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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훈련 같은 고통 함께 겪기 비합리적이지만 겸손에 큰 도움

안도현 | 162호 (2014년 10월 Issue 1)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Psychology

극기훈련 같은 고통 함께 겪기 비합리적이지만 겸손에 큰 도움

Based on “Pain as Social Glue: Shared Pain Increases Cooperation” by Brock Bastian, Jolanda Jetten and Laura J. Ferris. Psychological Science, in press.

 

무엇을 왜 연구했나?

 

고통은 회피의 대상이다. 고통 자체는 비용일 뿐 혜택이 아니란 점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인간 사회에는 의도적으로 고통을 경험하는 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전통 사회의 성인식이나 종교의식에는 살을 불로 태우는 등 몸에 손상을 가하는 의례를 할 때가 많다. 현대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의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에 종종 등장하는 극기훈련이 대표적이다. 의도적으로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는 비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인간 사회에서 만연하다. 고통을 함께 겪는 것이 집단 내 결속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와 퀸즈랜드대의 공동연구진은 함께 겪는 고통이 협력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검정하기 위해 세 차례 실험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대학생 54명을 모집해 2∼5명의 소집단을 만든 뒤 각 집단을 고통과 무고통 등 2가지 다른 조건의 상태로 구분했다. 고통 조건의 소집단에서는 차가운 물(3도 미만)이 담긴 용기에 맨 손을 가능한 오랫동안 담그도록 했다. 이후 90도로 무릎을 굽힌 자세를 60초 이상 하도록 했다. 무고통 조건의 소집단에는 24도 이상의 미지근한 물을 이용했다. 이후 60초 동안 한쪽 발로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균형을 잡기 어려우면 서 있는 발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고통 유발 절차를 마친 참가자들은 긍정 혹은 부정의 감정상태 여부에 대해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에게 실험에 함께 참여한 다른 구성원에게 유대감을 느꼈는지 물어봤다. 그 결과 실험에 함께 참여한 다른 구성원에 대한 유대감은 고통조건의 참가자들이 무고통 조건의 참가자들에 비해 훨씬 높았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고통을 함께 겪는 것이 협력적인 행위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대학생 62명을 첫 실험과 같은 고통을 겪게 하고 함께 실험에 참여한 구성원과 짝을 이뤄 협력게임을 하도록 했다. 게임은 두 사람이 함께 숫자를 선택하고 숫자에 따라 현금으로 보상받는 형식이다. 1을 선택하면 상대방이 선택하는 숫자에 관계없이 4.2달러를 받는다. 반면 2∼7등을 선택하면 상대방의 숫자 선택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진다. 자신이 7을 선택했을 때 상대방도 7을 선택한다면 두 사람 모두 7.80달러를 받는다. 반면 상대방이 7이 아니라 1을 선택하면 7을 선택한 사람은 0.6달러밖에 받지 못한다. 1을 선택하면 안전하지만 적은 돈을 받고 2∼7을 선택하면 다소 위험하지만 상대방의 숫자 선택에 따라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실험결과 함께 고통을 겪은 조건의 참가자들이 함께 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협력적인 선택을 했다. 세 번째 실험에서는 고통유발 조건을 바꿔서 진행했다. 찬물을 손을 담그고, 무릎 굽힌 자세를 유지하는 과제 대신 매운 고추를 먹도록 했다. 57명의 대학생을 두 번째 실험과 같은 방식으로 나눈 다음 고통 조건의 참가자들에게 청양고추보다 더 맵다는 새눈고추를 먹도록 했다. 무고통 조건의 참가자들은 달콤한 캔디를 먹었다. 실험 결과 함께 매운 고추를 함께 먹은 집단의 참가자들이 달콤한 캔디를 함께 먹은 참가자들보다 더 협력적이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고통은 함께 겪을 때 특별하다. 함께 고통을 겪은 사람들 사이에 유대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고통은 경험했던 사건과 환경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도록 해서 고통을 유발했던 사건을 잊지 않도록 한다. 사람들은 경험을 함께 나눌 때 유대감이 생기는데 고통은 함께 나눈 경험을 더욱 잊지 않도록 해준다. 고통은 종류에 관계없이 유대감 향상에 기여한다. 차가운 물에 손을 넣었거나 매운 고추를 함께 먹었느냐에 관계없이 함께 겪은 고통은 모두 유대감 형성에 기여했다. 그래서 일부 기업은 신입사원들에게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극기 훈련을 실시한다. 직원들이 단결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면 단합을 위한 아주 간단한 방법을 하나 추천하겠다. 회식 메뉴로 몹시 매운 인도카레나 태국국수를 먹는 것은 어떨까. 매운 맛의 고통을 함께 느낀다면 직원들의 단결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Strategy

누구나 하는 개인 업무 평가 직원 아닌 기업 편의가 되지 않도록

 Fair or not fair? The effect of numerical framing on perceived justice of outcome”, by Jessica W.W. Kwong and Kin Fai Ellick Wong, in Journal of Management, 2014, 40(6), pp.1558-158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직장에서 조직생활을 하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개인업무평가(individual work assessment)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분기 혹은 매년 이뤄지는 평가결과는 직원이 그동안 보여 온 근무태도와 성과를 그대로 보여주며 이를 바탕으로 급여, 인센티브 및 승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해당 직원은 담당 업무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해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 낼지 심도 있는 성찰의 계기로 삼기도 한다. 근래에는 직원 개개인의 재능이 편향적으로 과대 혹은 과소평가되지 않도록 매우 다양한 관점에서의 다면 평가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개인 업무평가는 직원 개개인의 업무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업무평가방식이 발전해온들 그 결과에 수긍할 직원이 얼마나 될까? 최근 홍콩대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업무평가가 다양한 수치, 그래프, 수학적 기호 등을 활용해 정교하고 객관적으로 정확히 측정된 듯 보여도 직원들은 자신의 경험, 기억, 마음가짐 등에 반추해 이를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업무평가를 수리적으로 측정하고 데이터에 근거해 결과를 제시해도 해당 직원들은 여전히 왜곡 해석됐거나 불공평하게 평가됐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업무평가의 근본적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을 발견했나?

