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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기계, 아름다운 파트너십 맺으려면…

154호 (2014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혁신

인간과 기계가 아름다운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방법

1) 인간은 제도적인 혁신을 모색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2) 기존 제품을 융합해서 혁신을 모색한다. 혁신은 기존 혁신을 조합, 재조합해서 창출된다.

3) 기업 교육을 강화한다. 리더십, 팀워크, 창의성 등 인문학 분야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실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서운 재앙…. 지속하는 비극…. 수백만 명의 대학 졸업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향후 20년의 번영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정말 취업이 만만치 않다. 미국과 한국에서 실업률은 높아만 가고 있다. 실업은 정말 무섭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일자리 경쟁이 우리 인간의 경쟁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이 아닌 기계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 <뉴욕타임스> 2011 1023일자

 

“기계와의 경주, 로봇이 결국 인간의 일자리를 따라잡고 있다” - <파이낸셜타임스> 2011 1030일자

 

기계와 경쟁하는 인간

이제 인간은 기계와 경쟁하고 있다. 이길 자신이 있는가? 거기다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된 로봇이라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언뜻 생각해도 물리적인 힘을 쓰는 일이나 계산을 많이 할 때 인간이 기계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인간이 기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미국 MIT의 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루 매카피 교수는 저서 <기계와의 경쟁: 진화하는 기술 사라지는 일자리 인간의 미래는?(틔움, 2013)>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들이 희망을 주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디지털 기술이 현재 경제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들으면 걱정이 더 된다. ‘, 디지털 기술이 경제를 이끌고 인간은 도태될 거야.’

 

하지만 <기계와의 경쟁>의 영문 제목에 힌트가 들어 있다. 영문 제목은 인데, 이 제목은 미국의 반체제 랩 메탈(Rap Metal) 밴드로 알려진 ‘Rage Against The Machine’을 패러디한 것이다. 책은 제목에서 Rage(분노) Race(경주)로 바꿨을 뿐이다. 기계에 대한 분노(Rage)와 경주(Race)의 개념은 분명히 다르다. 분노는 파괴적이고 적대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반면 경주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상호 발전을 꾀하는 의미가 강하다. 인간이 기계(컴퓨터)를 대할 때 과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가져올 실업에 반대해 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Luddite) 운동과 같은 분노를 가질 게 아니라 이들을 이용해서 경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체스 게임을 살펴본다.

 

‘체스왕’ 게리 카스파로프(Gray Kasparov) 1997 IBM 100만 달러짜리 슈퍼컴퓨터딥 블루(Deep Blue)’와 체스 게임을 했으나 졌다. 인간이 머리를 사용하는 게임에서 기계에게 진 것이다. 이 결과는 당시 엄청난 화제였다. 체스 마니아 사이에서 숱한 토론이 이뤄졌다. 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체스 마니아들이 토론을 해본 결과 체스 게임에서 최고 고수는 인간이나 컴퓨터가 아니었다. 인간과 컴퓨터가 함께 팀을 구성할 때 최고의 기량을 발했다. , 인간과 기계가 결합하면 최고의 성과를 낸다.

 

인간과 컴퓨터가 맞대결하는 것은 점점 따분한 일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늘 컴퓨터가 이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스 대결은프리 스타일(free style)’로 전환돼 인간과 기계의 조합도 대결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카스파로프에 따르면, 경기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미국 체스 선수 한 팀이 컴퓨터 3대를 동시에 사용한다. 이들은 상대편의 행동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해 서로 코치한다. 그 결과하수(weak human)+기계+좋은 프로세스의 조합이 강력한 컴퓨터 한 대보다 훨씬 우수했다. 이 조합은고수(strong human)+기계+나쁜 프로세스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 일반인이 고수와 컴퓨터를 이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인간과 기계의 결합은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이런 현상은 체스만이 아니라 경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제약, 법조, 금융, 유통, 제조업계, 과학 분야에서도 성공은 기계에 대항하는 게 아니라 기계와 함께 경주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컴퓨터는 창의력과 직관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리 정하지 않은 영역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능력이 떨어진다. 반면 인간은 컴퓨터가 약한 영역에서 가장 강력하고 정확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이 바로 인간과 컴퓨터의 아름다운 파트너십이 기대되는 이유다. 기계와 파트너십을 잘 맺으려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기계, 컴퓨터,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기계와의 경쟁>의 저자들처럼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첫째, 인간의 욕구발전에는 단계가 있다. 인간은 특정 업무가 기계에 대체될 때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새로운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산업과 고용이 계속 창출되고 있다. ,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있다.

 

둘째, 정보기술의 중요한 효과는 인간의 의사소통 능력을 확장하는 점이다. 그동안 인간은 정보처리 능력을 지원하거나 대체하는 기능에만 관심을 가졌다. 자동화의 수단으로 정보기술을 강조하고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와 노력도 활발히 진행했다. 그 결과 최근에는 정보기술이 정보처리 도구라는 인식보다는 의사소통 도구라는 인식이 더욱 커지고 있다. , 컴퓨터는 업무를 자동화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기계를 넘어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는 컴퓨터는 죽은 기계와 마찬가지다. 컴퓨터는 정보를 처리하는 기계가 아니라 정보를 받아들이고 전송하는 의사소통 도구의 의미가 더 커졌다는 뜻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정보(통신)기술이 인간의 의사소통 능력을 확장하지만 의사소통 기능을 대체하는 효과는 매우 적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을 넓히는 도구 역할을 하는 정보통신기술과 네트워크는 인간의 본질을 위협하지 않는다.

