처럼 직접적인 효용이 큰 실용 상품을 구매할 때는 실용계정에 있는 돈을 꺼내 사용한다. 소설처럼 간접적인 효용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쾌락상품을 구매하려면 쾌락계정에 있는 돈을 꺼내 사용한다. 심적 회계에서 돈을 실용계정 혹은 쾌락계정으로 분류하는 요인 중 하나가 돈의 출처다. 노동을 해서 번 돈은 실용계정으로, 덤으로 얻는 돈은 쾌락계정으로 분류되곤 한다. 돈의 양식도 심적 회계에 작용한다. 현금보다는 상품권이 쾌락계정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강하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코넬대 공동연구진은 상품권 사용에 심적 회계가 작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두 세 차례의 연구를 진행했다. 첫 연구에서는 참가자 100명에게 서점에서 두 종류의 책(소설 같은 쾌락용 도서와 세금 참고서와 같은 실용 도서)을 구매하는 상황을 상상하도록 한 뒤 상품권과 현금으로 각각 어느 책을 살 것인지 정하도록 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상품권으로는 소설책을 샀고 현금으로는 세금 참고도서를 사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대학생 40명을 집단1과 집단2로 나눠 간단한 활동을 통해 5달러를 벌도록 한 뒤 집단1에게는 보상으로 상품권을 지급했고 집단2에는 현금을 줬다. 이후 모의 상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도록 했다. 12종류의 상품이 제시됐는데 반은 쾌락상품, 나머지 반은 실용적인 상품이었다. 상품권을 보상으로 받은 참가자들은 주로 쾌락상품을 구매했고, 현금으로 보상받은 참가자들은 주로 실용적인 제품을 구매했다. 마지막 연구에서는 대학 구내 서점의 구매기록을 분석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모두 14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상품권으로 주로 쾌락용품을 구매했고 현금으로는 실용적인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사람들은 돈의 양식에 따라 심적 회계의 계정에 분류하는 방식이 다르다. 현금은 실용계정에 분류돼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한다. 반면 상품권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쾌락계정에 분류된다. 심지어 육체적인 노동을 해서 번 돈이 실용계정으로 분류될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쾌락계정에 분류됐다. 쾌락계정으로 분류된 상품권은 쾌락적 소비를 할 때 심적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심적 회계는 개인이 돈의 흐름을 관리해 씀씀이를 통제하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탐닉의 수단이기도 하다. 지나친 탐닉은 파탄으로 이어지지만 힘든 일상에서 작은 탐닉은 기쁨을 가져다주고 필요할 때도 있다. 상품권은 그런 탐닉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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