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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솔로몬도 자기문제엔...‘나’ 대신 ‘그’로 거리 두기를 해라

안도현 | 157호 (2014년 7월 Issue 2)

 

 

Psychology

 

현명한 솔로몬도 자기 문제엔‘나’ 대신로 거리 두기를 해라

 

Based on “Exploring Solomon’s Paradox: Self-Distancing Eliminates the Self-Other Asymmetry in Wise Reasoning About Close Relationships in Younger and Older Adults” by Igor Grossmann and Ethan Kross. Psychological Science, in press.

 

무엇을 왜 연구했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일은 현명하게 판단하지만 정작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현명하게 판단하지 못할 때가 많다. 고대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로 유명해서 지혜의 왕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현명하게 판단하지 못했고 이스라엘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이처럼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의 문제보다는 타인의 문제를 현명하게 추론하는 현상을 자기-타인 비대칭(Self-other asymmetry)이라고 한다. 자신과 타인의 문제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정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솔로몬의 지혜와 어리석음이 비대칭적 추론을 상징한다고 해서 솔로몬의 역설이라고도 한다. 현명함은 집단과 개인의 갈등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때 도움이 되도록 사안을 실용적으로 추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황과 맥락에 따라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의 한계를 지각하거나, 어떤 일로 앞으로 벌어질 상황이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거나,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인정하고 반대의견과 조율하는 것이다. 현명한 추론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극복해야 한다. 자기중심적으로 추론하면 자신의 장점과 타인의 단점에만 주목하고 상황이나 맥락에 대한 정보를 충분하게 수집하지 못해 단견에 빠진 결정을 내리기 쉽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를 자기중심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대체로 자신의 문제를 현명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다. 반대로 자신의 일이라도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대해 거리를 두면 현명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캐나다 워털루대와 미국 미시간대 공동 연구진은 솔로몬의 역설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인 거리 두기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했다. 대학생 104명에게 자신의 일과 다른 사람의 일을 각각 얼마나 현명하게 문제점을 추론해서 해결하는지 살펴봤다. 한 집단(자기 조건)에는 애인이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맺은 상황을 제시했고 또 다른 집단(타인 조건)에서는 친구 애인이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한 상황을 제시했다. 상황을 제시한 뒤 참가자들에게 애인과 앞으로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도록 했다. 이후 얼마나 현명하게 상황을 추론(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이나 맥락에 대한 정보의 한계를 지각하는 정도)하는지를 평가했다. 실험 결과 타인 조건의 참가자들이 더 현명하게 상황을 추론했다. 이후 자기 거리 두기가 자신의 문제를 현명하게 추론하게 돕는지 알아봤다. 대학생 120명을 조건에 따라 4개 집단으로 나눴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여한 대학생들을 크게 자기 조건 집단과 타인 조건 집단으로 나눴고 두 집단을 각각 자기 몰입과 자기 거리 두기로 세분했다. 전체적으로는 4개의 실험 집단이 형성됐다. 자기 몰입 조건의 참가자에게는 주어진 상황에 대해 자신이 왜 이런 방식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도록 했다. 자기 거리 두기 조건의 참가자들에게는대신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가 왜 이런 방식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그의 느낌과 생각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도록 했다. 실험결과, 자기 조건(자신의 애인이 다른 사람과 성관계)의 참가자 중 자기 거리 두기 조건의 참가자들이 자기 몰입 조건의 참가자에 비해 더 현명하게 상황을 추론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의사결정을 현명하게 내리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과정에 어떤 사람을 배제하거나 참여시켜야 할까? 의사결정 과정에는 해당 사안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사람은 가급적 배제해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사안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할 때 자기 중심적으로 접근하고 현명한 판단에 필요한 정보수집을 소홀히 하거나 장기적인 안목이나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지 못해서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현실에서 대부분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이해관계가 걸린 사람을 모두 배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이 투자한 사업과 관련해서 협상하거나 거래할 때 이해 당사자인 자신이 협상 과정에서 빠지고 투자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명한 판단을 내리려면 심리적으로 거리 두기를 할 필요가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해서 심리적으로 거리 두기를 하고 객관적인 관점을 잃지 않는다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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