 

셋째, 정보기술이 인간의 육체적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히 살펴보자. 정보기술이 아니라도 기계공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동화 기계의 도입은 인간의 육체노동을 지원하고 대체해왔다. 과거에는 주로 생산이나 제조 현장에서 육체노동을 대체해왔다면 최근에는 판매, 고객 응대 등 서비스 업무에서도 육체노동을 지원하고 있다. 결국, 육체노동에 필요한 지능지수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노동 기계화에 지능화가 같이 결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로봇 산업도 기존 산업용 로봇에서 개인용 로봇으로 중심축이 점차 옮겨지고 있다. 육체노동의 대체가 생산에서 서비스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봇이 서비스 노동을 대체하는 것은 고용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복지와 개인 서비스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도 한다. 고령 또는 초고령 사회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과 환자들을 보살피는 정보통신 네트워크와 지능로봇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이는 정보통신기술과 기계기술이 융합되면서 완성될 것이다.

 

기계와의 경쟁

진화하는 기술 사라지는 일자리 인간의 미래는?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매카피 지음

정지훈·류현정 옮김, 틔움, 2013.

 

인간과 기계가 아름다운 파트너십을 맺는 방법

우리의 관심은 이제어떻게결합할 것인가로 향한다. 어떻게 인간과 기계, 인간과 컴퓨터의 아름다운 파트너십을 만들 것인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은 3가지다.

 

첫째, 인간은 새로운 시대에 맞춰서 변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제도적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끊임없이 진보하는 기술과 인간의 능력을 지렛대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조직 구조,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을 컴퓨터와 함께 만들어야 한다. 실제 미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서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법으로 기계와 인간을 결합했고 고용위기를 해결하는 시장을 열었다. 이베이와 아마존의 등장으로 60만 명 이상이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값싼 제품을 새로운 방법으로 공급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여기에서 발생한 틈새시장은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관련된 제품을 제작하고 팔기 쉽게 만들었다. 미국의 의류회사 스레드리스(Threadless)는 사람들이 티셔츠 디자인을 만들거나 판매할 때 도움을 준다. 아마존의 머캐니컬 터크(Amazon’s Mechanical Turk)는 간단한 일이지만 잘 해낼 수 있는 값싼 노동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킥스타터(Kickstarter)는 디자이너와 예술가에게 프로젝트를 지원해줄 후원자를 찾아준다. 로봇 제조업체인 하트랜드 로보틱스(Heartland Robotics)는 값싼 박스형 로봇을 제공해서 중소기업의 맞춤형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은 이 시스템으로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둘째, 기존 제품 여러 개를 합쳐서 새로운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지식의 결합도 시도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개인에게 유용한 기회를 제공하면서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지식을 활용하게 하고 있다. ,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는 종종 기존 비즈니스와 재조합할 때가 많기 때문에 기술은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학생이 사진 공유를 위해 아주 간단한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고 하자. 해당 학생은 제대로 된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표준화한 도구들을 이용해서 며칠 만에 전문적이면서도 완전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냈다. 출시 1년 만에 사용자가 100만 명으로 늘었다면 그의 혁신은 페이스북 사용자의 영향력을 이용하고 페이스북 사용자는 월드와이드웹의 영향력을 이용한 셈이다. 월드와이드웹의 세계는 마이크로칩의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따라 컴퓨터를 더 싸게 만들면서 또 다른 혁신을 창출하는 토대가 됐기에 가능했다. 일련의 혁신이 없었다면 MIT 학생도 짧은 기간에 수백만 명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혁신은 기존의 혁신과 조합과 재조합을 통해 이뤄지며, 혁신의 기회는 아이디어와 사람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더 폭넓고 깊이 있을 때 늘어나기 때문이다.

 

셋째, 기업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시장으로부터 나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교육을 더 많이 받은 근로자일수록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낸다. 특히 리더십, 팀워크, 창의성 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기량에 대한 기업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며 자동화로 인한 피해를 가장 적게 받는 분야가 될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을 잘 활용하면 교육의 양적 확대와 맞춤형 교육을 모두 크게 늘릴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스탠퍼드대의 인공지능에 기반한 무료 온라인 강좌다. 최소 53000명이 이 강의를 들었다. 이곳의 강의 자료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고 모든 학생은 개별적으로 관리된다. 강사의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으나 학생이 내야 할 비용은 오히려 낮아졌다. 많은 학생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높은 수준의 강의를 무제한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러므로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특히 융합을 위한 창조성과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인문학 교육이 절대 필요하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보자. 현실에서는 여전히 기계에 내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현상은 사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기계와 싸우는 사람은 빼앗긴다. 반면 기계를 이용하는 사람은 융성한다. 이것이 기계와 컴퓨터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가치의 재평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보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일자리, 기량(skill), 임금, 경제에 끼치는 영향 등을 알고 싶고, 이러한 시대에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을 때, <기계와의 경쟁>을 읽어 보기 바란다. 책 읽고 행복하시길.

 

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성균관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이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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