 

홍콩대 교수진이 교사, 정규 직원, 예비 직원 등 5개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개인업무평가를 수치로 표현하고 제시하는 방식에 따라 직원들이 평가에 대해 인식하는 공정성도 크게 달라졌다. 예를 들면, 본인의 우수한 업무성과가 낮은 수치로 표기될 때(예를 들면, 목표 97% 달성보다 목표 3% 미달로 표기될 때), 자신의 열등한 업무성과가 큰 수치로 표기될 때(예를 들면, 결근율 5%보다 출근율 95%) 평가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홍콩대 교수진의 간단한 실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무평가의 근본적 취지는 해당 직원이 자신의 업무상태를 점검해 이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실험에서와 같이 직원들은 객관적으로 측정된 수치화된 평가결과마저도 주관적인 사고 틀 안에서 해석하는 우()를 자주 범하고 있다. 업무평가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직원들이 느끼는 순간 직무불만, 효율과 사기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 그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은 공정한 업무평가기법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나 직원이 아닌 기업의 편의를 위한 노력이 아니었나 돌이켜 봐야 한다. 직원 개개인이 다른 직원과 비교할 만한 성과항목(예를 들어 결근율, 착오율 등)을 어떻게 수치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세심히 고려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자신의 평가결과에 대해 수긍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업무평가는 일방이 아닌 회사와 직원 쌍방이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직원이 수긍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실험을 마치며 재미난 실화를 소개했다.

A라는 직원은 회사목표의 11%를 달성하지 못했고 B라는 직원은 20%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두 직원의 성과급은 비슷했다. 이에 불만은 품은 A직원이 사장에게 항의했다. “사장님, 제가 B직원보다 2배 가까이 더 성과를 올렸으니 저의 성과급이 2배가 돼야 하는데 왜 비슷한 거죠?” 사장이 답했다. “자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자네는 89% B직원은 80%를 달성했으니 대략 80%대로 같은 범위 아니겠는가?” “…” 서로 수긍할 수 있는 업무평가가 절실하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모바일 광고의 작은 창, 감성제품보다 실용제품 정보에 적합!

Based on “Which Products Are Best Suited to Mobile Advertising? A Field Study of Mobile Display Advertising Effects on Consumer Attitudes and Intentions” by Yakov Bart, Andrew Stephen, and Miklos Sarvary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2014, vol. 51 (Jun), pp. 270-285).

 

무엇을 왜 연구했나?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모바일 광고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3년 세계 모바일 광고 금액은 167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으며 2017년에는 62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대표적인 모바일 광고 형식은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MDA). 모바일 웹페이지나 앱(application)에 배너 형식으로 게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직도 광고매체로서의 모바일기기는 다른 매체에 비해 검증이 부족한 편이다. 마케터들은 모바일 미디어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작은 화면 같은 기술적 문제와 광고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spray and pray(일단 뿌려 놓고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의 심정으로 접근하고 있다.

 

본 논문은 MDA 캠페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와 구매의도 변화를 통해 모바일 광고의 효과를 검증하고자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인시아드(INSEAD)의 바트 교수 등은 모바일디스플레이 광고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54개의 MDA 캠페인과 39946명의 소비자들의 태도와 구매의도를 연구했다. 제품의 어떤 특성이 모바일디스플레이광고에 효과적인지, 모바일광고를 접하면서 제품에 대한 태도와 구매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견했다.

 

첫째, 모바일디스플레이 광고의 전반적인 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품의 특성을 관여도(/)와 실용적·쾌락적 특성이라는 2x2 매트릭스로 구분해 조사해보니 고관여도의 실용적 제품에서 MDA의 효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광고를 보기 전에 이미 알고 있는 제품에 대한 지식이 MDA의 효과를 높여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디스플레이 광고는 기술적 특성과 이용자의 이용 상황 특성을 고려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MDA는 새로운 정보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기억의 단서를 제공하는 메모리 큐(memory cue) 역할을 해 이미 알고 있던 제품을 회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기억을 인출(retrieval)하는 방식에는 회상(recall)과 재인(recognition)이 있다. 회상은 아무런 단서가 없이 학습된 정보를 요구하는 방식이고, 재인은 단서나 브랜드를 접한 상태에서 그것을 인지했는지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회상은스마트폰 브랜드가 뭐가 있지?’를 떠올리는 주관식 문제이고, 재인은스마트폰 브랜드 중 아이폰을 알고 있는지?’ 하는 객관식 문제라 할 수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배너를 활용하는 모바일디스플레이 광고는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작은 화면과 폰트, 집중하지 않는 이용자 행태 등으로 인해 효과가 의문시되기도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실증연구를 통해 모바일디스플레이 광고의 활용 방법을 잘 제시해주고 있다. 감성적 제품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실용적 제품의 정보를 회상하는 용도로 쓰는 게 좋다는 결론이다. 모바일디스플레이 광고는 주관식 문제에 힌트를 제공해 객관식 문제처럼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으며 마케터들은 모바일디스플레이 광고의 이러한 효과를 잘 활용해야 되겠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수료,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저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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