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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표현 억제, 긍정효과 있지만 생산성 저하 부를 수 있다

안도현 | 160호 (2014년 9월 Issue 1)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Psychology

 

감정표현 억제, 긍정효과 있지만 생산성 저하 부를 수 있다

 

Based on “Naturally-occurring expressive suppression in daily life depletes executive functioning” by Emilie Franchow & Yana Suchy. Emotion, in press.

 

무엇을 왜 연구했나?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말아야 할 때가 종종 발생한다. 기분이 좋다고 마냥 웃거나 화가 난다고 해서 표정을 찡그릴 수는 없는 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원활한 사회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감정표현을 억눌러야 할 때가 많다. 특히 조직에서는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어렵다. 감정표현 억제는 사회생활에 필요하다. 하지만 부작용도 발생한다. 높은 수준의 인지기능 중 하나인 실행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실행기능은 두뇌의 여러 기능을 종합해서 실행하도록 만드는 기능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역할에 해당된다. 어떤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거나,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행동하다가 멈추고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 자신을 감시하고 조절하는 것도 모두 실행기능에 해당된다. 실행기능은 두뇌에서 다른 기능보다 인지자원을 많이 소모한다. 뇌의 모든 작용에는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특히 뇌의 인지작용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인지자원이라고 한다. 인간이 어떤 주의를 집중하기 어려운 것도 실행기능에 인지자원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감정표현 억제 역시 실행기능 중 하나라서 감정표현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인지자원을 많이 소모해야 한다. 따라서 감정표현을 억누르기 위해 인지자원을 다 써버리면 다른 실행기능에 필요한 인지자원이 부족하게 된다. 결국 감정표현을 억누르게 되면 다른 고차원적인 인지기능을 제대로 하기 어렵게 된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유타대 공동연구진은 일상생활에서 감정표현 억제가 실행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기 위해 대학생 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행기능과 감정표현 억제 정도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했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시기는 지난 2주일 동안과 실험 당일 등 2가지 경우로 나눴다. 참가자들의 실행기능은 기호잇기 검사(무작위로 숫자를 제시한 뒤 순서대로 선을 연결해 긋는 과제), 도형설계유창성 검사(정해진 시간 동안 추상적인 도형을 그리는 과제), 단어유창성 검사(가능한 많은 단어를 기록하는 과제) 등의 방법으로 측정했다. 이외에도 실험 참가자의 정보처리 속도와 기억 용량, 우울증 여부 등도 측정했다. 그 결과 실험 당일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정도가 심했던 참가자들의 실행기능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2주 동안의 감정표현 억제는 실행기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결국 실험 당일의 감정표현 억제가 실행기능에 영향을 끼친다는 게 검증됐다. 이 결과는 우울증의 정도를 고려해도 바뀌지 않았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것은 사회적 규범의 결과이기도 하다. 원활한 사회 상호작용을 위해 사회규범으로 감정표현을 억누르도록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감정표현 억제는 조직에서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생산성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행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실행기능은 높은 수준의 인지작용으로 복잡한 업무에서 필수적인 능력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실행기능이 최적의 수준에서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임직원들은 인지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인지자원은 사용할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감정표현 억제는 인지자원의 소모가 많아진다. 실행기능에 필요한 인지자원이 부족해서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해당 조직은 구성원들이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바꿔야 할 것이다.

 

안도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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